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대항하정외과 윤진석원장
치질 수술은 남에게 터 놓고 말하기 어려운 질환이기도 하지만 일반인에게 통증이 심하고 재발이 많다고 알려져 있어 쉽게 수술을 결정하지 못하고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여러 치질 치료가 다량으로 잘못 알려져 있어 일반인들이 쉽게 혼동하거나, 잘못된 치료로 증세를 더 심하게 하기도 하는 것들이 모두 치질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치질의 치료에서 수술만큼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치료는 아직 없다.
치질 수술은 외과 전문의면 처음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전공의 시절 환자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많은 수술 ? 위, 간, 췌장, 소장, 대동맥 등- 에 대부분을 소비하기에 실제 치질 수술 정도야 못할게 뭐 있나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면할수록 어려워 지고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봉착하는 것이 치질 수술이다. 아마도 치질 수술을 시행하는 대부분의 외과전문의는 한번쯤 고민했을 문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치질 수술은 보기와 달리 전문성이 요구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왜 어려운 위암 수술은 할 줄 알면서 치질 수술은 어렵게 느끼냐는 것이다. 실제 치질 수술의 술기가 다른 외과적 수술에 비해 더 난이도가 어렵던지 고도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외과의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많은 경험을 못한 것도 있지만 치질 수술의 근본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두려움 때문이다. 즉 항문이 좁아지거나 변실금이 생기거나 재발하거나 하는 등등 의 문제들이 그것이다. 이런 것들은 다른 수술과 달리 즉각적으로 환자들이 깨닫게 되고 의사에게 불평을 늘어 놀 수 있는 것들이다.
과거 내가 전공의 시절(가끔 말씀하시지만) 교수님도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 치질을 완치 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가능한 최소한의 수술을 해라” 라고… 그만큼 교수님들도 치질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외과 전문의가 되고 대장항문을 전공하면서 조금씩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환자들은 가능한 아프지 않으면서 완치되는 수술을 받고 싶어한다. 그것에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최선의 치료는 해야 되지 않나? 라는 정말 기본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환자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주면서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가가 오늘의 화두이다.
필자가 많은 수술을 해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치질 수술은 한가지 방법을 고집해서는 절대 환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론적으로 치질을 치질 그 자체로 보지말고 환자에 따라, 치질의 모양이나 생긴 부위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면 그만큼 환자의 만족은 높아지고 완치의 기회는 더 커진다는 것이 필자의 요지다. 나는 이것을 맞춤 치질 수술이라 부르고 싶다. 맞춤 치질 수술은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수술법을 적절한 시점에 시행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추구하면서 최소한의 통증과 치유기간을 필요로 하는 수술 방법이다. 즉 한가지의 치질 수술 방법만을 알고있어서는 절대 시행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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