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산책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 공연

편견으로 가득한 삶에 질문을 던지다

지역내일 2012-06-11

뮤지컬 산책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 공연 
화려하고 진지한 대형 블록버스터 뮤지컬 
편견으로 가득한 삶에 질문을 던지다
 


우리는 대부분 소문을 믿는다. 소문은 추측과 의심의 단계를 거쳐 확대, 재생산 된다. 진실은 결국 왜곡되기도 하고,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제로 남기도 하며 역사가 되기도 한다. 같은 일도 입장과 처지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니 때론 선과 악도 종이의 앞뒷면처럼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뮤지컬 <위키드>는 그런 우리의 삶에 일침을 날린다. 그래서 화려하고 다채로운 무대를 즐기며 연신 탄성을 자아내지만 심장 한 쪽은 아픈 소리를 삼킨다. 무대가 끝나고 기립박수를 열심히 치게 되는 건 단지 공연의 웅장한 스케일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 때문도 아니다. 모처럼 진지한 가슴의 울림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즈의 마법사> 프리퀄 

뮤지컬 <위키드>는 도로시,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 등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과거의 이야기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 『사악한 서쪽 마녀의 생애』를 토대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대학 동창인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이 이야기 중심에 있다 보니 여성극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엘파바가 왜 오즈의 서쪽 나쁜 마법사가 되었고, 글린다가 동쪽 착한 마법사가 되었는지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극은 더 이상 여성들만의 소소한 우정이나 사랑을 다루고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소외감이 심하고 불같은 성격을 지니게 된 엘파바. 하지만 그녀는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정의로운 캐릭터이다. 금발미녀 글린다는 아름다운 외모에 부모의 재력까지 갖추었지만 사실은 백치미 가득한 허영덩어리다. 그렇게 전혀 다른 두 소녀가 오즈의 나라에서 인정받는 마녀가 되고 각각 선과 악의 상징이 되어 오즈의 나라 역사를 써내려 간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무대 

뮤지컬 <위키드>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2003년 초연해 9년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던 작품이다. 2004년 토니상을 비롯해 그래미상, 드라마데스크상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총 35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한국 무대에 오르고 있는 <위키드>는 호주 버전. 이 프로덕션에서 4년 간 호흡을 맞춘 젬마 릭스(엘파바 역)와 수지 매더스(글린다 역)는 환상적인 실력과 호흡을 선보인다. 여기에 무대 천정에 매달린 길이 6미터짜리 드래건 머신과 수천 개의 비눗방울을 뿌리는 버블머신, 10미터가량 하늘로 치솟는 플라잉, 54번의 무대 전환, 594번 바뀌는 조명은 2시간 40분의 긴 무대를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선과 악, 누가 그것을 규정지을 수 있을까? 

처음에 글린다와 엘파바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존재처럼 보인다. 각자 집에 편지를 쓰며 룸메이트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적대감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자신의 장난 때문에 엘파바가 창피를 당하자 글린다는 미안한 마음에 엘파바를 돕게 된다. 그 후 깊어지는 둘의 우정. <위키드>는 두 사람의 우정을 통해 우리가 규정짓는 선과 악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성장드라마 같기도 하고, 여성극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한 <위키드>. 그러나 극에 몰입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모든 이야기가 편견(피부색, 혹은 동물)이나 대립적인 시각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연이 끝난 후 많은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뮤지컬 <위키드>. 가족이든, 친구든 함께 본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진지한 공연이다. 국내 종연날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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