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문학’. 강원도교육청은 2012학년도부터 문학영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수학, 과학 중심의 영재교육 벗어나, 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진행되는 영재교육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문학이라는 특성이 말해주 듯, 단순히 글 쓰는 법을 배우는 교육은 아닐 터. 과연 어떤 학생들이 모여 어떤 수업을 듣고 있는지 생생한 수업 현장을 찾아가보았다.
글을 쓰는 일이 즐거운가.
매주 토요일, 창의교육지원센터 ‘문학영재교실’에는 학교에서 글 좀 쓴다는 5,6학년 초등학생 15명이 모여든다. 가장 멀리 인제에서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는 희은이와 글을 쓰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정윤이, 유일하게 책 읽기를 싫어하는 민경이, 자연 속에서 글감을 찾아내는 재미에 푹 빠진 정민이, 그리고 유일한 남학생인 원준이까지 모두가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아이들이다. 작가는 물론 작사가, 아나운서, 선생님, 변호사, 외교관까지, 문학영재라고 해서 작가가 되고 싶은 아이들만 모였으리라는 기대는 그야말로 편견이었다.
꿈도 성향도 제 각각인 아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글 쓰는 일이 즐겁다는 것. ‘문학영재교실’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조성림 시인은 “자연과 삶과 꿈과 인생이 자연스럽게 연계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글입니다. 때문에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글 쓰는 즐거움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엔 차고 넘칠 수 있도록 삶과 글의 근본을 알려주는 것이죠”라며 아이들의 글에 물길을 터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학을 감상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가.
살짝 엿본 조성림 시인의 수업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했다. 화면 가득 안도현 시인의 ‘저녁밥’이라는 시를 펼쳐놓고 시 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저녁밥 먹는 풍경을 한번 떠올려 보자”라는 말과 함께 시 속에 숨겨진 뜻을 하나하나 찾아낸다. 그야말로 한 편의 시가 한 폭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순간. 읽으면 읽을수록 맛있다는 시의 세계에 잠시 함께 들어갔다 왔다.
이렇게 ‘문학영재교실’ 수업은 단순히 글쓰기를 배우는 곳이 아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통해 문학을 제대로 감상하고 감수성을 높여간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 아이들의 대답 역시 신선했다.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접하고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됐어요.” “직접 글을 쓰는 작가선생님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점을 배우죠. 신기하고 재밌어요.” “지금까지 써보지 않았던 새로운 글을 쓰게 됐어요.” “주변에서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모두 관찰하게 됐어요.”
문학영재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문학영재교실’은 내년도에 졸업으로 인한 결원 보충인원을 선발한다. 춘천, 홍천, 철원, 화천, 인제, 양구 지역 초등학생 4~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사관찰추천제에 의해 선발되며, 포트폴리오와 문학실기검사, 심층면접을 준비하면 된다.
강원도춘천교육지원청 장기묘 장학사는 “독서습관과 독서량, 사물의 관찰력, 감수성과 인성 등을 살펴보면 내 아이가 문학영재가 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학영재에 도전하고 싶다면 올바른 독서습관을 형성하고 각종 문학관련 대회에 참가해볼 것을 추천했다.
문의 250-9407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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