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 함께 행복을 꿈꾸는 ‘대안교육’

부모의 깊은 성찰과 실천적 결단 필요해

지역내일 2012-06-05 (수정 2012-06-05 오전 1:02:19)

학교 폭력과 왕따 등 어려운 교육 현실에서 대안을 찾고자,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예전에는 일부의 선택에 불과하던 대안학교가 이제는 보다 많은 학부모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학부모도 늘어났다. 특히 대안학교가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난 학생이 가는 곳이라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대안교육은 학생의 개성과 인성을 중시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꿈을 찾는 아이들의 또 다른 선택으로 여겨진다. 대안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실천적인 결단도 필요해 보인다.


* 전북동화중학교. 
  교과체험학습인 인절미 만들기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짓지하다. 

부모의 이중적인 교육관에서 벗어나야
창의적인 교육의 선택, 또 다른 교육의 기회로 받아들여지는 대안학교, 그 배경엔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위기의식이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신향철씨는 대안교육 운동가이자 자녀를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까지 대안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다. 그는 서울에서 귀농을 결심하고 자녀를 6개월간 일반 학교에 보낸 적이 있다. 초등 6학년 때 시골로 전학 온 아이는 ‘전학을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
“아이가 6개월간 일반 학교를 다녔는데, 힘들어 하더군요. 아이가 힘들다고는 했지만, 그 실정을 잘 몰랐습니다. 실제 학교를 가보니 교사와 아이들 사이에서 ‘잘 살고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 교육이 집중되어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 아이를 일반 중학교에 입학시킬 자신이 없었죠.”
대안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아주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흥미롭다고 말한다. 학부모인 그 역시 행복해 보였다.
“지금의 학교 교육은 아이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공부를 시킵니다. 현재가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는데 말입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감수성으로는 대안적인 공부를 찾지만, 현실성에서 제도권 교육을 추구합니다. 대안학교를 찾는 부모라면 자기의 깊은 성찰을 하고 대안교육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을 품을 수 있는 특성화 교육
현재 도내에는 도교육청에 인가된 대안학교가 5곳이 있다. 대개 학년별 2반씩으로 한 반 학생 수는 20명 정도이다. 대안학교도 학교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학교 수업은 지식 교과, 감성 교과, 자립 교과와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구성되었다. 또 농사와 생태체험, 미술, 음악 등 다양한 특성화 교육을 받는다. 무엇보다 특성화 교육의 제1교육이념으로 학생들의 꿈과 바른 인성을 길러내며 마음 공부로 스스로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대안학교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국어,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다. 이 같은 교과목은 대안학교에도 엄연히 존재한다. 다만 입시 공부를 하지 않을 뿐이다. 대신 농사, 목공예, 도예, 예체능 등의 특성화 교육과 체험 학습이 활성화돼 있다.
이런 특성화 교육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간다. 


* 전북동화중학교 학생들이 오리농법으로 논에 오리를 방사하며 
  자연친화수업을 하고 있다. 

기다려주며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들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는 김혜영(44)씨는 대안학교를 “아이의 자율성을 길러주는 곳”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자녀가 감성이 풍부한 아이인데, 공교육의 치열한 경쟁에서 상처 받는 모습을 보고 대안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했다. 개개인의 감성이나 개성을 이해해 주는 이 교육이 만족스럽다고.
학습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부모는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대학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자유롭게 크는 과정에서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Mini interview 전북동화중 박병훈 교장
부모부터 자녀의 개성과 적성을 이해해 줘야 



획일적이고 제도권의 입시위주교육에 맞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제도권 교육에 맞지 않는다고 나쁜 아이는 아닙니다. 학창시절 삶이 행복해야 하는데, 아이들의 개성과 특성을 무시한 교육으로 아이들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80%의 아이들은 상위권 아이들의 들러리를 서고 있는 입장이죠.
다행스럽게도 요즘 사회적 변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의 개성과 특성을 살려 특성화 교육에 관심을 보이고 있죠. 제도권 학교에서는 성적이 낮으면 아이의 자존감도 떨어지죠. 일반 학교는 아이의 현재 모습을 평가하지만, 대안학교는 아이의 미래 모습을 평가합니다.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이가 대안교육을 받고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대안교육에 앞서 먼저 부모님들이 가졌던 사회적 통념을 버려야 합니다. 아이의 개성과 적성을 찾아주는 게 부모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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