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예체능 중점학교와 교과특기육성학교를 지정해 학생들의 다양성과 특기적성을 존중하는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예체능계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길을 열어줬다. 실기를 위해 막대한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도, 학교 안에서 입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에도 학교 안에서 예체능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다. 전원 ‘예고 합격’이라는 경이로운 결과로 미술명문으로 떠오른 중산중학교의 이야기다. 예고와 미대 진학을 꿈꾸지만, 입시학원은 다니지 않는 학생들. 중산중학교의 미술부 ‘A-maru’를 찾았다.
예술의 꼭대기, ‘A-maru’
이름 모를 석고상과 화판이 빼곡한 미술실.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사각거리는 연필소리가 가득하다. 때론 강하게 때론 부드럽게 들리는 스케치 소리가 마치 리듬을 타는 듯하다. 그 안에 ‘까만 앞치마 군단’으로 불리는 중산중학교의 미술부 ‘A-maru'' 학생들이 있다. “A-maru는 교과특기자를 육성하는 미술 동아리로, 예고진학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어요. 지난 2004년 9월 경기교육청이 지원하는 교과특기육성학교로 지정되면서 올해로 9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영진 지도교사의 설명이다.
‘A-maru''는 1기 학생들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A는 Art, maru는 정상, 꼭대기라는 순 우리말이다. 예술의 꼭대기, 미술의 정상에서 만나자는 희망과 목표를 담았다.
최우혁 학생(3학년 2반)은 “미술학원이 보통 한 달에 50만 원 하는데, 저희는 3/1 비용으로 방과 후 수업을 받으며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A-maru''의 학생은 총 22명으로 1학년 4명, 2학년 8명, 3학년 10명이다. 모두 10:1의 경쟁을 뚫고 들어온 재원들이다. 타 학교 학생도 5명이나 된다.
아바타 디자이너가 꿈이라는 일산동중 김지연 학생(2학년 10반)은 “학교를 마치고 오가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학원보다 자세하게 가르쳐주시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 친구, 선후배 사이가 돈독해 미술실 분위기가 남다르다고.
차별화된 일대일 맞춤 교육
‘A-maru’가 입시 명문으로 떠오른 데는 자긍심을 높이는 미술활동의 힘이 컸다.
“입시미술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미술을 즐기며, 예술적인 감각을 키우게 했어요. 미술관 전시와 공연을 통해 감성을 키우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각종 미술대회 출전으로 자부심을 갖게 했죠.” 또, 예술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목표 설정에 도움을 주고, 학부모 참관 수업을 통해 교사-학부모-학생간의 소통을 원활히 했다. 졸업생들이 직접 찾아와 입시경험을 이야기 해주기도 한다.
‘A-maru’의 교육은 수채화(월, 화)와 소묘(수, 목)로 나눠 수준별로 진행한다. 1학년은 기초반, 2학년은 중급반, 3학년은 진학반이다. 특히 진학반은 예고준비반을 세분화해 학교별로 실기지도를 하며, 상담을 통해 내신관리도 꾸준히 한다. 방과 후 오후 4시부터 3시간씩 일주일에 4번 수업을 받는다.
‘A-maru’를 지도하는 교사는 김영진, 류미진 미술전담교사와 파트별 강사 4명이다. 기초드로잉부터 색의 표현, 정물, 인체표현, 성적 상담까지 책임진다.
민채현 학생(3학년 5반)은 “현재 소묘보조강사는 ‘A-maru’ 1기 출신이세요. 서울예고에 입학해 대학생이 되신 선배님을 보면 힘이 생겨요. 저도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서요”라고 말한다. 원주연 학생(2학년 7반)도 “성적 상담과 고민 상담을 지속적으로 해주셔서 학교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성적 관리를 잘 해서 꼭 예고에 가고 싶다”고 한다.
또, ‘A-maru''는 예술적 감수성과 실력을 키워주는 최고의 교육환경이 유명하다.
“미술실에는 없는 게 없어요. 항상 날리는 연필가루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주셨고, 하루 6시간씩 그림 그릴 때 지치지 말라고 오디오도 구해 주셨어요. 추운 겨울에 히터는 기본, 냉장고까지 기증해 주셔서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최우혁 학생)
진학률 100%, 입시학원 부럽지 않아
‘A-maru''는 100% 진학률을 자랑한다. 서울예고, 고양예고, 미술 명문 중산고 등 진학하는 학교도 다양하다. 김영진 교사는 “2010학년도에는 서울예고와 고양예고, 중산고에 전원 합격했다며, 지난해에도 전공을 바꾼 학생을 제외하면 100% 합격”이라고 말한다.
조각가가 꿈이라는 이채원 학생(3학년 9반)는 “학원 왔다 갔다 할 시간에 학교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우리처럼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미술 입시는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한다. 기교의 숙련도보다는 개성적인 해석과 다양한 표현방식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와 홍익대 뿐 아니라 2013년에는 미대 입시에 큰 변화가 있기 때문에 고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때문에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기와 내신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김영진 교사)
올해 ‘A-maru''의 목표는 수준별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다. 나아가 사고력과 표현력을 높여 사회에 꼭 필요한 창의적 미술인재로 키우는 것이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실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보람되고 뿌듯합니다. 특히 학생의 목표가 높아질 때 더욱 흐뭇합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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