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푸른 지구별을 꿈꾸며

지역내일 2012-06-05

몇 칠 전 저녁,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현상으로 아까시 꿀 양봉농가들이 수확량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봄꽃 소식은 남쪽에서 올라가고 가을단풍 소식은 북쪽에서 내려온다는데 올해는 아까시 꽃이 전남 지역과 강원도 지역에 한꺼번에 피어버린 것이다.
꽃 피는 마을 따라 이동해가며 한 달여 동안 아까시 꿀을 채취하던 양봉농가들과 꿀벌들이 옮겨 갈 시간이 없어져 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지만 자연현상이니 원망 할 대상도 없다.
언제부터일까?
사람들 사이에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라는 이야기들이 오고 가기 시작 한 것은.
서민들 식탁을 오르내리던 흔하디흔한 명태가 현상금을 걸 정도로 귀해 졌다가 결국은 동해바다를 다 뒤져도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했다.
2060년이면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가 되고, 북극곰은 결국 멸종하고 말 것이며 올 해는 지진과 태풍과 홍수와 가뭄들이 더 심해질 거라는 불안한 이야기들이 현실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화엄경에 보면 제석천 궁전이야기가 나온다.
궁전에는 아름답고 푸른 구슬그물(인드라망)이 드리워져 있는데 그물코를 이루고 있는 투명구슬 하나하나는 서로서로를 비춰가며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한다.
정신과 물질, 시간과 공간, 사람과 자연이 서로 투영되어 생성하고 변화하며 온 우주 삼라만상 어느 한 가지도 관계를 떠나서 혼자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한다.
이렇듯 지구 공동체를 한 몸 한 생명체로 생각한다면 일본의 대 지진이나, 바닷물에 잠겨 점점 사라져 가는 투발루가, 지금 이순간도 가뭄과 기아로 7초마다 한 명의 어린 목숨이 사라져가는 아프리카의 슬픈 현실이 이젠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물코를 이루는 구슬이 하나 둘 무너지면 결국은 인드라망도 사라지고 말테니 결국은 같은 지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기후변화는 그렇게 사방에서 점점 사람들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그렇다고 사나워지는 지구환경이 무서워 미리 겁을 먹지는 말자.
내 일이 아니라고 무심하게 덮어 두지도 말자.
아직 함께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게 남아있으니 가까이에 있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 갈 푸른 지구별을 살리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하나씩 늘려가는 것은 어떨까!
젊은 그대여!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가방에 담자.
종이컵은 오래 된 나무의 목숨 값이니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실 때에도 당당하게 내 컵을  내밀어보자. 그대는 지금 보루네오섬의 나무 한 그루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알뜰한 그대들이여!
비닐봉투 대신 에코 장바구니를 들어보자.
장보기는 꼭 먹을 만큼만, 먼 나라에서 온 먹을거리 보다는 가까운 먹을거리를 담아보자!
우리가 먹고 버린 음식물이 온실 가스를 내뿜으니 음식물 쓰레기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범인 중 하나이다. 또 그 처리비용만 해도 1년에 18조가 드는데 그 돈이면 우리 아이들 대학까지 무상교육 할 수 있는 금액과 별 차이가 없다.
이제 알뜰한 그대의 선택과 손길이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희망을 틔워줄 것이다.


출근 길 가방 속에 손수건 두 장과  텀블러를 넣는다.
조금 춥게! 조금 덥게!
내가 조금만 불편하면 지구 저 쪽에서 누군가 절망을 털고 일어나지 않을까?


여름 아침, 그대들과 다시 푸른 지구별을 꿈꾼다.



전라북도 자연환경연수원 환경강사 전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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