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백설공주’
유쾌하고 화려한 반전 판타지 어드벤처
어린 소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동화 ‘백설공주’가 유쾌하고 화려한 판타지 어드벤처로 찾아왔다. 왕비의 계략에 당하기만 하다가 왕자의 키스로 겨우 살아나는 착하고 수동적인 백설공주가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능동적인 현대 여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반전을 거듭하며 유쾌한 웃음과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 영화 ‘백설공주’는 봄날의 신선한 자극이었다.
‘백설공주’, 200년 만에 현대판으로 재탄생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백설공주입니다.”
백설공주를 시기한 왕비는 독이 든 사과를 공주에게 먹여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깊은 잠에 빠뜨린다. 하지만, 백마 탄 왕자의 키스로 잠에서 깨어난 공주는 왕자와 행복하게 살았다. 200년을 이어온 그림형제의 ‘백설공주’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현대판으로 재탄생했다. 여행 중인 발렌시아 왕국의 앤드류 왕자(아미 해머)는 숲 속에서 일곱 명의 난쟁이 도적떼를 만나 굴욕을 당하고 왕비(줄리아 로버츠)를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파산 직전인 왕비는 인생역전을 꿈꾸며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왕자와의 결혼을 추진한다. 하지만 왕자는 백설공주(릴리 콜린스)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왕비는 자신의 계획 실현을 위해 백설공주를 없애려고 한다. 일곱 난쟁이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구한 백설공주는 무술을 익히고 왕비의 마법에 맞서 싸워 왕국을 되찾는다.
청순한 공주는 당찬 공주로, 사악한 계모 왕비는 미모 가꾸기와 쇼핑 중독으로 파산 직전에 놓인 푼수 왕비로, 백마 탄 왕자는 돈 많고 잘 생긴 실수 연발 매력남으로, 탄광에서 일하던 일곱 난쟁이는 도적떼로 변했다. 고전의 캐릭터를 현대에 맞게 모두 변화시켜 관객들에게 유쾌한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환상적인 의상 퍼레이드와 궁정 무도회
영화 ‘백설공주’의 감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화려한 의상이다.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에이코 이시오카가 그의 천재적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판타지 세계를 더욱 부각시킨 의상을 만들어냈다. 영화 속 백설공주의 의상은 모두 네 벌이다. 순진한 공주일 때는 파스텔 톤의 소녀풍 드레스, 왕자를 만날 때는 순수한 흰색 드레스, 난쟁이가 만들어 준 전투복, 마지막의 화려한 웨딩드레스, 이 네 벌의 의상만으로도 공주가 겪는 삶의 단계가 잘 드러난다. 왕비의 화려한 의상이나 엑스트라의 다양한 의상 또한 감탄의 대상이다.
수백 명이 등장하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궁정 무도회 장면도 빠뜨릴 수 없다. 우아한 음악과 화려한 무도회 의상은 관객들을 동화 속 축제 분위기에 젖어들게 한다. 거대하고 화려한 뮤지컬 무대에서 춤추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화려한 색채와 조명이 어우러져 관객들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한다.
동화 속 공주는 가라!
모든 백성이 행복했던 왕국이 왕비의 사치로 인해 처참하게 변한 것을 알게 된 백설공주는 왕국을 되찾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거듭하며 무술을 연마한다. 또 고난도 검술을 선보이며 왕비의 마법으로 움직이는 숲의 괴물과 사투를 벌인다. 영화 속 백설공주는 동화 속의 공주가 아니다. 공주, 왕자, 일곱 난쟁이, 그리고 괴물이 펼치는 액션장면은 마치 한 편의 멋진 서커스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왕자의 도움을 받기보다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백설공주의 모습에도 동화 속 공주의 모습은 없다. 공주는 왕자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구원의 키스도 기다리지 않는다. 영화 속 공주는 순수하면서도 단호하고, 여린 외모지만 강한 자립의지를 갖고 있다. 또한 정의롭고 지혜로우며 친화력이 강하다. 왕국의 리더로서 손색이 없는 자질을 갖춘 진정한 리더였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