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이 엄마 되기’의 저자 신선화씨는 “다른 엄마들과 만나서 같이 아이들을 풀어 놓고 소통하면 그게 바로 좋은 양육”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한 경쟁 속에 눈앞에 보이는 결과들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즘 엄마들이 이 생각에 동의할까?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생각해보면 ‘내 아이’를 넘어 ‘우리의 아이들’을 모두 행복하게 키워야 하는 이유가 절실해지기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범함 엄마들이 모여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노는 ‘앞짱도서관’ 품앗이 동아리. 작은 도서관에서 발견한 큰 희망 이야기를 시작한다.
엄마는 선생님, 친구들은 형제죠~
퇴계주공아파트 6단지에 자리 잡은 ‘앞짱도서관’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품앗이 동아리 회원들이 언제나 책을 읽고 신나는 놀이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아이들의 또랑또랑한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즐거운 수업을 이끌어가는 진행자는 다름 아닌 엄마 선생님. 어느 전문가도 부럽지 않다.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엄마들의 숨겨진 능력이 발휘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어요. 그런데 이제는 삶의 활력소라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동아리 엄마들은 함께 모여 수업 내용을 의논하고 돌아가면서 수업을 진행한다. 대부분의 사교육과는 달리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무엇을 가르치기 보다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도서관 가자’라는 말에 ‘야호!’를 외친다.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됐고, 친구들과 어울려 사회성을 배운다. 무엇보다 많은 이모들과 친구 형제들을 갖게 되었다. “동아리 친구들은 꼭 형제 같아요. 신기하게 먹을 것도 꼭 나누어 먹고, 다른 곳에서 만나도 서로 의지해요. 참 큰 선물이죠.” “바로 앞집과도 왕래하고 살지 않는 세상에 정말 좋은 이웃사촌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어요.”
‘남의 아이’가 ‘우리의 아이들’로 변하다.
품앗이 동아리 회원들이 도서관에서만 모이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는 함께 도시락을 싸서 야외로 나가기도 하고 공연을 보러 가기고 한다. 아빠들의 힘까지 보태 캠프를 진행하기도 했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도 함께 모이면 십시일반으로 진행된다. 엄마들은 짐을 덜 수 있고 아이들은 더욱 즐겁다.
하지만 품앗이 동아리의 가장 큰 힘은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의 아이들’을 향한 엄마들의 마음이다. “요즘같이 날씨 좋은 날이면 단지 내 놀이터에서 매일같이 도서관 친구들을 만나게 되요. 예전 같으면 내 자식만 챙겼겠죠. 하지만 이제는 동아리 친구들 뿐 아니라 놀이터에 있는 모든 아이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앞짱도서관’ 품앗이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김지희(43)씨 역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한 것은 아이들의 인성과 사회성이 영글어간다는 점이예요. 그것이 내 아이만이 아니고 우리의 모든 아이들이였으면 한다”며 엄마가 행복하고,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우리 동네가 행복하다면 우리 아이들은 절로 행복해 질 것 이라고 했다.
품앗이 동아리 회원이 되고 싶다면
현재 ‘앞짱도서관’ 품앗이 동아리는 보물섬(4세), 짱돌(4,5세), 놀짱(5세), 가랑비(6,7세)가 운영 중이며, 짱돌을 제외한 모든 동아리가 소수 인원을 추가 모집 중이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연령의 아이들이 모여 신설 동아리를 만들 수 있다.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화요일 11시에 진행하는 ‘북스타트 책놀이’에 참가해 볼 것. 현재 동아리를 운영하는 엄마들이 수업을 진행하므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의 253-1592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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