성남시한의사협회와 내일신문이 함께 하는 ‘한의학 바로 알기 캠페인’1
한의사가 처방하는 한약재는 안전합니다
지난 4월부터 복지부 의약품 품질검사 거쳐 유통 … 한약재 독성 주장도 근거 없어
한의학은 서양의학에 비해 과학적이지 못하고 고루한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한의원은 나이 든 어르신들이나 다니는 곳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죠.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사회조사 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한의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국민의료서비스 만족도 평가에서 한의원과 한방병원 등 한방의료기관이 종합병원 병의원 치과 약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니까요.
올 초 보건복지부가 471개 한방의료기관의 환자 5507명을 면접 조사해 발표한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한방의료기관 이용자들의 외래 진료 만족도는 80%가 넘었습니다.
옛 조상들이 오랫동안 이용해 온 민족의학으로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의외로 한의학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성남시한의사협회와 내일신문이 공동 기획 연재하는 ‘한의학 바로 알기 캠페인’을 통해 한의학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 어릴 때부터 허약체질인 중1아들에게 한약을 먹이고 싶지만 믿을 수 있는 한의원을 찾기 힘들었던 류성옥(44`분당구 이매동) 주부. 중국산 한약재가 많아 국산을 구하기 어렵다거나, 한약재에서 살충제가 검출됐다는 등의 얘기 때문에 더욱 불안했다.
하지만 얼마 전 이런 고민들을 단번에 날려버릴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한방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모든 한약재가 보건당국의 품질검사를 거쳐 유통된다는 것.
보건복지부는 한약재의 안전 관리를 위해 지난 4월부터 한방병원과 한의원에서 사용되는 든 한약재를 한약제조업소에서 잔류농약, 중금속 검사 등 의약품 품질검사 후 유통하도록 하고 있다.
처방 없이 농산물을 달여 먹는 게 문제
그동안 한약재 안전성에 대한 불안은 한방의료기관 시설의 기피요인으로 작용할 만큼 심각했다. 보건복지부의 ‘한방의료 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 한방의료 개선 부분에서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 요구가 22.4%로 높게 나타났을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수입 한약재에 대한 중금속 관리 기준은 예전부터 유럽연합(EU)의 유럽약전(EP)에 비해 엄격한 편이다. 1999년부터 시행 중인 한약재의 잔류 중금속 카드뮴의 기준이 0.3ppm으로 매일 먹는 식품인 쌀의 카드뮴 허용 기준 0.4ppm 보다 낮다. 잔류농약 역시 ‘불검출’ 돼야만 한약재 수입이 가능하고, 이러한 규정을 만족시킨 한약재만 규격한약재로 한방의료기관에 공급되는 것이 원칙.
그렇다면 이처럼 한약재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진 이유는 뭘까. 성남시한의사협회 박광은(두이비안한의원 원장) 회장은 “그동안 한약재 안전성에 관한 오해는 식품으로 수입된 한약재가 일부 유통되면서 치료용 한약재 전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잘못 알려진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이 품질검사를 거친 한약재가 아닌 농산물을 치료 용도로 구입해 달여 먹으면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
박 회장은 “이번 한약재의 의약품 품질검사제 도입 조치로 한약재의 안전성 문제 시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됐다”며 “한약재는 반드시 한의사 처방을 통해 안전하게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복합처방, 약물 상호간 독성 가능성 없어
그렇다면 수입산 한약재를 제외한 국산 한약재는 모두 믿어도 되는 걸까.
농약과 중금속 외에 한약의 안전성에 관해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한약 원료 자체 성분의 독성 문제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얘기가 바로 ‘한약을 많이 먹으면 간에 부담을 줘 건강에 해롭다’는 설. 하지만 이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한의학계의 주장이다.
성남시한의사협회 박광철(창생한의원 원장) 총무는 “한의원에서 많이 쓰이는 약재는 약 100여 가지인데, 이 중 독성이 있어서 전문가의 진료와 처방이 필요한 약재는 10가지 남짓”이라며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독성이 있는 한약재를 쓰지 않거나 매우 신중히 사용할 뿐 아니라 엄격히 조제하고 투약한다”고 설명했다. 흔히 알려진 부자 초오 상륙 등의 한약재 독성으로 인한 사고는 일반인이 한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복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경기도한의사회 김성욱 홍보이사(바른추한의원 원장)도 “한약처방이 복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약물 상호간 독성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 또한 근거 없는 루머일 뿐”이라며 “ 한방에서는 5~20가지 정도의 한약재를 혼합해 탕제(물약) 산제(가루분말) 환제(알약)의 형태로 조제해 처방하는데, 이들 약재의 성분이 서로 섞여 유독성분이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일축했다.
한의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처방은 뭘까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복용하고, 한의원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한약은 뭘까.
‘건강보험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56개 한방처방 중 투약일수와 급여비용에서 1위를 차지한 처방은 ‘오적산’이다.
오적산은 식적(食積) 혈적(血積) 기적(氣積) 담적(痰積) 등 오적(五積)을 치유하는 데 사용하는 처방. 송나라 때 편찬된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기술되었고,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서도 적고 있다. 주로 감기로 인한 두통을 비롯해 몸이 아프고 사지가 냉(冷)하며, 가슴과 배가 아프고, 구토 설사 소화불량으로 인해 생긴 냉증을 치료한다.
오적산은 KGLP 인증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를 통한 실험 결과 안전하다고 입증됐다.
KGLP(Korea Good Laboratory Practice)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의약품 농약 화학물질 생활용품 등의 안전성평가를 위해 실시하는 비임상 시험에 대한 제반 준수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 등 12개 기관이 지정되어 있어 시험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Tip. 안전한 한약재, 더욱 안전하게 복용하려면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약재로 수입하는 한약재는 모두 전량 품질검사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 다만 식품용으로 수입되는 한방식품은 수입할 때 한 번만 검사하고 1년 이내에는 다시 검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믿어선 안 된다.
한방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치료용 한약재와 일반 농산품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약규격품 포장에는 제조자 또는 공급자, 제조번호 및 제조일자, 사용기한, 규격품 문구, 검사기관 및 검사년월일 등이 표시되어 있는 반면 농산품에는 물품 이름과 용량, 생산자만 표기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www.kiom.re.kr)이 연구 발표한 ‘표준한방처방의약품 정보’를 참고하면 한약재에 관한 궁금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의원에서 많이 처방되는 복용한약들의 효능과 약리작용의 과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적산 육미지황탕 평위산 방풍통성산 팔물탕 등 20여 가지 처방의 문헌, 이화학 기준, 유효성, 안전성, 부작용 등에 관해 정리한 자료다.
※ 다음 회에는 성남시한의사협회와 내일신문이 함께 하는 ‘한의학 바로 알기 캠페인’ 2편으로 ‘교통사고 후유증의 한방 치료’에 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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