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와 열정으로 뭉쳐 글로벌 리더의 길을 연다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비영리 모의유엔 단체 ‘GLIS MUN''

지역내일 2012-06-04

<글리스 모의유엔(GLIS MUN)>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전형과 특기자전형 등의 수시 전형이 확대되면서 교내외 비교과 스펙 준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자질과 잠재력이 키워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학생들의 자질을 키워주기 보다는 학생부나 자기소개서 등에 한 줄 올리기 위한 점수나 결과 위주의 스펙 만들기 사교육이 넘쳐난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모의유엔 대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2년 전 결성된 ‘글리스 모의유엔(GLIS MUN)''(이하 ''GLIS MUN'')이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MUN''으로 MUN계에 혁신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소개한다.


모의유엔회의(MUN)란?

MUN은 Model United Nations의 약자로 ‘모의유엔회의’로 번역된다. 각국의 외교관들이 참여하는 UN(United Nations, 국제연합)의 회의를 학생이 주체가 되어 가상으로 진행하는 대회이다. MUN은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 호주, 네덜란드 등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하나의 위원회에 배정되며 대표하게 될 하나의 국가를 배정받는다. 그리고 각 국가의 대사로서 그 국가의 입장을 대변하며 회의에 참여한다. 각 위원회에서는 각기 다른 국제적 이슈를 다룬다. 여기서 국제적 이슈란 아프리카 난민을 위한 대책 수립,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방안, 자원을 둘러싼 지역적 갈등 해소 방안 등 국제적으로 중요시되는 문제들을 일컫는다. 

실제 UN회의를 경험해보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MUN은 학생들에게 국제사회의 이슈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회의 중의 토론과 로비활동 등 상호간의 교류를 통해 공적인 장소에서의 의사소통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결의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는 공식적인 문서의 작문 능력과 국제 이슈에 대한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즉, MUN을 통해 학생들은 국제적 문제에 대한 관심 제고 및 자기발전의 기회를 갖게 된다.


GLIS MUN은 어떻게 시작됐나



MUN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커지자 대학, 언론, 기업 등의 이름으로 주관하는 다양한 대회들이 생겨나면서 여러 가지 모순이 발생했다. 참가자들은 턱없이 비싼 참가비, 영어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어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참가할 수 없는 현실, 숙박을 제공하지 않아 지방 학생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상황, 청소년 눈높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프로그램 등을 문제점으로 체감했다. 

이러한 모순을 느낀 청소년들이 뜻을 모아 2010년 2월 GLIS(Global Leaders'' Interactive Society)를 조직했고 같은 해 3월 23일 첫 총회를 열었다. 당시 사무국 인원은 15명으로 서울, 대전, 부산 등 전국 각지의 유능한 청소년들로 구성되었다. 당시 사무차장을 맡았던 GLIS의 이원준 대표이사는 “당시 국내에 많은 모의유엔 대회가 열리는 상황에서 GLIS가 얼마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겁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GLIS만의 스타일로 대회를 준비해나갔고 성공적인 첫 대회에 이어 2~4회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거대한 스폰서도, 막강한 재력도, 충분한 인력도 없이 학생들이 조직한 GLIS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GLIS MUN은 무엇이 다른가

GLIS MUN이 다른 MUN과 차별화되는 점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GLIS 사무국 출신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7인의 이사를 제외하면 4인의 감사와 14명의 사무국원은 전원 고등학생이다. GLIS는 고등학생도 경험과 훈련으로 성인이나 전문가와 견줄만한 업무처리능력, 상황대응능력, 전문성 등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무를 맡는 사무국 임원을 모두 고등학생으로 구성했다. 단, 사무국원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미성년자의 한계(정식계약의 체결 등)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사무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둘째, 수익창출 및 분배를 목적으로 대회를 운영하지 않는다. 이는 GLIS 설립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이다. 청소년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대회를 운영했을 때 최상의 질을 갖출 수 있다는 신념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대회 후 잔금이 발생하면 다음 대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금과 기부금으로 전액 사용한다.

셋째, 소수에게 국한된 참여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개최되는 대부분의 MUN 활동은 언어장벽으로 초보자들이 발을 들여놓기 어려운 실정이다. GLIS MUN에서는 한국어위원회와 영어위원회를 동률로 개설·운영함으로써 언어장벽으로 회의에 참가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했다. 또한 대회 구성원(사무국, 의장단, 참가자, 스태프)을 공모지원제로 선발함으로써 ‘공정한 기회의 확대’라는 이념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운영한다.

이 대표는 “GLIS의 활동이 학생들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는 일부 기관에는 매서운 충고가 되고, 참가 학생들에게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GLIS MUN V’ 코엑스에서 만난다

학생들의 열정으로 MUN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GLIS가 오는 2012년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제5회 대회인 ‘GLIS MUN V''를 개최한다. 회의 장소는 코엑스 컨퍼런스 룸이고 숙소는 올림픽파크텔이다. 참가자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전기와 정기모집이 모두 마감되었고 현재 후기모집 진행 중이며 이 또한 조기 마감을 앞두고 있다. 

