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변호사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국내에서 첫 승소판결을 받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판결이 유사 집단소송은 물론 소비자의 권리주장에 적잖은 파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일주일 내내 언론사의 인터뷰만 했을 정도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 유능종 변호사를 만나보았다.
항소심 결과 집단소송의 선례 될 듯
작년 7월, 네이트와 싸이월드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킹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네이트 회원인 유 변호사는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해 회원(네이트) 입장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주)를 상대로 법원에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구지법 김천지원 구미시법원이 유 변호사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상대방이 과실이 없다는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고 1심이라 가볍게 대처한 것 같다”는 유 변호사는 “처음에 그냥 가볍게 진행했는데 승소판결이 알려지면서 파급효과가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SK컴즈에서 항소심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소심의 결과를 예상할 순 없지만 집단소송의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과가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집단소송 재발을 막는 수단
이번 판결로 인해 이와 유사한 집단소송도 활발해지고 있다. 유 변호사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다른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데 현재(7일) 2000여명의 피해자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집단소송은 여러 명이 모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주로 피해자가 많고 보상금액이 낮을 때 최소비용으로 쉽게 소송에 참여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죠.”
유 변호사는 “과거에는 권리주장을 위해 주로 개인이 소송을 제기했다면 요즘은 집단소송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소송이 용이하고, 소비자의 권리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솔로몬 왕처럼 지혜롭고 현명하게 살자’는 것이 좌우명인 유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구지검, 김천지청 검사를 역임했고 2004년 변호사를 개업했다. 현재 구미시 봉곡동 그의 사무실에서는 크고 작은 민사, 형사, 가사, 등기, 경매, 기업소송, 법률자문 등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 변호사는 “개인정보 유출은 보이스피싱이나 사생활이용 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인터넷을 이용할 때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되는 것이 개선되어야 한다”며 “소비자가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사업자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집단소송이 피해보상보다는 정보유출 재발을 막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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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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