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미드나잇 인 파리’

1920년대 파리로 떠나는 황홀한 시간여행

지역내일 2012-07-10 (수정 2012-07-10 오후 2:41:04)

창의력의 아이콘 고(故)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식사할 기회를 준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 식사와 바꾸겠다”고 말했었다. 최근 ‘옥탑방 왕세자’, ‘닥터진’, ‘맨인블랙3’ 등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1920년대와 현재의 파리를 오가며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조우하는 설렘과 낭만적인 로맨스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매일 밤 12시, 시공을 초월한 예술과 낭만 속으로
예술과 낭만을 동경하는 할리우드 영화작가 길 펜더(오웬 윌슨)는 소설가를 꿈꾸며 사랑하는 약혼녀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와 파리를 여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 둘의 여행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모네의 지베르니 공원에 감탄하고 파리의 밤거리를 걸으며 낭만에 젖는 길과는 달리 이네즈는 화려한 관광과 쇼핑이 여행의 목적이다.
홀로 밤길을 산책하다가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나타난 클래식 푸조에 올라탄 길은 1920년대 파리에 도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평소 동경하던 헤밍웨이, 피카소, 달리 등 전설적인 예술가들을 만나 친구가 된다. 길은 매일 밤 같은 시각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반복하고, 1920년대 예술가들의 뮤즈 아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에게 빠져든다.

톱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과 아름다운 파리의 풍광
주인공 길의 역에 시나리오 작가 겸 배우인 오웬 윌슨, 현실적이고 허영심 많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길의 약혼녀 역에 레이첼 맥아담스, 아드리아나 역에 유럽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프랑스 국민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의 앙상블을 이룬다. 여기에 실제 달리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인 에드리언 브로디, 거트루드 스타인 역에 관록의 배우 캐시 베이츠, 로댕미술관의 안내자 역에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칼라 브루니 등 명품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영화의 시작부터 스크린 가득 아름답게 펼쳐지는 파리의 풍광은 관객들을 당장이라도 파리로 떠나고 싶은 충동에 빠뜨린다. 샹젤리제 거리, 퐁피두센터, 에펠 탑, 센 강변, 베르사유 궁전,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로댕 미술관 등 명소들이 대거 등장하고, 모네가 노년에 작품 활동을 했던 지베르니 정원, 파리의 유서 깊은 레스토랑 그랑 베푸르, 방동 광장 등 파리의 숨겨진 명소 곳곳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속 예술가들
길은 1920년대 파리에서 당대의 많은 예술가들을 만난다. 그 예술가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지만, 좀 더 자세히 알고 본다면 영화를 100배 즐길 수 있다.

* 스콧 피츠제럴드와 젤다 피츠제럴드: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이고, 젤다 피츠제럴드는 스콧의 아내이자 소설가. 둘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 콜 포터: 도시적인 세련미와 미국적인 감각을 지닌 미국의 작곡가.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그의 매력적인 음성을 통해 ‘Let''s do it''이 흐른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을 남긴 미국의 소설가.

* 파블로 피카소: 스페인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입체파 화가로 20세기 미술의 거장.

* 거트루드 스타인: 미국의 여류 소설가이자 비평가, 미술애호가. 피카소, 브라크 등 화가들의 작품을 사들였다. 

* 살바도르 달리: 스페인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흐늘거리는 시계 그림 ‘기억의 고집’이 그의 작품.

이외에도 초현실주의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 전위예술 사진작가 만 레이, 시인이며 극작가이자 문학 비평가인 T.S 엘리엇, 원색의 대담한 배치를 강조한 야수파 화가 마티스 등도 1920년대 파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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