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딸과 함께 산부인과를 찾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결혼 적령기를 앞둔 여성, 성적 관심 연령이 낮아지면서 10~20대 아이들을 위해 출산과 직접 관련된 자궁의 건강을 챙기고자 부모들이 나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암 통계 발표 자료에 의하면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2위가 자궁경부암으로, 매년 4천여 명의 새로운 여성이 발병 진단을 받으며 하루 평균 3명이 사망한다고 보고됐다.
여성 사망율 2위,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
자궁은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자궁의 입구가 자궁경부인데, 이곳에서 발생하는 암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주로 성관계에 의하여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예전에는 4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20대 등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때문이다. 사실 HPV는 남녀의 항문이나 생식기 주변에 흔하게 기생하는 바이러스다.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성생활을 하는 여성들 10명에 8명은 자신도 모르게 일생에 한번은 HPV 감염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대부분의 여성들은 암 억제 자가 면역 치유능력이 있어 아무런 증상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게 보통이다.
즉 HPV에 감염되었다고 하여 모두 암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위험군 HPV에 반복적으로 노출이 지속되거나, 면역능력이 일부 약한 여성들은 자궁경부암, 생식사마귀, 외음부암, 질암 등 여러 가지 생식기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또 다른 위험요인은 흡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클라미디어 감염,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적은 식이, 장기간의 경구피임약 사용, 다출산이다.
정기 검진, 자궁경부암 조기발견
문화여성병원 이상욱 원장은 “여성들은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암으로 진행되기 까지 오랜 시간, 최소 수년에서 십 수 년이 걸린다. 이렇게 시간을 두고 발전하는 암이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은 정기 검진만으로 조기에 발견 할 수 있다. 증상을 느낄 때 병원을 찾는다면 이미 자궁경부에 덩어리가 생기고, 혈관이 파괴되는 등 상당히 암으로 진행된 후다.
국민보험공단은 이러한 자궁경부암 조기검진인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만 30세 이상 여성이면 2년에 한번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검사방법은 자궁경부를 플라스틱 기구 등으로 문질러 세포체취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간단하고 통증도 없어 미혼여성도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백신으로 80% 이상 자궁경부암 예방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은 없고 암이 진행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냉이 늘고 생리이외의 출혈이 발생하며 특히 성관계 후에 출혈이 있다. 특히 2기를 넘어 3,4기로 들어가면 이러한 증상은 더욱 자주 발생한다. 암이 방광과 직장까지 침범하면 혈뇨, 혈변, 한쪽다리 혹은 양쪽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함께 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자궁적출로 자궁을 잃을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자궁경부암 백신을 투약하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을 강조했다.
백신으로 자궁경부암은 80%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 접종 대상은 9세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성관계, 결혼의 유무, 다른 백신과의 동시 접종 등과 상관없이 특별한 질환을 앓고 있지 않으면 대부분의 여성이 맞을 수 있다. 단지, 예방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성관계하기 전에 맞는 것이 좋다. 6개월 동안 총 3회 접종을 받으면 된다.
백신의 종류는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HPV에 의해 발병되는 또 다른 질병인 생식기 사마귀까지 예방하는 등 범위가 다양하다.
생활속에서 예방하려면..
자궁경부암은 성관계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성관계가 시작되면 암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백신접종, 정기검진과 더불어 첫 성경험 연령을 늦추고, 성상대자수를 최소화하며 안전한 성생활을 해야 한다. 혼전 성관계에는 콘돔을 사용하고, 금연 하며,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특히 성관계가 시작하면 3년 안에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시작하도록 하고 최소한 마지막 검진일이 3년을 넘지 않도록 한다. 또한 5년 이상 장기적인 경구피임약 복용은 가능한 하지 않도록 한다.
벨라쥬 여성의원 김재훈 원장은 “자궁경부암처럼 원인과 조기진단법, 백신까지 있는 암은 드물다”면서 “예방에 소홀하여 암에 걸려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자궁경부암 백신의 접종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백수인 리포터 pinflo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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