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척추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6∼2010년 심사결정 자료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1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46.5%로 가장 높았다. 10대의 척추측만증 환자 증가율은 21.1%로, 전체 환자 증가율(12.2%)의 두 배에 가까웠다.
안산시 본오동에 있는 우리외과의원 한찬홍 원장은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의 증가, 운동량 부족, IT기기 사용의 증가 등이 청소년 척추측만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청소년의 척추측만증은 성장 장애, 각종 통증, 디스크, 거북목 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잘못된 공부습관, 척추측만증 원인
척추측만증은 곧게 선 자세에서 앞이나 뒤에서 봤을 때 일직선이어야 할 척추가 S자로 휘거나 뒤틀린 각도가 10도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2∼3%에서 척추측만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춘기를 전후해서 많이 나타난다.
척추측만증 환자의 80% 정도는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그런가하면 척추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잘못된 자세, 영양학적 불균형, 운동부족, 수면장애, 스트레스 등의 후천적 환경에 따라 척추측만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밖에 신경·신경섬유종이나 뇌성마비, 소아마비 등 질환에 의한 척추측만증도 있다.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면 턱관절 이상이나 잘못된 보행으로 인해 척추 측만증이 오기도 한다.
한찬홍 원장은 “청소년들의 경우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에게 척추측만증이 많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여학생들이 근골격계가 취약해 척추에 하중을 더 받게 되기 때문”이라며 “어린이와 성장이 끝나지 않는 청소년들은 뼈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휘는 정도가 계속 심해질 확률이 높아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나 골반의 높이 다르면 척추측만증 의심해야
척추측만증은 통증이나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척추가 심하게 휜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되는 사례가 흔하다. 그래서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그럼 학생들의 척추에 문제가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한찬홍 원장은 “척추측만증 환자들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이는데, 이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선 정면을 보고 섰을 때 양 어깨나 골반의 높이가 다르게 보이는 경우, 허리를 숙였을 때 등의 높이가 달라 보이는 경우, 걸을 때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증상이 있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또 척추측만증이 있는 여학생들은 유방의 크기가 다르거나 치마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주 목과 어깨가 아프고 이유 없이 두통에 시달리는 청소년도 측만증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운동치료와 자세교정으로 교정 가능
청소년기의 척추측만증은 적절한 운동치료, 자세교정, 생활지도 등을 통해 치료를 하게 된다. 만약 척추가 20∼30도 이상 휜 경우에는 척추보조기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은 모든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시기에 따라서 치료 방법 등을 달리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성장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척추의 휨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성장이 끝난 청소년이라면 10도 내외의 척추 휨은 치료를 받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한찬홍 원장의 설명이다. “청소년들은 척추측만증이 쉽게 생길 수도 있지만 치료 또한 성인에 비해 수월합니다. 치료는 성장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보고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남학생은 2차성징, 여학생은 초경을 기준하게 됩니다. 자세교정, 골반교정, 운동치료 등을 받게 되면 대부분 좋은 효과를 보게 되죠. 휨의 정도가 40도를 넘으면 수술을 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하는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척추측만증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짐볼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것도 좋다. 짐볼에 등을 대고 누워서 균형을 잡으면서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 된다.
도움말 : 우리외과의원 한찬홍 원장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청소년들의 건강한 허리를 위해서는
공부할 때 = 의자에 앉아 공부할 때는 엉덩이를 의자 뒤쪽으로 깊숙이 넣고 어깨를 편다는 느낌으로 척추를 곧게 펴야 한다. 또 턱은 당기고 귀와 어깨와 골반 선이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걸을 때 = 신발은 쿠션이 있는 것을 신고, 걸을 때는 발뒤꿈치를 먼저 닿게 해서 걷는다.
쉴 때 = 하루 5분 정도 거울 앞에서 차렷 자세를 하고 서서 틀어진 부분이 있으면 인위적으로 바로 세우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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