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물가 때문에 사는 게 많이 팍팍해졌다. 가족 외식은 큰맘을 먹어야 치를 수 있는 거사(?)가 되 버렸고, 미용실 가는 것도 여러 번 고민하고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이렇게 일상에서 절약을 품고 살아야하는 서민들이 반길 희소식이 있다. 착한 가격에 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착한가격업소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수원시는 인건비나 재료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음식점, 이*미용업, 세탁업 등 개인서비스업소를 찾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하고 있다. 지난 4월10일까지 영업자, 이용자, 소비자 단체 등의 신청을 받아 현지 실사평가단의 현장조사 후 선정 기준표에 의거해 선정했다. 6월 현재 162개소가 선정됐으며, 하반기에도 추가로 선정할 계획에 있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지정서 및 표지판을 부착하고, 시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통해 업소를 홍보해준다. 또한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신용보증우대지원, 보증한도제한배제 및 보증 수수료를 우대, 금융기관(기업·신한·새마을금고) 대출시 감면 혜택이 주어지고, 쓰레기봉투 및 앞치마도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업소는 주변의 관심을 받으면서 기존의 서비스나 질을 유지·개선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기대되며,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친절한 업소를 이용하면서 물가안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연 2회 착한가격업소를 정기 점검함으로써 가격과 소비자 만족도를 계속 평가해,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재지정을 취소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해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도내 착한가격업소 가운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서비스가 우수한 10곳을 ‘경기도 착한가격 업소 베스트 10’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수원시에서는 3개 업소가 ‘베스트 10’으로 지정됐다.
수원시 착한가격업소 정보는 수원시 홈페이지(http://www.suwon.go.kr)와 블러그(http://suwongokr.blog.m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원의 ‘경기도 베스트 10’ 선정 업소에 가다
<신선한 고기 맛이 살아있는 ‘산골정육점식당’>
일요일 오후, 외식으로 고기 구워 먹은 지 오래라는 아들 녀석의 종알댐에 못 이겨 호매실동 ‘산골정육점식당’으로 향했다. 메뉴판의 삼겹살 600g 1만4900원, 한우모듬 600g 3만9000원이라는 가격은 눈을 의심케 했다. 재차 확인하니, 홀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면 성인 1인당 3000원, 소인 1500원의 상차림비가 따로 있단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삼겹살은 신선한 육질과 두툼한 두께를 뽐낸다. 참숯 위 석쇠에 노릇노릇 구워 주인장 솜씨 더한 쌈장과 볶은 소금에 곁들여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김치며 밑반찬들도 국내산 식재료로 직접 만들어 입맛을 돋우고 있다.
산골정육점식당은 이름 그대로 정육점이 함께 있다. 오숭성 사장은 손님이 주문을 하면 정육점에서 직접 고기를 장만해 준다. 오사장은 “중간 유통을 없애고 산지에서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착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싸고 맛있어, 금방금방 소비되니 그만큼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도 산골의 자랑이다. 착한가격업소가 된 뒤 수원지역 뿐 아니라 타 지역 손님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단다.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 환경을 가진 착한가게로 발전하고자 하는 뜻을 전했다.
<가위로 다듬는 전통 남성커트 ‘남성 스카이컷’>
전통 방법 그대로 가위로 정성스레 남성들의 머리를 다듬는 조원동 남성커트전문점 ‘스카이컷’. 김창현(67)씨는 서병화 사장의 가위 솜씨에 익숙해져 이곳만을 고집한다. “이발 기술은 자를 때보다 조금 길었을 때 진가를 알게 돼. 원하는 머리스타일이 변하지 않거든. 얼굴형에 딱 맞게 잘라주면서도 가격이 5000원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이용 면허를 취득한 것이 1969년이라는 주인장이 여기에 자리 잡은 지 4년. 그 사이 40년을 훌쩍 넘은 그의 남다른 기술은 청년에서 어르신까지 많은 단골을 확보했다. 손님 얼굴만 봐도 어울리는 머리형을 금방 찾아내 가위질은 시작된다.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기구에 비해 가위는 섬세하고 고운 손질이 필요한 만큼 그가 쏟는 시간과 정성은 특별하다.
“이발료 5000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찾아왔다고 해도 서비스의 질이나 성의가 떨어진다면 손님들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서병화 사장은 말한다. 언제까지 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되면서 인정을 받으니 자부심이 든다. 건강이 허락해 일을 계속하는 동안에는 착한가격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싶다.”
<자연스런 퍼머컬과 커트를 위하여 ‘김수현 헤어스케치’>
참 선하다. 장안동 ‘김수현 헤어스케치’의 김수현 원장에게서 받는 느낌은 딱 그러했다. 파마 2만5000원, 여성커트 5000원이라는 착한가격이 주는 선입견 때문인가? 머리를 맡기고 있던 한정희(48)씨가 “커트나 파마하는 기술이 남들보다 확실히 뛰어나다. 꼼꼼하고 세밀한 커트나, 자연스러운 컬이 나오는 파마가 증명해준다. 그보다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는 선량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싸거나 비싼 파마약, 어느 것을 선택하든 모두 손님인데 구별하는 것이 죄송스러웠다는 김 수현 원장. 그래서 특수파마를 제외하고는 가격을 똑같이 해버렸더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저렴해서 머릿결이 손상되고,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기우에 불과하다. 그는 손상 없는 파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추가비용 없이 영양 앰플을 듬뿍 넣는다. 게다가 파마를 했을 때 자연스러운 컬을 만들어주는 열처리 기계와 머릿결을 보호해주는 기계 등을 갖춰 머리모양을 완성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도 그에게 머리를 하고 난 후 만족한 손님이 추천해줬다. 다른 손님들도 자격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홍보된 내용을 보고 멀리서도 찾아주니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는 김 원장은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조금 아쉽지만, 이름에 걸맞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란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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