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산에서, 대학 다닐 때 혹은 중고등학교 시절 음악 좀 했다 하는 사람은 여기 가면 만날 수 있다. 직장인들이 모여 만든 아마추어 록밴드 ''뮤즈락’이다. 개성 있는 밴드 6팀이 뮤즈락에서 활동하고 있다. 뮤즈락은 1년에 두 번씩 정기연주회도 갖는다.
뮤즈락 팀 중 리포터와 연락이 닿은 팀은 ''탑밴드 시즌 1’에서 예선을 가뿐히 통과했던 실력파 직밴(직장인 밴드) 퍼플스카이. 음악이 좋아 뭉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몰두하는 퍼플스카이. 좌부터 김현종 이승정 한태우 함송천 김유식 남궁성태씨. 뒤에 보이는 그림은 뮤즈락 CD재킷 사진.
팀워크 좋기로 소문난 퍼플 스카이 =
천안시 다가동 지하 연습실에서 퍼플스카이(이하 퍼스)를 만난 날은 정기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할 때였다. 퍼스는 우여곡절 없이 멤버들이 모여 팀워크가 잘 유지된다는 자타공인 팀이다. 이 날도 각자 준비한 간식을 꺼내며 서로 먹으라고 챙겨주는 모습에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드럼을 맡고 있는 함송천(33)씨는 “뮤즈락이 크면서 나도 같이 컸다. 장수하기 쉽지 않은 큰 모임인데 10년째 유지되고 있다”며 “당진에서도 오는 회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퍼스 팀원이면서 뮤즈락 회장으로 뮤즈락의 역사를 일군 사람이다. 다른 팀에서도 활약하는 전천후 뮤지션이다.
싱글벙글한 인상을 가진 남궁성태(38)씨는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좋아 기타를 하게 됐다. 그는 “기타는 하면 할수록 재밌는 악기”라며 “아빠 공연 모습을 좋아하고 자랑하는 아이 덕에 더 즐겁게 공연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김유식(37)씨는 특유의 저음이 맘에 들어 베이스를 선택했다. “음악이 직업이라면 지금처럼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 번의 스트로크(손이나 피크를 사용해 여러 개의 줄을 동시에 쳐주는 것)가 주는 전율은 미리털이 쫙 서는 희열을 맛보게 한다”고 말했다.
* ''뮤즈락 정기 락 페스티벌’에서 공연에 몰입하는 퍼플스카이팀.
정기 공연까지 소화하는 프로급 아마추어 직밴 =
뮤즈락은 지난 24일 충남학생교육문화원에서 정기 록페스티벌을 벌였다. 공연장 뒤에서 뮤즈락은 한여름 밤을 열정의 활화산으로 만들 준비로 분주했고 마침내 공연을 시작했다.
퍼스의 키보드를 맡고 있는 김현종(44)씨는 “남편의 격려와 적극적인 응원을 받는다”며 즐겁게 답했던 것을 공연 당일 보란 듯이 증명했다. 남편이 무대 위로 뛰어올라 초록이파리들을 길게 꽂은 병을 꽃다발처럼 선사하며 크게 외쳤다. “김현종 파이팅!” 여성들의 부러운 환호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가장 오래된 팀 위드, 음악전공자들이 많은 함스밴드팀, 이 날 게스트로 온 삼성유리정밀소재 밴드 다락, 퍼플스카이 모두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을 펼쳤다. 사회자로부터 “이슬만 먹고 사는 목소리”라고 소개받은 퍼스의 여성 보컬 이승정(39)씨는 감미롭고 깨끗한 목소리로 4곡을 들려줘 감성 가득한 무대를 만들었다.
퍼스의 남성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한태우(29)씨는 “실력이 안 늘어 즐긴다”고 말한 것과 달리 신나는 외국곡 2곡을 열창해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았다.
다양한 헤어스타일로 웃음을 선사하며 마지막에 등장한 가터벨트팀이 에너지 넘치는 록을 선보이자 객석은 들썩거렸다. 가터벨트 보컬 김신구씨는 틈틈이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관중을 배꼽 잡게 했다. 그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공연의 대미를 열정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공연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객석은 어느새 공연팀과 하나가 되어 기립박수를 쳤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뮤즈락은 정기공연을 하는 팀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기념음반도 제작했다. 프로뮤지션이 아니지만 그들은 다양한 음악적 경로를 경험하며 프로보다 더한 열정을 뿜고 있다.
퍼플스카이는 하나같이 몸이 불편해지기 전까지는 음악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다. “감성 매개체인 음악은 취미뿐만 아니라 곧 우리의 생활이기 때문”이라면서.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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