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 시계가 7시를 넘어가자 쌍용동에서 복사기 전문 임대업을 하고 있는 박중신(40)씨는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오늘은 공연 연습이 있는 날. 다가오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국립박물관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천안팝오케스트라가 초대되어 공연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박씨가 일을 서둘러 마치고 신부동 연습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단원 모두가 모여 각자의 파트를 연습하고 있었다. 연습실을 가득 메운 사람들과 악기들이 뿜어내는 연주소리를 들으니 몸속의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는 기분이다.
지휘자의 지휘에 맞추어 연주곡 연습까지 모두 마치니 이미 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하늘을 날 듯 하다. 고교시절 관악부 활동을 통해 클라리넷을 배웠지만 그동안 한 번도 연주할 기회도 없었고 음악과는 떨어져 지내고 있었던 그가 4년 전 우연히 천안팝오케스트라를 알게 되었다. 일을 마치고 월요일, 목요일 저녁 단원들과 함께 연습하며 키워온 실력이 이제는 제법 큰 무대에 설 정도로 늘었다.
음악 통해 친목도모와 사회봉사 실현
천안팝오케스트라는 2006년 7명의 인원이 모여 ‘천안팝스 앙상블’을 결성, 2007년 ‘천안팝오케스트라’로 개명하여 지금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 대학전공자, 군악대 전역자, 학창시절 관악부 졸업생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친목도모와 사회봉사라는 목표를 가지고 천안 아산 지역에서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5월 태조산 시민공원에서 첫 연주 ‘천안시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청소년 가요제, 흥타령축제, 성불산 산사음악회, 불당마을축제, 아산 신정호 가을음악회, 32사단 군부대 위문공연, 천안상록리조트 초청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정기연주회를 1년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에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진행했다. 1000원씩 받은 공연 입장료는 전액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사용하고 장애인협회 문화행사, 상록리조트 어린이날 공연,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 등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재능기부 나눔콘서트 열어
오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야(夜)호(好) 문화공감 행사가 진행된다. 행사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천안팝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진행된다.
이날 공연에서는 Korean Sound Collection Ⅲ <이문세>, 콘체르토 다모레(Concerto D'' Amore)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애니메이션 주제가 메들리와 동요 민요 메들리 등 어린이와 가족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쉽고 친근한 클래식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천안팝오케스트라 권종안 단장은 “단순히 개인의 취미 생활로 음악이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과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힘이 되어 준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뿌듯하다. 앞으로 좀 더 많은 공연을 통해 재능 기부를 실천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함종렬 지휘자는 “여러 가지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를 조화시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음악을 통해 하나 될 수 있어 좋다.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서 나 자신의 소중함과 전체가 이루는 하모니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하며 누구든지 관심 있는 사람은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의 : 천안팝오케스트라 523-2345(단장 권종안 011-421-4517). 카페주소 http://cafe naver.com/pops2007
글 주평탁 pyongtak21@hanmail.net
재능 기부란 =
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개인의 이익이나 기술개발에만 사용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기부형태를 일컫는다. 즉 개인이 가진 재능을 사회단체 또는 공공기관 등에 기부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각자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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