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료생활협동조합(민들레의료생협)은 2002년 8월 설립했다. 대전 대덕구 법동에 의원, 한의원, 치과, 검진센터 등을 운영하다 지난 3월 서구 탄방동에 제2의료기관인 ‘둔산민들레’를 개설했다. 2007년 노동부의 인증을 받았으며, 2011년엔 대전시가 뽑은 우수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됐다.
의사란 ‘환자를 응원하는 지지자’
“아이가 병원 가는 것을 무척 싫어했는데 민들레의료생협을 와 보고 달라졌어요.”
감기 때문에 민들레의료생협을 방문한 아이 엄마의 말이다. 아이는 아기자기하게 꾸민 사랑방 같은 대기실에서 엄마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진료 차례를 기다린다.
한의원의 경우 친환경 인증(ISO9001, ISO14001) 유기농 한약재를 사용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물론 유기농 한약재는 일반 한약재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단점이 있지만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한약재를 바꿨다. 이것은 조합원이 주인인 의료생협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병민 민들레의료생협 전무이사는 “민들레의료생협의 조합원과 의료진은 서로를 가족처럼 생각한다”며 “따라서 환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응원해 함께 병을 이길 방법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일례로 조합원 중에 탄방동 민들레에 출자금을 쾌척한 어르신의 사례를 들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안과를 찾은 김 모 할아버지는 의사가 권하는 백내장 수술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나 민들레의 의료진과 상의한 끝에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증상이 그리 심각하지 않았고 혼자 살고 있는 김 할아버지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던 의사의 따뜻한 격려 때문이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김 할아버지는 큰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다. 또한 그 때 의료진으로부터 받은 응원에 큰 힘을 얻어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민들레의료생협 이용을 권하고 있다.
다른 생협과 달리 민들레의료생협은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대안병원, 우리 힘으로 만든다
민들레는 치료보다 예방중심의 활동을 중시하고 조합원과 의료진이 협동해 민주적인 운영을 해나간다. 의료진은 진료 후 치료에 대한 여러 방안을 제안해 환자가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언한다. 조합원들은 건강 소모임을 만들어 활발하게 교류하며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건강실천단’은 아프기 전에 예방하자라는 취지로 꾸려진 소모임이다. 8주 동안 만성질환 환자들을 일정 프로그램에 따라 생활하게 하여 달라진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일명 ‘건강갱생프로그램’이다.
고혈압 비만 당뇨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약에 의존하지 않고 생활처방으로 건강을 되찾아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의료진과 조합원의 조언에 따라 매일 식습관과 운동을 꾸준히 하고 현미와 채식 위주로 식단을 꾸린다. 일주일에 한 번 참가자 전원이 모여 밥을 함께 먹으며 서로 지지와 응원을 하는 시간도 갖는다.
민들레 조합원들은 늘 ‘함께’라는 끈을 놓지 않는다. 8주 동안 프로그램을 마친 참가자들은 각종 검사 항목에서 달라진 수치를 보고 놀라는 일이 많다. 생활처방만으로 건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혼자하기 힘든 현미·채식 식단도 함께해서 힘들지 않았다고 참가자들은 말한다.
목원대학교 권선필 교수는 “21세기 삶의 서비스는 시장도 국가도 아닌 인간관계가 기반이 된 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생협이 유일한 통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힘을 실었다.
문의 : 042-638-9042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건강실천단이 한자리에 모여 현미와 채식으로 꾸린 저녁을 먹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