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홈스쿨 3년차 박옥정 씨의 노하우를 엿보다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커갈수록 필요한 돈도 많아진다. 때문에 전업주부 역시 재취업이나 창업에 눈을 돌리게 된다. 전업주부의 가장 큰 자산은 자녀교육과 육아, 살림이다. 이와 관련된 몇 개의 직업군 중 하나인 공부방 개설은 적은 비용으로도 시작할 수 있어 주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웅진 홈스쿨 3년차 박옥정 씨(43세)를 경험을 통해 공부방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알아본다.
초짜선생님, 맨땅에 헤딩하다
공부방을 시작하기 전 박옥정 씨는 전업주부였다. 학원이나 과외처럼 아이를 가르쳐본 경험도 전혀 없었다. 경력이라곤 자신의 아이를 가르쳐본 것밖에 없었다. 더욱이 새로 연수동으로 이사 온 탓에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어 달리 공부방을 홍보할 만한 수단이 없었다.
경력이 없는 탓에 본사가 있는 가맹점 형태의 공부방인 웅진 홈스쿨을 선택했다. 평소 웅진출판사의 전집류를 좋아했던 마니아인데다 가맹비 같은 별도의 창업비용이 필요 없다는 점이 끌렸다.
“거실과 작은 방에 책상과 의자, 칠판 등 집기만 마련하면 되니까 부담이 적더라고요. 솔직히 망해도 크게 손해는 없겠구나 싶어 안심이 됐어요.”
본사와 지사가 있는 만큼 일이 훨씬 수월했다. 합숙교육과 기초교육, 입문교육, 정착교육 등 소정의 교육은 물론 공부방 개설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주1회 오전시간을 활용해 갖는 교사들의 정기모임이 큰 도움이 됐다.
“교재를 연구하고 부교재도 만들고 교수법도 배웠죠. 특히, 아이들과 학부모를 상대하면서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선배교사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어요.”
주5일 일하고 월수입 300만원
처음 1년은 큰 돈벌이는 안 됐다.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렀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잘 된 거 같아요. 처음부터 아이가 많았다면 제대로 못했을 거 같아요. 그 당시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이것저것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었거든요. 덕분에 지금은 아이들이 많아도 능숙하게 지도할 수 있게 됐죠. 강사경험이 없는 주부라면 연구하고 공부하는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한 거 같아요.”
1년쯤 지나니 서서히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꼼꼼하게 가르치고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살갑게 챙기는 모습이 학부모들에게 믿음을 준 것이다.
현재 박 씨는 국수사과 종합학습지와 역사논술, 교과논술, 독서논술, 한자 등을 가르친다. 월~목요일까지는 교과수업을 진행하고, 금요일은 논술과 한자를 수업한다. 박 씨가 버는 돈은 지난 2011년 기준 월 300만 원 이상이다.
“일을 하면서 수입을 무시할 수 없죠. 오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도 여느 직장인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게 끌렸어요. 또 집에서 내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하지만 그 외에도 얻은 게 많다.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내 아이 공부를 훨씬 쉽게 봐줄 수 있었고, 또래 아이들을 대하면서 사춘기 아이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자기계발의 기회도 됐다. 본사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독서지도사, 논술지도사, 자기주도학습지도사, 한자지도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공부방=아이들 위한 보물섬
박 씨의 공부방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보물로 가득하다.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어요. 과제를 빨리 끝내는 아이도 있지만 느린 아이도 있거든요.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동안 심심해하지 않도록 놀 거리가 많아야 해요.”
인문, 지리, 역사, 과학 등 다양한 책은 기본이다. 또 책이나 교재와 연계한 부대자료나 만들기, 실험용 교구도 빼곡하다. 살아 있는 거미도 있고, 사슴벌레도 있다. 한때는 부화기를 이용해 달걀을 부화해 병아리에서 닭으로 과정을 키워보기도 했다. 벽면도 빈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한자, 영어, 동식물의 포스터가 빼곡히 붙어 있다. 이외에도 우주, 암석의 종류, 세계의 건축물 모형 등 곳곳에 아이들이 좋아할 것들이 넘칠 만큼 많다.
“공부방은 아이들이 매일 오는 곳이잖아요. 그만큼 동물이나 식물의 변화를 관찰하기 좋은 편이죠. 매일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 자체가 과학 공부죠.”
웅진 홈스쿨 박순영 인천지점장은 “공부방 운영의 성패는 교사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며 “교사가 자기계발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월수입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얼마나 밀착해서 아이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다. 특히 “공부방 교사는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자인 동시에 회원을 유치하고 관리해야 하는 관리자인 만큼 영업적인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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