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성요셉 아버지학교’ 유헌식 교장

“아버지가 변해야 자녀가 변합니다”

지역내일 2012-05-29



“저는 아쉽게도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 아버지학교를 만났습니다. 좀 더 일찍 와서 체험했더라면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훨씬 쉬웠을 텐데…”
성요셉 아버지학교 유헌식 교장(55.논산공고 진로·진학상담부장)은 성요셉 아버지학교(이하 아버지학교)를 23기로 수료했다. 유 교장은 공대를 나와서 기술을 가르치다가 상담교사로 전환한 후 23년째 상담을 하고 있는 현직 교사이기도 하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딸이 갑자기 프랑스로 유학 간 이유가 바이올린이 아닌 메이크업을 배우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죠. 고교 수학여행 후 화장에 관심이 많아진 아이를 설득해 바이올린을 전공하도록 했는데 정작 아이는 전내내 행복하지 않았던 거지요.” 
세상 어떤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는가마는 사랑하는 방법이 서툴러서 혹은 방법이잘 못돼서 부모와 자녀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유 교장은 “상담일을 하는 동안 관계가 매우 악화되어있는 부자지간 사례들을 수차례 접하고 훈련을 통해 변한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교육이야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봉사자가 되었다”고 밝혔다.
논산공고 위(Wee)센터에서 전문 상담을 하는 유 선생님이 본직 이외에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일이 바로 아버지학교이다. 


축구경기의 하프타임과 같은 곳 =
아버지학교를 흔히 축구 경기의 하프타임에 비유하는데, 전반전을 끝낸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쉬면서 후반전 전략을 짜는 시간과 같아서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인생의 전반전에서 놓친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자녀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서 인생의 후반전만큼은 가족들과 소통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도록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아버지학교다.
그래서 아버지학교에는 이 시대의 각종 사회문제를 해소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하는 교수 연구원 사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여 봉사하고 있다.
교장은 2년을 임기로 돌아가며 맡아 봉사하고 있는데 회원들과 매주 한 번씩 모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아버지 학교는 이해와 용서를 구하는 과정 =
유 교장은 “우리의 아버지들은 마치 뒷산 바위같이 과묵하고, 무섭고,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만 기억되고 있다”며 “그렇게 엄격한 아버지와 소통이 없는 사이 부자지간에 거리가 생기거나 심지어는 서로 분노하면서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의 정서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내 자식한테도 똑같이 엄하기만 한 아버지로 살아가고 있음을 너무 늦게서야 깨닫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버지학교로 오면 맨 먼저 나와 아버지와의 나쁜 대물림을 끊어내고 이해와 용서를 구할 수 있도록 훈련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아버지는 자녀가 커가면서 보호자 양육자 훈육자 상담자 동반자의 역할로 함께 변해가야 한다. 중학생자녀를 초등학생 다루듯 하면 부모자녀간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유 교장은 “일방적인 설득 비판 비교 명령 훈계는 대화에 큰 장애가 되기 때문에 자녀가 잘못할 때에도, 서로 소통할 수 있을 때를 기다려 여유를 가지고  자녀의 입장에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범사회적운동으로 확산기대 =
아버지학교는 교육을 한번 받았다고 아버지들의 생각이나 행동양식이 한 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후속모임을 가진다.
유 교장은 “이 프로그램에 한번 참여한 사람들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권하게 된다”며 “직장에 매여 있는 분들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후속모임에 참여하여 훈련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버지학교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좌절에 빠진 아버지들에게 꿈을 주고, 방황하는 아버지에게 길을 제시하는 범사회적 운동으로 확산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버지학교의 성공으로 지금은 어머니학교도 개설되어 있다. 앞으로는 청소년학교, 가족학교, 할머니학교, 할아버지학교도 운영할 계획이다.


6월에 ‘패밀리 데이(Family day)’ 열어 =
아버지학교는 오는 6월 2일 장동휴양림에서 가족들을 초대해 패밀리 데이(Family day)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가정대회(5월31일~6월3일)가 올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데 이 때를 맞춰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이를 기념하고 화목한 가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마련했다.
홈페이지 : www.fatherschool.kr
최정미 리포터 elibrar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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