참가대상은 이사회 11명, 사무국 14명, 의장단 약 25명, 대사단 225명, 스태프 27명 등 중고등학생 약 300여명이다. 의장단은 각 위원회별 의장을 맡은 사람들로 일반 참가자(대사단)보다 엄격한 교육을 실시한다. 일주일에 2~3번 온라인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여러 차례의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원활한 회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훈련한다. 대사단은 7월 22일 코엑스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며 이후 의장단과 온라인으로 2회 정도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GLIS MUN V'' 참가신청은 홈페이지(http://glis.or.kr)에서 가능하며, 위원회별 의제 및 구체적인 교육내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준 대표이사(서울대 정치외교학부 2학년) GLIS 운영소감>

GLIS 결성 후 첫 대회였던 ''GLIS MUN 2010''에서 사무국 관리국 사무차장으로 활동했다. 8월에 열리는 첫 대회를 준비하며 5월초까지 대회 장소도 정해지지 않아 시간에 쫓기면서도 업무분담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정신없었던 시기였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사무국 활동을 하며 느끼고 배운 결실이 있었다. 

1. 시간 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점점 시간 관리법에 능숙해졌다.

학업 이외의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시 나는 고3 수험생이었기 때문에 학업과 일에 대한 적절한 시간 안배가 중요했다. 잠자는 시간, 노는 시간을 줄이기보다는 공부할 때 멍하니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야간 자율학습을 해보면 분명히 책은 펴놨는데 끝나고 보니 참고서는 3-4장 밖에 안 풀어져 있고 ''아 나 진짜 뭐한 거지’하는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오는 상황을 경험하곤 한다. 이런 경우를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집중력도 상당히 향상되었다.

2. GLIS MUN은 ''정의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GLIS MUN은 어느 정도 틀이 잡힌 상태지만 처음엔 백지와 다름없었다. 한국어위원회와 영어위원회의 동률 개설, 실제 UN 부서와 동일한 국별 명칭 사용 등 GLIS MUN을 기존의 MUN과 차별화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정의되지 않은 상태''의 힘이 컸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획이 현실이 되어 갈 때의 성취감과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GLIS는 지금도 정의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특히, GLIS가 개최 대회의 범위를 넓히기로 하면서 백지의 사전에 적을 수 있는 내용은 몇 십 배로 커졌다. 이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3. 희생정신과 책임의식을 기르는 훌륭한 장(場)이었다. 

300명이 넘는 인원을 통솔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편안은 희생해야 하고 책임감도 필요하다. 고교 시절 나는 기숙사에서 침대 옆에 전등 스위치가 있는데도 불 끄는 게 귀찮아서 후배를 시켰을 정도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고 한 번 자면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잠이 많았다. 

그런데 대회기간 3일 동안은 다크서클을 땅에 끌고 다니면서 몸에 상처가 나기도 했고, 구두 한 쪽 굽이 떨어져서 빨리 뛰려고 다른 한 쪽 굽을 떼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회를 마치며 참가자들로부터 “지금까지 참가한 MUN 중 ''GLIS MUN 2010''이 제일 좋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피로, 스트레스는 눈 녹듯이 사라졌다.  

4. 무수한 실패를 경험할 수 있었다. 

즉흥적으로 처리하는 업무가 많았으므로 실패가 많은 건 당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의 후원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기명후원에 그쳤고, 다른 수많은 기관과의 후원 업무에서 쓴 맛을 봐야 했다. 사무국 내부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중도하차한 사무국원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슬럼프였다. 일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GLIS MUN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슬럼프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됐지만 지금도 ‘내가 슬럼프를 이겨내지 못하고 사무국을 나갔다면''이란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다른 사무국원들이 업무를 떠안으며 피해를 봤을 테고, 지금 이사회에 오기까지의 소중한 경험들을 모두 놓쳤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무수한 실패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에디슨이 9천 번 실패한 전구 실험에서 전구가 작동하지 않는 9천 가지 방법을 알아냈듯이, 나는 실패를 통해 적어도 ''일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여러 방법''을 알 수 있었고 실패에 당황하지 않고 성공 방법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되었다.


<임동영 국제이사(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1학년) GLIS 운영소감>

나의 고등학교 활동은 GLIS라는 네 글자로 설명된다. 처음 일할 때는 회의감에 빠지기도 했다. 학교 수업 중에 수시로 처리할 일이 생겨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고, GLIS MUN 사무부총장으로서의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에 활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내가 정말 가치 있는 활동을 하고 있나’하는 갈등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GLIS는 조금도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어려움이 없으면 배움도 없다. GLIS가 내겐 그랬다. 어려움이 많은 만큼 업무적으로, 인간적으로 배운 점들이 너무 많다. 많은 어려움의 극복 끝에는 밝은 미래가 보였다. GLIS의 소중한 경험으로 대학 입시는 물론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고등학생으로서 그런 배움을 얻을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단순히 GLIS MUN 개최를 목적으로 활동했는데 한 걸음씩 걷다보니 지금 나는 GLIS의 국제이사로 일하고 있다. 모의유엔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계획이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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