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초등학교 어머니 인형극회 ''꿈머금이''

"활짝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 인형극하기 참 잘했다 싶어요"

지역내일 2012-05-28

동화책도 재밌지만 가끔 동화책 속 주인공을 만나 볼 수 있는 인형극은 아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책 속의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접하며 아이들은 책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과 기쁨을 느낀다. 신촌초등학교 어머니 인형극회 ''꿈머금이''가 태어난 것도 바로 이런 연유다. 꿈머금이는 6년 전 어머니들의 학교독서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교실마다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펼치던 회원들은 좀 더 재미있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방법을 찾다가 인형극회를 만들었다. 지금은 모두 11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5월 정기공연 준비를 앞두고 분주히 연습을 하고 있다.


인형극 덕분에 학교와 친해져
5월 공연을 앞두고 이희경씨는 마음이 살짝 부담스럽다고 한다. 인형극 공연을 펼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한 딸이 만나는 사람들마다 ''우리 엄마 공연한다''며 자랑을 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김소미씨 또한 "지난해에는 책읽어주기 활동을 했고, 올해는 인형극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엄마의 학교 참여 활동을 너무 좋아한다"며 "인형극 공연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친구들과 함께 보는 인형극을 우리 엄마가 만든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남다른 자부심을 준다. 꿈머금이 팀장인 한주연씨는 "개구쟁이 아들이 엄마가 하는 인형극을 보고 활짝 웃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에 인형극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엄마의 인형극 덕분에 아이가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얻고, 학교 활동에 더 적극적이 됐다"고 말했다.
옛날 학교라는 울타리는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학교나 가정이나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한마음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학교와 가정 사이에 보이지 않는 높은 담장이 세워졌다. 학교를 찾아갈 때면 부모는 마음이 무거워졌고, 학교에서도 찾아오는 부모들을 방어적으로 대했다. 하지만 엄마들의 학교 참여가 늘어나면서 높은 담장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었다.
이승애 회원은 "처음엔 학교에 매주 찾아가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학교를 즐겨 찾게 됐다"며 "인형극 덕분에 무관심했던 학교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학교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새로운 나를 발견, 재능기부 활동도 펼쳐요
꿈머금이 회원들은 인형극 대본부터 무대제작, 더빙과 조명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해내고 있다. 처음엔 대본 쓰는 일이나 녹음하는 일, 인형을 움직이는 일 등이 모두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생겼고, 지금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만큼 열정적이 됐다고 한다. 김보현 회원은 "시작은 아이를 위해서였으나 지금은 내가 더 즐거워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며 "예전에 미처 몰랐던 내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하게 됐다"고 전했다. 꿈머금이 회원들은 인형극 활동을 하며 키운 재능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재능기부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한달에 두 번 학교 아이들에게 인형극을 지도하는데, 소규모 인형극을 아이들이 직접 공연해 볼 수 있도록 엄마들이 가진 재능을 나눠주고 있다. 또한 파주에 있는 작은 학교를 찾아가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윤의진 회원은 "인형극 덕분에 학교 아이들이 모두 우리 아이라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회원들 모두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인형극을 보여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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