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6살, 그 앞에 펼쳐질 삶은 하얀 도화지다. 무엇을 그리더라도 지울 수 있고, 덧칠 할 수 있기 때문.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오정훈(화홍중3)군을 만났다. 이제 시작이기에 도화지에 그려진 목표는 수정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가 노력으로 그려가는 밑그림은 탄탄하기만 하다.
최상위 성적의 비결-A4를 가득 채운 정리노트
지난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해 냈다는 정훈이. 공부 방법을 묻자 ‘학교공부를 따로 하기보다는 수업시간에 선생님 설명에 집중하고 필기를 열심히 했다’는 예상 가능한 답을 들려준다. 좋은 성적의 비결을 남다른 집중력이라고 결론을 내릴 때 즈음, 숨겨뒀던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매 시험 3주전부터 학과목을 정리해 온 A4용지 묶음이었다.
머릿속으로 암기를 하면서 정리해내는 노트 덕에 그는 최상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작년에 처음 정리를 시작했을 때는 마인드맵을 그려보기도 하고 나름의 정리방법을 찾는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그러면서 화살표와 다양한 색깔을 이용한 정리법으로 완성시켜 나갔다. “그루학원에서 정리하는 수학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을 혼자서 꼼꼼하게 정리해요. 중요도에 따라 다른 색깔을 사용합니다. 시험 직전에는 가장 중요한 색깔만 훑어보면 되니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척 보기에도 일목요연하고, 중요도에 따른 깔끔한 요약정리는 애쓴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정훈이는 기타 과목은 정리만으로도 만점이 가능했단다. 하지만 국어, 사회, 역사, 과학 등의 주요과목은 완벽 정리 외에 스스로 서술 문제를 만들어 공부하는 등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전해준다.
꿈 앞으로 전진! - 다양한 비교과 활동
공부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다양한 활동들로 경험과 사고의 폭을 넓혀가는 정훈이다. 시작은 진학하고 싶은 영재고나, 자사고에서 요구하는 비교과 영역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지만 그를 영글게 하고 있다.
장안청소년문화의집에서 영어학원에 함께 다니는 친구들과 만든 ‘영어토론동아리’ 활동을 한다. 한 달에 2번씩 모임을 갖는데, 돌아가면서 주제를 정해 영어로 토론을 하고 있다. 말하기, 쓰기 능력의 향상은 물론이고 토론의 승패를 떠나 다양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유익하다. 영어 토론을 하지 않는 주에는 영어토론동아리 친구들 중에서 이과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수학동아리’를 만들어 따로 모인다. ‘수학동아리’라는 수학올림피아드 문제를 모아 놓은 책은 창의적인 문제가 많은 편. 이 책에서 자기가 맡은 문제를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고 풀이해 나간다.
이런 토론 실력은 수원시토론대회에 학교대표로 참가해 상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평소 요약정리의 달인 포스를 유감없이 발휘한 이날 최종발언을 맡아 토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정훈이의 토론실력,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다. “주말에 책을 읽고 신문 스크랩을 하면서 자료를 수집합니다.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시사문제에도 관심이 생겨 할수록 재미있어요.” 즐기는 자만큼 잘 할 수 있는 자는 없을 터.
그 외에도 ‘영재학급’과 교내 동아리인 ‘화홍중 과학자반’에서의 흥미로운 실험 등도 꿈에 다가가게 한다.
병원에서의 봉사 - 꿈을 완성시켜가는 과정
정훈이의 최종적인 목표는 의대에 진학하는 것. 영재반에서 돼지 심장을 해부했는데 인체를 포함한 생물학에 관심이 많아졌다.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의사라는 꿈이 정해지자 동수원병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중2부터 시작한 병원봉사는 두 달에 3~4번씩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차트 정리, 병실 청소, 환자의 말벗되기, 휠체어 밀기 등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지원하는 과는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의사가 되려는 꿈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병원 봉사는 스스로에게 어떤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요.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힘든 일이 생기면 많이 먹고, 탁구를 열심히 치면서 잊어버린다는 긍정적인 정훈이.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 미래이기에 오늘도 희망차기만 하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tip -정훈이의 정리노트 따라 잡기
국어: 교과서 본문 내용의 이해는 필수. 교과서를 여러 번 읽어 내용을 숙지한다. 평소 책, 신문 등을 많이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어: 문법은 예문과 함께 꼼꼼히 정리한다. 선생님이 강조한 단어, 숙어뿐만 아니라 교과서에 나온 것은 모두 정리 후 암기한다. 본문은 암기를 목표로 학습한다.
역사: 흐름을 알고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암기한다.
사회: 그래프, 도표, 지도 등을 잘 정리한다. 국어처럼 평소의 신문 읽기가 도움이 된다.
과학: 공식은 무조건 정리해서 암기한다. 문제에 따라 공식의 적용이 다르므로 정확하게 알아야 시험에서 실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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