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대학가기, 영어실력+입시전략을 세워라
영어 공인인증점수와 일관성있는 비교과 활동 기록은 필수
그동안 영어는 수능과 내신 등 시험을 위한 공부로 존재했다. 대학을 가기 위해 필요한 시험 과목 중 하나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입시에서 영어실력은 그 자체만으로 대학을 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대학의 국제화 움직임에 따라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국제학부를 신설했다. 이와 관련된 외국어 특기자 전형으로 해마다 5천여명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영어로 대학가기''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수한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다양한 입시전형을 활용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영어로 대학을 가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로드맵을 세우고 준비해야 할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상위권 대학, 토플 115점, 텝스 930점 이상을 목표로 공부해야
2013년 수시모집 전형이 다가오면서 영어특기자 전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원 자격 조건이 비교적 높지 않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평균 경쟁률이 30대 1 이상이다. 반면 영어특기자 전형은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실력을 담보로 하기에 경쟁률이 비교적 높지 않다. 토플이나 텝스 등 영어공인인증 점수를 확보하고, 우수한 영어 실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지원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주로 인문·사회계열에서 선발했으나, 요즘은 자연계와 이공계에서도 학생들을 선발한다. 영어공인인증 점수와 관련된 자격에는 대학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지원 자격을 제시하는 유형과 최소 지원 자격 점수를 명시하는 경우, 공인 점수에 따라 등급별로 점수를 반영한 경우, 최소지원 자격 점수만 통과하면 모두 동점처리를 하는 경우다. 상위권 대학이나 서울소재 중상위권 대학은 토플 95~100점, 텝스 800~900점, 토익 900점 정도를 공인인증 점수 자격 기준으로 삼는다. 수도권 내의 중하위권 대학이나 지방 국립대는 토플 80~90점, 텝스 700~800점, 토익 800점 정도다. 그러나 실제 합격자들은 이 보다 높은 점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OPIA어학원 일산캠퍼스의 강수진 원장은 “자격조건은 어디까지나 최저 점수를 기준으로 하는 만큼 토플은 115점, 텝스는 930점 이상을 목표로 공부해야 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고르는 게 우선
영어특기자 전형은 공인인증 점수를 잘 받았다고 해서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인인증 점수를 기본으로 학교별 전형을 잘 파악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골라 준비해야 한다. 영어특기자 전형은 크게 공인인증 점수와 내신성적, 혹은 공인인증 점수와 에세이 작성을 기본으로 한다. 서울대 연고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은 1단계에서 학업우수성을 입증하는 서류 100% 전형을 진행한다. 학교 내신 성적을 기본으로 학생부 교과, 비교과, 봉사활동, 특기 등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반면 서강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은 공인인증 점수와 에세이로 학생을 선발한다. 특히 서강대와 중앙대는 1단계 100% 에세이 전형으로, 에세이 실력이 합격을 좌우한다.
랜드마크어학원의 UK원장은 “평소 영어 토론이나 에세이 쓰기 등을 꾸준히 해 논술과 면접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는 단지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생각을 통합하고 분석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며 “초중등부터 독서와 글쓰기, 디베이트와 프리젠테이션 등을 통해 말하기와 쓰기 능력을 다져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특기자 전형은 학교마다 전형명칭이 다르고, 선발방식도 다르므로, 먼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수시 지원이 6회로 제한되므로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
TOPIA어학원의 강수진 원장은 “외고나 국제고 학생들은 내신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영어특기자 전형을 적극 활용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며 “영어 공인 점수와 내신 성적, 영어에세이 작성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미리 선택한 후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로 대학진학을 희망한다면 먼저 자신의 영어실력과 내신 성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합니다. 그 다음 지원 가능한 대학 및 전형 범위를 압축하고 모집인원과 응시자수, 경쟁률 등을 분석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인증점수 성적과 내신, 대학별 고사, 기타 서류 등 대학에서 중점적으로 요구하는 항목을 우선순위에 두고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영어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러한 전형준비 과정 없이 대학에 합격하기는 어렵습니다.”
영어로 대학가기, 장기적인 로드맵 세우고 준비해야
우수한 영어실력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영어특기자 전형에 합격할 만한 영어실력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영어특기자 전형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영어공부에 주력해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전한다. 조기유학을 다녀 온 경우가 아니라면 토플이나 텝스 준비 또한 중학교 1학년 때부터는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토플이나 텝스 성적에 따라 영어특기자 전형 가능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최종목표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선 중학교 때부터 대비해야 한다.
영어성적 못지않게 일관성있는 비교과 활동도 중요하다. 글로벌전형이나 국제학부 전형을 준비한다면 비교과 활동은 필수다. 토플이나 토익, 텝스 등의 성적이 우수하고 내신 등급 또한 좋더라도 자신을 드러낼 만한 비교과 활동 기록이 없다면 합격이 어렵다고 본다. 영어 성적 외에 자신이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에 어떤 관심이 있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교내 영어토론 대회, 글쓰기 대회, 영어봉사, 독서클럽 등 영어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 경험을 쌓아야 한다.
안곡고등학교 전윤미 영어부장 교사는 “영어 실력이 우수하다면 영어특기자 전형이 아닌 입학사정관제로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며 “입학 사정관제 전형은 영어에 대한 관심사나 교과 성적, 교내에서 이뤄지는 영어 관련 대회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한다.
2012학년도 이화여대 인문과학부에 합격한 최현진 양(안곡고 졸업)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동아리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영자신문 읽기 동아리, 영어토론 논술반 등에서 활동했고, 교내외 영어대회에 출전해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 양은 이를 바탕으로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합격했다.
전윤미 영어부장 교사는 “영어특기자 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나 모두 우수한 영어실력을 요구하지만 이와 함께 무엇을 준비하고, 노력해왔는지를 보여주는 활동기록도 필수”라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자신의 목표를 정한 후 이에 맞는 교내외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랜드마크 어학원 UK 원장
TOPIA 어학원 일산캠퍼스 강수진 원장
안곡고등학교 전윤미 영어부장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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