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 전북이 ''딱''입니다"

전국 농촌유학시설 50% 차지 … 전북도 ''농촌유학 1번지'' 지원

지역내일 2012-06-19
전북 임실군 신평면 대리초등학교. 지난 2009년 신입생이 끊겨 재학생이 17명으로 줄었다. 
폐교 위기에 몰리자 농민들이 나섰다. 주민들이 땅을 마련하고 임실군청이 건축비 2억원을 지원해 ''대리마을유학센터''를 지었다. 
흙벽돌과 나무 등 친환경 건물에 공부방과 침실을 갖췄다. 유학생들은 이 센터에서 기숙하면서 대리초등학교에 다닌다. 학교 텃밭에 옥수수와 고구마를 심고 닭 등도 키운다. 주민 4명이 ''엄마품 온종일 돌봄강사''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의 숙제와 독서를 지도하고 영어와 컴퓨터를 가르친다. 
소문이 나면서 유학생들이 늘었다. 대리마을로 귀농한 가정이 15가구에 이르렀고, 폐교 직전이던 대리초등학교는 재학생이 74명으로 늘었다. 주민들은 농업법인을 세워 흙담 집을 짓고, 마을에서 키운 농산물을 학교와 유학센터에 공급한다. 학교가 살면서 농민과 지역이 살아나고 있다.
귀농·귀촌 대신 아이만 농촌마을에 보내 6개월 이상 생활하면서 농촌학교를 다니는 ''농촌유학''이성과를 내자 전북도가 팔을 걷고 나섰다. 전북을 ''농촌유학 1번지''로 만들겠다며 수도권과 도시 초·중학생 유치에 나선다. 
도시민들을 상대로 SNS 유학 정보 마케팅에 나서면서 7~8월 중 팸투어를 운영하고 10월 중 농촌유학 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당장 전북도청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농촌유학 원스톱 서비스 창구를 운영한다. 
전북엔 이미 9개 지역에서 센터와 농가주택을 활용한 ''농촌유학''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07년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연 완주군 고산면 산촌유학센터를 시작으로 임실 대리마을유학센터,  장수군 번암면 철딱서니학교 등에서 72명이 생활하고 있다. 유학센터 별로 4~10명 정도 생활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시설에서만 35명 정도 더 생활할 수 있다. 
김제와 진안, 군산 등 6개 지역도 마을회관이나 학교 관사를 유학센터로 개조할 의향을 갖고 있어 400여 명 이상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이 내는 생활비(월 40만 ~ 80만 원)는 농촌마을을 살리는 종자돈이 된다. 방과후 학교·돌보미 등 일자리를 늘리고, 학교와 유학센터에 필요한 식재료와 생활공간을 만드는 농촌회사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농촌 유학사업은 지자체의 유력한 농촌활력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전국 농어촌 유학시설은 8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5개로 늘었다. 민간 차원으로 진행하다 보니 35곳 중 17개 시설만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이인재 기획관리실장은 "전국에서 실제 운영 중인 농·산촌 유학센터 17곳 가운데 9곳이 전북에 있다"면서 "검증된 사례가 충분한 만큼 유학생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도와 교육청, 시·군 모두에서 함께 제정해 가겠다"고 말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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