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남포동 거리에 얽힌 추억 한 편쯤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터. 세월이 흘렀어도 그 거리는 여전히 활기차다.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장사해온 베테랑 사장들과 이제 막 세상에 나와 인생을 배워가는 신세대들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깡통시장·국제시장. 오감이 즐거운 시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쇼핑천국 깡통시장
깡통시장
온갖 휘황찬란한 물건들이 객들을 유혹하는 깡통시장(부평시장). 어지간한 참을성이 없으면 쥐도새도 모르게 계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곳이다.
깡통시장은 군용 물자를 비롯해 갖가지 상품들이 밀수입되면서 형성된 시장으로 전쟁 직후 미군부대에서 나온 통조림 등 깡통제품을 많이 취급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양주, 의류, 장식품, 액세서리, 잡화, 식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볼거리, 먹을거리로 유명한 깡통시장 내에서 요즘 가장 따끈따끈한 반응을 얻고 있는 곳은 길거리 ‘총각커피’점. 커피, 설탕, 프림을 적절한 배합으로 타주는 ‘삼박자 커피’가 즐비한 시장에서 원두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훈남 총각들이 내려주는 커피는 대박을 터트렸고 터를 잡은 지 10개월째라는 박태권(24), 최성은(24) 군은 방송도 타는 유명 인사가 됐다.
총각 커피의 핸드드립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진하고 고소하면서도 쌉사르한 맛이 별다방 아이스아메리카노 저리가라다.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안 넣고 마셔야 진짜 커피라고요? 그런 거 다 허세예요. 본인한테 맞는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예요”라며 명쾌하게 소신을 밝히는 총각사장님. 바닥부터 올라가자며 의기투합한 두 친구의 최종 목표는 번듯한 외식업체 경영이란다.
깡통시장 내 총각커피 사장님들
국제시장
깡통시장 바로 옆 신창동에는 국제시장이 있다. 광복과 함께 귀환동포들이 생활근거지로 모여들어 터를 잡고 노점을 차림으로써 형성된 시장이다. 주로 기계 공구·전기 전자류·주방 기구·의류 등을 판매하며 1~6공구로 나누어져 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에 식용품·농수축산품·공산품 점포들이 들어서 있는데 대략 1500여 칸의 점포가 있다.
갖가지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국제시장에서도 먹자골목의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삼오오 둘러 모여 골라먹는 재미가 충만한 곳이다. 당면·충무김밥을 파는 골목과 팥빙수·팥죽을 파는 골목, 부침개와 오징어무침, 순대 등을 파는 골목으로 나눠져 있다.
리포터가 주로 이용하는 곳은 부침개와 오징어무침 등을 파는 61번집이다. 감칠맛 나는 특제소스는 한약제와 멸치, 다시다 국물에 간장 약간이 비법이라고. 기름진 부추전을 담백하게 만들어 주는 이 소스는 짜지 않아 세 숟가락 넣으면 딱 알맞다. 숙성시켜 버무린 고추장 양념 오징어무침도 새콤달콤 맛나다. 무엇보다 친절한 사장님 내외 덕분에 다시 찾을 맛이 난다.
국제시장 먹자골목
국제시장·깡통시장 주변 돌아보기
국제시장 건너편 보수동 책방골목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헌책방골목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하려는 손님들과 함께 책방골목 자체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부산 시민들의 휴식처인 용두산공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시원스레 펼쳐진 부산항을 조망할 수 있는 부산타워와 무료전시관, 꽃시계, 용탑 등이 잘 가꿔져 있다.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부산근대역사관, 임시수도기념관, 백산기념관도 빼놓지 말자.
재래시장 즐기기 tip
· 단골 되기
눈도장을 찍어 사장과 친해지기. 덤은 물론이거니와 질좋은 상품을 내어 준다.
· 전문 시장은 일찍 가기
자갈치시장처럼 전문성을 갖춘 시장은 도매 위주이기 때문에 새벽에 가면 좋은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확률이 높아진다.
· 첫손님일 경우 웬만하면 흥정 말고 구입하기
재래시장일수록 첫 손님에 민감하다. 첫 손님을 놓치면 하루 장사에 지장이 있다는 생각에 사장은 알아서 잘해주기 마련. 가격 흥정을 원한다면 다른 시간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 편한 복장, 충분한 현금
재래시장은 동선이 길어지기 마련. 편한 복장에 큼지막한 장바구니는 기본 필수품이다. 여전히 카드가 안되는 곳이 있기에 넉넉한 현금 지참이 현명하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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