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100명이 태권도 배우는 대화동 ‘김재훈태권도장’

태권도는 아이들만 한다는 편견 버려요

지역내일 2012-06-16

어른 100명이 태권도 배우는 대화동 ‘김재훈태권도장’
태권도는 아이들만 한다는 편견 버려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른들이 도장을 꽉 메우고 태권도를 배우는 모습은 여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백병원 뒤편에 있는 ‘김재훈태권도장’에는 성인 수련생만 100명이 넘는다. 주부, 대학생, 직장인 등 구성도 다양하다. 20대에서 50대까지 연령이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여성들의 비율이 높다. 무예라서 거칠고 힘들 것 같은데 한 시간 가량 수련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 수상한 태권도장의 정체는 뭘까.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5개국 15개 지관 운영
우리나라는 태권도 종주국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태권도를 즐기는 성인 수는 극히 적다. 다른 나라에서 온 쿵푸, 무에타이를 즐기는 이들은 많은데 태권도가 취미라는 어른은 찾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김재훈 태권도장은 희귀한 사례다. 원로 태권도인들이 찾아와 수련 장면을 보고 눈물을 훔친다는 곳. 김재훈태권도장은 어떻게 생겨난 곳일까.
태권도 하면 ‘꼬마들이 배우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1950~60년대의 태권도는 성인 위주의 강한 기술을 수련하는 무예였다. 1970~80년대 들어서 스포츠화 되면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급격히 확산돼 점차 지금의 형태로 굳어졌다.
김재훈 씨는 미국 MIT 대학을 다니며 교내 태권도 클럽의 수석 사범을 지냈다. 태권도를  알리고 싶어 1974년 보스톤에 김재훈태권도장을 세웠다. 1979년에는 미국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2003년에는 싱가포르를 비롯해 2004년 일산, 2010년 유럽 아일랜드와 지난해 상해까지 세계 5개 나라에 15개 지관을 두고 있다.


창헌류로 재미있게 태권도 수련
김재훈태권도장에 가면 외국인 수련생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 영어를 가르치려고 한국에 온 이들이다. 영국에서 온 존 데이빗은 4년 째 한국에 머물고 있다. 건강과 유연성을 기를 수 있는 운동을 찾다 지난 1월 말 태권도를 시작했다.
존은 어릴 때 유도를 배운 적은 있지만 태권도는 전혀 몰랐다. 그는 “배워보니 매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 재미있고, 인내심도 길러져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재훈태권도장에 다니는 외국인 수련생은 20여 명, 한국인 성인은 90여 명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태권도가 정말 재밌다”고 했다. 이들을 끌어들이는 김재훈태권도장의 매력은 바로 창헌류에 숨어있다.



위급상황에 쓸 수 있는 실용적인 태권도
김재훈태권도장의 성인부 수업은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30분은 워밍업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5분가량 수준별 기술을 배운다. 이때 창헌류 품새를 배운다. 창헌류는 정통 태권도에 가장 가까운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복 이후 태극품새가 생겨나기 이전에 수련했던 것으로 실전적이며 강했던 태권도를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영례 씨는 5년 째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수영, 헬스, 에어로빅, 호수공원 돌기 등 여러 운동을 해봤죠. 태권도는 성취감이 커요. 일반 도장과 달리 창헌류 품새를 가르치는데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좌절도 하지만 목표의식도 생기죠.”
최 씨는 창헌류 품새를 배우며 급했던 성격을 다잡을 수 있었다.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공통점은 하나, 배우는 일을 즐긴다는 점이다. 그는 “학습적인 도장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아들부터 엄마까지 가족 무예로 좋아
성인부 수업의 마무리는 배운 동작을 복습 시연하는 것이다. 쑥스러워 바닥만 보기도 하고 잘한 날은 박수를 기대하기도 한다. 잘 모르는 것은 고수들에게 물어 배우기도 하고 틀려도 격려 받으며 힘을 낸다. 김재훈태권도장의 수련 분위기는 한 시간 내내 밝고 명랑했다.
“큰아이를 초등학교 3학년 때 보냈어요. 동네에 있는 도장에 비해 넓고 쾌적한 환경이 마음에 들었죠.”
신혜영 씨는 아이들을 먼저 보내다가 마음에 들어 직접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어느덧 일 년 째,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엄마가 된 것이 뿌듯하다. 이제 중2, 3학년이 된 아이들은 아직도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성인반을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밤늦게 학원을 마치고도 운동을 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그는 옆차기와 돌려차기 기술을 가장 좋아하며,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집에서도 훈련을 하고 있을 정도로 태권도에 푹 빠져있었다.


스트레스 풀고 체지방 줄여줘
창헌류는 위급 상황에서 스스로 보호할 수 있을 만큼 실전적인 동작들로 이루어져 있다. 발만 사용해야한다는 규칙도 없다. 김재훈태권도장에서는 아이들이라도 대련 시 모두 머리 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다. 규칙이 없는 실전에 대응할 수 있는 무예로 실용적이다.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을 필수 요소로 순발력, 민첩성, 조정력을 두루 발달시켜준다. 명상 등 정적인 활동과 지르고 차고 기합 넣는 동적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발산시켜 준다. 체지방을 줄여주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최시해 사범은 “유산소 운동에 새로운 품새를 배우는 점이 김재훈태권도장의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반복해야 하는 지루함이나 운동센터의 시끄러운 음악소리 대신 서로 도와가며 배우고 익히는 도장의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오성희 매니저도 “헬스보다 타격감이 있고 거칠지 않으면서도 몸이 좋아지는 것이 태권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인 교류 활발한 도장
지난 3월 김재훈태권도장에 특별한 꼬마 손님이 찾아왔다. 상해에서 온 10살 어린이 황준토다. 쭌토는 김재훈태권도 상해지관에서 가장 높은 빨간띠다. 방한 당시 창헌류의 태극 8장을 수련하고 있었다. 광동화, 푸동화,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쭌토의 방문은 초등부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5개 나라에 지관을 두고 있어 김재훈태권도장에는 국제적인 교류의 기회가 많다. 매주 토요일에는 외국인 사범들이 영어로 레크레이션을 결합한 어린이 태권도 수업을 진행한다. 일산서구 일대에 차량을 운행하고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31-915-8558 www.tkd-korea.co.kr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