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관광행정, 과시성 한탕주의로 흐르나?
"''바람의 언덕''인지 ''돌밭의 언덕''인지 모르겠다."
거제의 대표적인 여행지인 ''바람의 언덕''을 보고 하는 하소연이다. 거제시의 관광정책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어 씁쓸하다.
남부면 도장포 바람의 언덕이 몸살을 앓고 있으나 이러다할 관리가 되지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에 따르면 방문객 폭증으로 인해 바람의 언덕의 훼손상태가 심각하다는 것.
발길에 밟혀 풀들은 죽고,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가 하면 비오는 날이면 진탕길이 된다. 진입로와 산책길 대부분이 이러하며 곳곳이 돌밭이 됐다.
김대표는 이번 봄에라도 잔디를 이식하고 출입금지 라인을 설치하는 등 제대로 관리하였다면 바람과 풀이 어우러진 말그대로 바람의 언덕이 될수 있었는데 안타깝다는 것.
수차례 시에 대책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으로 변화가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바람의 언덕을 보면서 거제시의 관광행정이 과시성, 한탕주의로 흐르고 있지 않은지 되짚어보게 된다.
숱한 비판과 우여곡절끝에 막을 내린거제세계조선해양축제(5월3일~7일)는 5일동안 37여억원(기업지원금 입장료수입 등 포함)의 예산을 썼다.
들어간 예산에 비해 무엇을 얻었는지 많은 시민들은 의아해 한다. 일각에서는 밤하늘에 폭죽으로 펑펑 다 날렸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당초 행사목적이었던 조선도시 브랜드 이미지 향상, 관광산업시너지 효과 등을 제대로 살렸는지 의문이다.
시는 2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장승포호국평화공원을 건설할 계획이다. 흥남철수작전과 관련 후세교육과 거제도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지만 논란에 휩싸여있다.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있어야 관광자원이 된다는 토목적인 발상의 하나다. 관광을 내세운 천문학적 예산의 백분의 1이라도 바람의 언덕에 투자하면 안되는가?
지금은 바야흐로 토목적 사고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심으로 나아가는 시대다.
점점 관광은 대규모 기념물이나 주어진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보러 가는, 단체관광이 아니라 스스로 볼거리와 스토리를 찾는 ''창조적인 여행''으로 바뀌고 있다.
가까운 통영의 벽화마을 동피랑이 그렇고,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바람의 언덕이 그렇다.
바람의 언덕이 돌밭의 언덕, 흙밭의 언덕이 돼 가는 것은 단순히 관광객의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다. 초록의 풀밭과 바다와 바람이 주는 근원적인 여행지로서의 가치의 문제다. 원종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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