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시논술과 연세대 창의에세이, 3일 준비로 합격하려면

대치동 신우성논술학원의 이상주 창의에세이 초빙강사가 전하는 조언

지역내일 2012-07-02
글 : 이상주 신우성논술학원 창의에세이 초빙강사

"3년 내내 논술학원에 다녔는데, 단 한 대학에도 합격하지 못했다.", "논술학원에서 3일 공부했는 데 합격했다."
지난해 수시논술과 연세대 창의에세이 특강을 진행하던 필자에게 친구들이 한 말이다. 자신들의 경험담이다. 한 친구는 논술전형을 염두에 두었다. 아들을 고 1부터 인문계 논술학원에 보냈다. 고3 땐 문과 수리논술도 공부했다. 그러나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이에 비해 다른 친구의 딸은 논술과는 남이었다. 논술전형은 생각지도 않았다. 학교에서 방과 후에 친구들과 공부하고, 시험 직전, 학원에 3일 등록한 게 전부였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고 응시한 논술전형에서 기쁨을 맛봤다. 

상반한 두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난해까지 논술전형 경쟁률은 100대1 전후였다. 따라서 아무리 준비된 학생이라도 떨어질 수도 있다. 더 잘하는, 더 준비한 수험생을 당할 수는 없다. 학원이 학생에게 맞았는가도 점검 사항이다. 논술 강사의 교수법과 능력은 모두 다르다. 오랜 시간 공부했음에도 단 한 대학도 합격하지 못한 것은 힘의 방향, 공부의 방향에 문제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논술 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학생의 합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는 로또복권 당첨과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가뭄에 콩 나는 현상이다.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다. 또는 잠재력이 충분한 학생으로 생각할 수 있다. 논술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글쓰기, 배경지식, 논리력, 분석력 등이 이미 갖추어졌을 것이다. 시험 직전 몇 번의 공부로 감을 잡고, 합격까지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괄목상대(刮目相對)를 생각할 수 있다.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에 여몽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그는 무예가 뛰어났으나 학식이 많이 떨어졌다. 임금인 손권이 그에게 공부를 권했다. 여몽은 전쟁터에서도 열심히 책을 봤다. 어느 날 대학자인 노숙은 여몽의 학식에 깜짝 놀랐다. 여몽은 말했다. "사흘을 떨어져 있다 다시 만나면 눈을 비비고 봐야 합니다(士別三日 卽當刮目相對)." 여몽은 공부를 꾸준히 한 것이다. 다만 남들이 그의 노력을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대학입시에 성공한 친구의 딸도 제도권 학원에 다니지 않았을 뿐이다. 의식하지 않았지만 논술 소양을 꾸준히 배양했다. 그리고 입시 직전에 이미 완성된 골조에 인테리어를 하듯, 머리 속에 든 지식을 보물로 엮는 작업을 한 것이다. 흔히 말한다. ''논술은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다.'' 이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학원 등록, 충실한 학교 수업, 칼럼 베끼기, 폭넓은 독서 등 여러 접근법이 있다.
그런데 입시 직전에는 전문가로부터, 파편으로 모아온 구슬을 꿰는 작업을 도움 받는 게 좋다. 만약에 3일 동안 논술학원을 다닌 학생이, 이 과정을 생략했으면 어땠을까. 

모든 공부가 그렇듯이 입력과 출력이 대략 비례하는 게 논술이다. 경쟁률이 워낙 치열하기에 수학 공식처럼 명료하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연세대 창의인재 트랙의 에세이 쓰기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쌓아온 나만의 독창성을 에세이에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학에서 알아주지 않는, ''나만 똑똑한 학생''으로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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