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1학년 아이와 함께 한 주말나들이- 용인 ‘코코몽에코파크’

지역내일 2012-06-24 (수정 2012-06-25 오후 4:31:31)


고기리, 초록 숲에서 만난 환상의 네버랜드 






햇살을 어쩌자고 내리 쨍쨍하고 6월의 녹음은 하루하루 짙어가던 지난 토요일.
초등 1학년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해줄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 용인 고기리의 코코몽에코파크를 알게 되었다.  
처음엔 EBS의 유아대상 만화 캐릭터 코코몽을 생각하곤 시시하다며 지레 안가겠다던 녀석. 막상 그곳에 도착해서는 두 발이 잠시도 땅에 닿지 않을 만큼 공중부양 하듯 뛰고 날아다니기 바빴다. 흥분과 재미로 두 볼 가득 발그스름한 홍조를 띄운 채 별사탕처럼 반짝이던 아이의 두 눈. 이곳의 재미 체감지수를 온몸으로 보여 주었다.
초여름, 그렇게 푸른 녹음 속에서 만난 키즈테마파크는 도심 속에서 잊어버렸던 네버랜드의  강렬한 추억이 되었다.
권미영 리포터 minkoda@naver.com   




# 고기리 유원지, 그 속에 숨은 키즈파크 발견



고백하건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기리에 키즈테마파크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음식점만 즐비한 그곳에 무슨 어린이 테마파크가 있어?”
고기리 유원지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 리포터. 머릿속 고기리 지도를 아무리 그려봐도 테마파크를 구성할 공간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럴 땐 현장을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빠른 법. 초등 1학년 아이와 집에 놀러온 아들놈 친구를 대동하고 고기리로 직행했다.
유원지 입구를 지나 고기 저수지와 고기 초등학교를 지나자 역시나 많은 음식점 간판들이 눈에 띈다.
입구가 좁아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살짝 비켜주며 비행기 카페를 지나자 작은 삼거리가 나오고 코코몽 에코파크의 화살표를 따라 길이 좁은 왼쪽으로 들어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에코파크의 모습이 나타났다.
마치, 밖에선 입구를 알 수 없는 비밀의 화원처럼, 고기리 숲속 안쪽에 또 다른 별천지가 숨어 있었던 셈이다.




# 다소 부담스런 입장료, 재미와 흥분으로 본전 뽑다






24개월부터 초등학생까지 18,000원, 성인은 10,000원의 입장료. 아이 둘만 데리고 와도 46,000원이라 살짝 부담스런 금액이다. 허나 어쩌랴, 이왕 온 김에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히 놀다 오리라.
팔목에 초록색 입장 팔찌 하나씩을 두르고 아이들이 제일 먼저 뛰어간 곳은 야외 놀이터.
나무 데크로 만든 사이트에 미끄럼틀과 정글짐, 슬라이딩 그네가 오밀조밀 구성돼 있어 유아부터 초등생들이 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주변을 둘러싼 초록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의 함성이 메아리처럼 즐거움을 준다.
어린 꼬마들이 놀 수 있도록 충격흡수재 등 안전에도 신경을 썼고 개별 놀이터마다 안전요원이 배치돼 보호자인 엄마, 아빠는 놀이터 한쪽에 앉아 가끔씩 아이의 동태(?)만 살피면  충분하다.
슬라이딩 그네에 매달려 연신 함성을 질러대는 아이들을 불러 다음에 간곳은 에코카레이싱.
엑셀을 밟으면 자동으로 출발하는 전동 자동차를 원형 레이싱 구간에서 타볼 수 있는 곳. 자동차는 최대 속도가 20~30km 정도로 4~5살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입구에서 차례를 기다려 차에 올라타면 원형 레이싱 구간을 2~3바퀴 돌 수 있는 시스템. 하지만 웬걸,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전동차의 아우라에도 초등1학년 아이들은 왠지 시큰둥한 표정이다. 아무래도 속도감이 기대를 충족해주긴 어려웠던 모양. 하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전동차를 마음껏 타볼 수 있어 아이들은 놀이 중간 시시때때로 수입차(?) 탑승을 거듭했다. 




