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녹양동 김란 주부
제목: 만금을 주고 산 이웃
이웃의 개념이 점점 희박해져 가는 아파트 문화, 이웃 사촌은 커녕 '백촌' '무촌'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이웃 간의 간격이 자꾸 벌어지는 요즘이다. 이러한 가운데 색다른 이웃 만들기의 주인공이 있다길래 찾아가 보았다.
녹양동 김 란 주부(36세).
그녀가 남편의 직장을 따라서 의정부에 이사온 지는 4년째다.
정감있게 살던 부평을 떠나기가 수월치 않았다고 한다. 처음 온 이곳의 풍경은 교통이나 쇼핑, 문화 시설이 열악한데다 연고지도 아니어서 외롭고 힘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이웃들의 도움으로 좀더 빨리 이곳에 정을 붙이게 되었죠"하며 조용히 차를 내놓는다.
그녀가 이웃과 사귀고 또 좋은 이웃이라는 칭찬을 받는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요리솜씨가 특출난 그녀는 반찬하나를 해도 네 식구가 먹기에 버겁도록 넘치게 한다.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것이다. 또 가끔 특별요릴 할라치면 미리미리 연락을 해서 함께 모여 나누는 별다른 정의 소유자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이웃의 아기를 봐주는 일이다. 훌쩍 커버린 두 자녀를 두었지만 아기보기는 여느 엄마보다 한 수 위라고 한다.
사정이 생겨 잠시 외출해 있는 동안 아이를 맘 편하게 맡길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신뢰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는 적잖은 경제적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담담하게 "늙기 전에 이런 일이 생겨서 그래도 감사해요. 앞으로 다신 이런 일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이제 그녀의 바램은 남편이 십여 년 이상 구상해온 자신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착수하는 것과 두 자녀의 건강하고 올바른 성장이다.
중종때 학자 김정국은 ' 천금으로 밭을 사고, 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는 시를 남겼다.
그녀가 만금을 주고 산(?)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이웃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여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지런한 치아로 연신 환하게 웃는 김 란씨의 얼굴엔 따습고 진한 정이 내년 봄의 개나리로 이미 피어있었다.
김윤희 리포터 uneekim@hanmail.net
제목: 만금을 주고 산 이웃
이웃의 개념이 점점 희박해져 가는 아파트 문화, 이웃 사촌은 커녕 '백촌' '무촌'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이웃 간의 간격이 자꾸 벌어지는 요즘이다. 이러한 가운데 색다른 이웃 만들기의 주인공이 있다길래 찾아가 보았다.
녹양동 김 란 주부(36세).
그녀가 남편의 직장을 따라서 의정부에 이사온 지는 4년째다.
정감있게 살던 부평을 떠나기가 수월치 않았다고 한다. 처음 온 이곳의 풍경은 교통이나 쇼핑, 문화 시설이 열악한데다 연고지도 아니어서 외롭고 힘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이웃들의 도움으로 좀더 빨리 이곳에 정을 붙이게 되었죠"하며 조용히 차를 내놓는다.
그녀가 이웃과 사귀고 또 좋은 이웃이라는 칭찬을 받는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요리솜씨가 특출난 그녀는 반찬하나를 해도 네 식구가 먹기에 버겁도록 넘치게 한다.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것이다. 또 가끔 특별요릴 할라치면 미리미리 연락을 해서 함께 모여 나누는 별다른 정의 소유자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이웃의 아기를 봐주는 일이다. 훌쩍 커버린 두 자녀를 두었지만 아기보기는 여느 엄마보다 한 수 위라고 한다.
사정이 생겨 잠시 외출해 있는 동안 아이를 맘 편하게 맡길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신뢰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는 적잖은 경제적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담담하게 "늙기 전에 이런 일이 생겨서 그래도 감사해요. 앞으로 다신 이런 일을 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이제 그녀의 바램은 남편이 십여 년 이상 구상해온 자신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착수하는 것과 두 자녀의 건강하고 올바른 성장이다.
중종때 학자 김정국은 ' 천금으로 밭을 사고, 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는 시를 남겼다.
그녀가 만금을 주고 산(?)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이웃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여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지런한 치아로 연신 환하게 웃는 김 란씨의 얼굴엔 따습고 진한 정이 내년 봄의 개나리로 이미 피어있었다.
김윤희 리포터 unee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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