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로 접어든 초여름, 쥐똥나무 향기가 싱그러운 부천 중동 보람마을 동남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김명규 회장)를 찾았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니 나무와 꽃향이 온 몸을 감싼다.
지난 17년 간 이 마을 주민들은 삭막한 아파트 생활을 자연 속에서 가꾸며 살아왔다. 정겨운 화합과 배려로 알뜰하게 살아가고 있는 보람마을 동남아파트 사람들을 만나봤다.
도시 중심에 위치한 숲 속 동네
지난 95년 입주한 중동 보람마을 동남아파트는 494세대가 살아가는 즐거운 공동체다.
마을 건너편에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을 비롯해 부천시청과 복사골문화센터가 자리한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등의 교육기관과 백화점, 재래시장이 걸어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인근의 중앙공원과 쌈지공원은 주민들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시원하게 뚫린 교통 환경과 편의시설들은 보람마을이 부천의 요지라는 것을 알려준다.
입주자대표회의 김명규 회장은 “우리 마을은 단지 안에 쾌적한 산책로를 가진 도시 중심에 위치한 숲속 공동체”라며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관리소가 협조하여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시간, 6월부터 8월까지 난방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오종모 관리소장은 “에너지 시책의 일환으로 세대비용을 절감하려고 하절기 난방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마을 살림을 알뜰하게 운영해서 모두가 즐거운 마을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참여 회의로 민원 반영
아파트 회의에는 주민이 직접 참여한다. 자전거 관리대에 집중된 카메라를 차와 주민 이동로 쪽으로 옮기자는 의견, 주차문제에 관한 다양한 제안들은 직접적으로 민원을 반영한 사례다. 또 수도요금을 차등부과하자는 의견도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특히 단지 안 보도블럭 공사와 나무심기, 나무 전지, 수도배관 교체 등의 문제들은 자체적인 보수로 알뜰살림을 실천하고 있다.
강형화 부녀회장과 이경희 총무는 “한마음 한뜻으로 가족처럼 산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대청소도 하고 노인들의 일에는 언제나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마을 관리동 지하는 주민들의 다목적실이다. 아침 일찍 시작되는 에어로빅과 저녁 요가가 활성화돼있다. 주민들은 이곳 여가 프로그램을 통해 정겹게 만나고 건강을 다진다. 또 이곳은 어린이날이면 아이들을 위한 영화관람 장소로도 이용된다.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일들도 종종 일어난다. 독거노인으로 살고 있는 경비원을 따뜻하게 격려한 일, 유리창을 깬 아들을 관리소에 데리고 온 어머니의 산교육이 그것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아스팔트 싱글과 수도배관 교체 등에 힘을 쏟겠다”며 “원칙대로 공정하게 마을살림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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