# 전동자동차, 수상보트, 야외 데크 놀이터에서 기분 업






초여름 폭염에 가까운 날씨임에도 아이들은 야외 놀이터 여기저기서 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아이들이야 신이 났지만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보호자의 인권은 어쩌란 말인가. 나무 그늘이라도 찾을까 둘러보다가 마침 센스가 엿보인 장치를 발견했다. 차가운 물방울이 방사되는 냉방 선풍기가 야외 곳곳에 비치, 더위에 지친 아이와 부모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선물해 주고 있었다. 처음 보는 장치에 홀려 바람을 맞고 있을 때 아이들이 물 놀이터로 가자며 이끈다.
역시 여름에 어울리는 물놀이, 빠지면 섭섭하다. 이곳에도 어른 무릎높이의 조그만 인공 호수에서 수동으로 바퀴를 굴리는 수상보트가 운영 중이다.
안전 요원이 아이들이 배를 타고 내릴 때나 운전에 서툰 유아들을 직접 밀어주면서 놀이를 도와줘 보호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들의 표정만 카메라에 담으면 된다. 옷을 적시지 않아도, 수영복이 없어도 물놀이의 충족감을 주는 곳이다.
다음으로 간 곳은 튜브슬라이드. 고무 타이어 썰매에 올라타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놀이기구다. 원형의 인조 잔디 위를 천천히 돌게 되는 기구로 아이가 어린 경우에도 안전하게 타 볼 수 있다. 바닥 중간 중간 턱이 있어 덜컹거리며 타는 재미도 한몫. 겁이 많은 아이들은 턱이 없는 바깥 튜브를 이용하면 된다. 슬라이딩 속도가 느려 대개는 무서움 없이 타볼 수 있다.




# 상상력 부추기는 미로형 실내 놀이터도 인기






한낮에 시작한 야외 놀이를 벌써 2시간이 넘도록 지속한 아이들. 얼굴은 붉게 상기됐고 온몸을 2~3번 코팅할 만큼 땀범벅이 됐다.
“이쯤에서 실내 놀이터도 구경해 봐야지” 아직도 발바닥을 공중 부양한 아이들을 붙잡아 내려 실내 테마파크로 들어섰다.
마치 정글숲속을 통과하듯 통나무 입구로 들어서자, ‘에코캐슬’이란 이름에 걸맞은 또 다른 테마파크가 펼쳐졌다.
무엇보다 에어컨이 빵빵해 밖에서 흘렸던 땀방울 대신 뽀송하고 쾌적한 느낌을 전해주는 곳. 게다가 뉴질랜드산 원목으로 구성했다는 정글놀이터는 가뜩이나 흥분한 아이들의 환심을 더욱 부추겨 주었다.
에코캐슬 내부는 테마형 놀이터가 미로형태로 연결돼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조다.
원목을 사용해 정글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숲속놀이터’와 대나무를 이용해 아기자기한 짐(gym)을 구성한 ‘밤부어드벤처’, 부모들을 위한 ‘오두막 쉼터’ 등이 복잡하지만 조화롭게 얽혀 있다. 모든 구조물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세팅되고 안전을 위해 꼼꼼히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온 덕분에 아이는 다소 복잡한 구조의 놀이터 내부를 한참동안 탐색하고 친구와 숨바꼭질과 잡기놀이를 하면서 조형물을 사용해 창의적인 놀이도 만들어 낸다. 시원한 에어컨이 무색할 만큼 역시나 땀을 뻘뻘 흘리며 열중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한낮부터 시작된 놀이는 바람이 선선해지는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고 더 놀겠다는 아이들을 간신히 달래 귀갓길에 올랐던 하루. 주말 하루를 뿌듯하게 보냈다는 보람과 고기리의 재발견에 돌아오는 발길은 구름 빵을 먹은 듯 가벼웠다.




<코코몽에코파크 플러스 tip>






* 입장료: 24개월~초등생 18000원, 중학생 이상 성인 10000원
* 입장료 대비 놀이에 적당한 연령: 24개월 이하의 영아들이 이용할 수 있는 토들러 존도 운영되지만 실내ㆍ외 놀이기구를 자유롭게 이용하려면 적어도 4~5살 이상이 좋다. 반대로 초등 고학년에겐 다소 시시할 수 있다.
* 음식: 에코파크 안에 카페와 샌드위치숍, 레스토랑이 운영되며 외부 음식은 실외에 마련된 야외 테라스에서 먹을 수 있다.
* 주차: 에코파크 바로 옆 주차공간은 넉넉하고 무료로 운영된다.
* 찾아오는 길: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272번지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1661-0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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