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초등학교 6학년 서휘륜 학생이 지난 5월 5일 서울시가 주관하는 ‘2012년도 서울시민상’ 시상식에서 어린이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봉사협동, 효행예절, 어려운 환경극복, 글로벌 리더십, 창의과학예술 등 5개 분야 총 39명의 수상자 중 창의과학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아이디어와 다양한 활동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휘륜군을 추천한 목동초등학교 교사들은 뛰어난 과학적 창의력과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능력 등을 추천 이유로 꼽았다는데…. 궁금한 마음을 가득 담고 휘륜군의 집으로 리포터가 직접 찾아가 보았다.
내 꿈은 생명과학자
창의사고력대회(동상), 2011 대한민국 창의력올림피아드 겸 세계 DI대회(글로벌상), 제35회 전국 초중 학생 발명글짓기 만화 공모전(동상), 강서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과학 분야(수료), 창의적 산출물대회에서 4학년으로서 유일하게 동상 수상, 제2~3회 원자력 올림피아드대회 금상 은상 수상, 대학부설 서울교육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과학심화 과정 수료, 과학탐구 대회에서 1위로 우수 표창 수상, 강서교육지원청 주최 탐구토론대회 동상, 자연환경탐구대회 장려상, 창의적 산출물대회 동상, 행정안전부 위촉 녹색지킴이로 안양천 보존 활동에 앞장 섬.
창의과학예술분야에 추천을 받기 위해 휘륜군이 서울시에 제시한 지난 2011년의 수상경력이다. 이쯤 되면 목동의 학부모들이 생각하기를 ‘아이 스스로 만든 스펙이라기보다 엄마의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기 쉬울 터. 리포터도 엄마의 정보력을 기대하며 집으로 방문했지만 기대는 예상 밖이었다. 휘륜군의 엄마 심은정씨는 아이에게 이것저것 챙겨줄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맘이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스펙을 아이 혼자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휘륜군의 꿈은 생명과학자다. 어렸을 때부터 곤충을 좋아해 곤충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곤충이 있어 생물학자로 꿈을 바꾸었다. 생물학자가 되기 위해 생물과 관련된 이런 저런 책을 읽다 유전자 조작이나 게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생명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굳히게 되었다. “생명과학자가 되면 어떤 것을 연구해보고 싶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유전자’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한다. “사람이 늙는 것이 텔레미어 세포 때문인데 이 세포가 분열되고 짧아져서 노화가 일어나고 결국 사람이 죽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텔레미어를 조작하면 사람이 늙지 않게 되고 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휘륜군은 백과사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전자사전에서 ‘ㄱ’부터 순서대로 읽는다. 어느 날 책에서 텔레미어 세포가 자주 발견이 되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 백과사전에서 ‘세포주기성’에 대해 읽게 되었다. “같은 종류의 세포는 찾아가는 능력이 있다는데 텔레미어 세포도 인위적으로 몸속에 집어넣으면 세포끼리 찾아가는 성질 때문에 분열의 속도를 늦추어 사람의 노화를 더디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도마뱀붙이를 이용해 접착제를 발명하고 싶었는데 어느 날 청청 벽력같이 신문에 ‘00 연구팀 도마뱀붙이 응용 강력한 접착패치 개발’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른 것을 생각하다 텔레미어 세포→세포주기성→세포끼리 찾아가는 특성을 연관시켜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계획에까지 이르렀다.
과학적 창의력과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집념
휘륜군의 어릴 적 모습은 어땠을까? 엄마 심은정씨는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게 있으면 끝까지 해결하고야마는 집념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어느 날 식당에 갔는데 색색 깔의 슬러시에 관심을 보였어요. 슬러시를 섞으면 어느 색이 가장 아래로 갈까? 층층이 무지개 슬러시를 만들 수 있을까, 무슨 맛일까, 어떻게 될까에 몰두해 식당에 있는 슬러시를 주인 몰래 컵컵이 담아와 섞어보더라고요.” 그 외 ‘내일은 실험왕’ 책 뒤에 있는 실험은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학원가는 길에 개미를 관찰하다 차를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대학교영재원 수업에서도 끝까지 남아 질문하고 히드라까지 분양을 받아 집에서 관찰하며 영재원 수업 때 배운 것을 확인했다. 엄마가 혹 싫어하는 내용을 연구할 때면 수행평가라 거짓말하고 밤새 만들고 뜯고 실험하고를 반복했단다. 이런 호기심이 휘륜균의 화려한 스펙의 결과가 아닐까.
그럼 휘륜군은 누구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을까? 발명가인 전윤선 교감과 고등학교 교사였던 할아버지라 소개한다. 장손이기도 한 휘륜군은 “할아버지가 편찮으신데 상을 받아 보여주면 기뻐서 병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는 말에 진한 감동이 전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대상을 받은 소감에 대해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대상에 뽑혀 정말 기쁘다”며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대상은 처음인데 상금이 없어 아쉽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더불어 목동의 또래 친구들에게 “아직 꿈이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면 꿈을 먼저 정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준비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권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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