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원여중의 강원행복⁺학교 1년을 돌아보며
교사, 학생 중심 위주의 활동 모색…비선호 학교에서 인기학교로 탈바꿈
북원여자중학교는 2011년 처음 시행된 강원행복더하기(⁺)학교로 원주에서 유일하게 시범학교로 선정된 후 학생과 교사가 주체가 되는 학교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1년간의 시도였지만 이미 그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년 동안의 성공적인 시도를 바탕으로 올해로 2년째 행복한 학교의 기초를 다지고 있는 북원여중의 행복 찾기 여정을 따라가 보았다.
● 수업 연구하는 교사들
공개수업 현장
북원여중(교장 엄재석)은 학교의 본질적 가치 회복에 가장 큰 방점을 찍었다. 유진영 교사(강원행복⁺ 북원여중 운영부장)는 “학교 교육 성공의 열쇠를 선생님에게서 찾았다”며 “이를 위해 교사의 전문성 향상과 학생 중심의 교육 활동의 기초를 다지는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북원여중은 매주 수요일 ‘수업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은 모든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업공개를 진행한 후 수업내용, 수업방법, 학생들의 배움의 상황, 교과 간 소통 등 다양한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연구수업과 다른 점이라면 교사가 얼마나 수업을 잘했는가가 평가 대상이 아니라 학생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는가, 어떻게 배웠는가를 평가한다는 점이다.
유진영 교사는 “교사들이 본연의 임무인 수업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행정사를 도입해 교사를 잡무로부터 해방시키고, 업무중심 교사 조직을 교수학습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생 중심의 현장교육
수학여행 체험 활동
학생 중심의 교육 활동을 위해 토론식 수업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준비하는 교사도 학생도 수업을 준비하기에 아직은 버겁지만 토론 수업을 확대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북원여중의 실험이 처음부터 학부모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엄재석 교장은 “학부모들의 경우 아무래도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올해 2월 열린 ‘강원토론학교 원탁토론광장’에서의 성과였다”고 말했다. 북원여중 학생들은 이날 신찬미 학생의 대상 수상을 비롯해 2명의 학생이 최우수상까지 거머쥐면서 4개 상 중 3개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엄 교장은 “평소에 꾸준히 시도해온 평원여중의 토론식 협력학습 수업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2학년 수학여행을 ‘학급별 테마여행’으로 계획을 잡고 구체적인 여행지와 체험활동 내용을 학급 담임과 학급회의를 통하여 선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학급별 수학여행 기획단을 구성하여 문화해설사 역할, 자료집 준비 등 수학여행을 스스로 준비하고 경험하게 하였다. 그 결과 1그룹‘과학, 자연, 문화의 만남’, 2그룹‘문화와 역사가 함께하는 기행’, 3그룹‘중원에서 만나는 문화와 자연’이라는 주제로 수학여행을 실행했다.
다녀 온 후 만족도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평균적으로 80%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학생들은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한 수학여행 체험에 대해 “내가 모르는 것을 알게 되어서 기쁘고 새로운 경험인 것 같았다”, “여러 곳을 보고 체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는 등의 소감을 쏟아내며 호응을 보였다.
●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
북원여중은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와 학부모, 학생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가 효과적이라는 공감대를 확보하고, 3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원주시민연대에서 지원하는 문화시민학교를 열어 원주문화체험을 실시하였다.
1학년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에는 월정사의 ‘문수청년회’ 도움으로 자아존중감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3학년은 YWCA에서 경제교육 통해 학생들의 용돈관리부터 미래에 필요한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있다. 화장품 사용에 대하여 제대로 교육해주는 학부모교사도 있어 여러 방면에서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이루어지는 교육이 실현되고 있다.
● 아름다운 지구인, 북원여중 학생들
쓰레기 성상조사 활동 중인 학생들
교무실에 마련된 분리수거함. 분리수거는 교무실과 교실을 가리지 않고 세밀하게 품목을 나눠 철저하게 진행된다.
북원여중의 또 하나의 자랑은 계발활동 부서인 동시에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아름다운 지구인’활동이다. 분리배출 동영상 자료를 제작하여 분리배출 방법을 알려주는가 하면, 원주환경사업소를 견학하여 원주의 쓰레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학생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아름다운 지구인’을 학급별로 구성하여 청소 시간에 분리배출 품목에 대한 안내, 지도 및 계측 활동을 하며, 쓰레기 감량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기 위한 쓰레기 성상조사(쓰레기의 종류 및 양에 따라 학급과 학교에서 어떤 품목의 분리배출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시설을 구비하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여 분리배출 품목과 방법에 대해 이해하면서, 쓰레기의 대부분이 분리 수거되어 재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 원주시가 주최하는 ‘쓰레기 없는 학교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비선호 학교에서 최고 인기 학교로
북원여중의 행복한 학교 실험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원행복⁺학교가 시행되기 직전 북원여중은 초등 6학년들의 학교 선호도 조사에서 꼴찌를 달리던 비선호 학교였다. 엄재석 교장은 “50%를 넘지 못했던 초등 6학년들의 1지망 지원율이 올해에는 100%를 넘어섰고, 이 때문에 7학급에서 8학급으로 학급수를 늘렸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엄재석 교장은 “생각을 바꾸고 체계를 바꾸는 일이 금방금방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정했으니 꾸준히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의 행복한 터전, 교사들의 보람찬 일터로 학교가 자리잡기까지의 여정에 북원여중을 비롯한 강원행복⁺학교의 시도가 얼마나 힘을 더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원행복⁺학교 란?
강원행복더하기(⁺)학교는 혁신학교의 강원도형 모델로, 지역 특성에 맞는 강원도형 맞춤식 학교 운영을 통해 행복한 학교, 함께 하는 강원교육 구현을 목적으로 2011년부터 시작되었다. 입시 위주, 점수 위주의 학교 현장을 개선해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창조적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1년 강원도에서 북원여중을 비롯한 6개 학교가 선정되었으며, 올해 27개교가 추가로 지정되어 현재 총 33개 학교에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원주에서는 올해 교동초등학교와 서곡초등학교가 새로이 선정됐다.
과거의 혁신학교가 명령하달식 체계였다면 강원행복⁺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학교 현장을 바꿔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운영방식을 철저히 학교에 맡기고 있다. 강원교육청은 교육과정이나 학사 운영 및 교원 인사에 학교장의 자율․책임 경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교원의 자율성 강화 및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행정사를 도입하는 등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교수․학습활동 중심의 학교 운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연수를 시행하는 등의 행․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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