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잿더미에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이제는 자신들의 기적을 꿈꾸는 후발주자들의 경제성장 교과서과 된 우리나라의 저변에는 부존자원의 부재를 뛰어넘기 위한 정부 주도의 전략적 산업투자와 끊임없는 ‘인적자원’의 육성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거시경제의 3주체인 정부, 기업, 가계 전 부문에서 강조되는 교육에 대한 신념과 열정을 발판으로 우리나라는 빈약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며 탄탄한 제조업 바탕의 수출 중심 경제구조로 발전해 왔다.
현재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세계경제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져가고 있으며 총성 없는 국제무역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영어에 대해 전대미문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간 믿기 어려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천문학적 규모의 영어 사교육 시장에서 반증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영어에 대한 접근이 토익, 토플 등 점수위주의 ‘능력’ 시험에 편향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상일 뿐 아니라 경제성장 잠재력을 좀먹는 비효율적인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를 벗어나거나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얘기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한국적’인 현상이며 구태의연한 것인지 깨달을 것이다.
얼마 전 이공계 박사이신 학부모와 그분이 느끼는 영어교육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를 나준 적이 있다. 그분에 따르면 자신의 분야는 일정한 이론과 실험에 의해 측정과 예측이 가능하지만 인문적인 것은 도통 그렇게 되질 않으니 답답하다는 것이다. 이공계에 무지한 필자도 그 부분은 심히 공감한다.
언어는 수학이나 과학처럼 접근해서는 곤란하며 계량화 하거나 단기간 내에 성과를 측정하려 하면 분명 득보다 너무 많은 실을 경험하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언어는 개인의 인생과 집단의 문화를 투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생과 문화를 단순히 숫자로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이 얼마나 근시안적이며 위험한 발상인지를 인지하면서 왜 우리 사회가 앞장서서 영어를 숫자놀음으로 서열화 하는 데 사용하는 지에 대해 큰 물음표가 생기는 것이다.
영어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은 대한민국에서 ‘영어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당연시 되고 있다. 하지만 영어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과 접근이 바뀌지 않는다면 등골이 휘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희생이 무색해질 뿐 아니라 인적자원이 거의 전부인 대한민국의 미래도 그리 밝지 못할 것이다.
이-챕터스 전주센터 김병남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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