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결과 민주당이 11개 의석 가운데 9석을 차지했다. 이른바 ''심판론'' 바람에도 민주당 독점구도는 유지됐다. 그러나 전국 투표율보다 낮은 도내 투표율과 당선자 상당수가 50%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한 점 등은 견제와 반성을 요구하는 표심을 잘 보여줬다. 특히 4선에 도전하던 이강래·조배숙 의원의 탈락은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전주권, 3석 모두 초선
전주권 3석은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말이 입증됐다. 완산갑 김윤덕, 완산을 이상직, 덕진 김성주 당선자는 모두 초선으로 18대에 이어 두번째 초선의원 잔치가 됐다.특히 완산을은 투표 직전까지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의 선전이 주목을 끌었던 곳이다.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 후 새누리당 후보 당선가능성이 점쳐 지기도 했다. 그러나 단일화 실패, 정권심판론 등이 막판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이뤄내면서 상대적으로 싱겁게 결론이 내려졌다. 양당의 경쟁체제가 형성되면서 무소속 후보와 작은야당 후보들은 관심권 밖으로 밀려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득표력을 보였다. 김윤덕·김성주 당선자는 지방의회 출신으로 지방정치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산갑 이춘석, 전북 최다득표율 당선
익산은 민주당 공천자들이 모두 당선장을 거머쥐었다. 익산갑 이춘석 의원은 78%의 득표율로 도내최다득표율 재선 의원이 됐다. 벌써부터 민주당 도당위원장 도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익산을에서 4선에 도전하던 무소속 조배숙 의원은 공천탈락 후 출마라는 배수진을 쳤으나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다. 경선불복의 명분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셈이다.
정읍에선 무소속 유성엽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장기철 후보는 중앙당의 전폭 지원에도 불구, 현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독자적 힘으로 민주당 후보를 거푸 극복하면서 지역정가 자체가 유 의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제·완주에선 최규성 의원이 3선에 성공했다. 김제지역의 표심 분열에도 불구, 완주지역의 전폭적 지지가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군산에선 김관영 당선자가 60% 가까운 지지를 끌어냈다. 진무장임실 지역구는 박민수 변호사가 당선장을 받았다. 진안출신 이명노 후보가 무소속으로 선전하면서 소지역대결 양상을 보였지만 응집력 면에서 박 당선자가 앞섰다. 부안·고창에선 임춘진 의원이 힘겹게 승리했다. 최대 이변은 남원·순창에서 나왔다.
민주당 피로감, 진보후보 당선
진보진영의 이른바 ''섬진강 벨트''가 형성됐다. 남원·순창 선거구에서 통합진보당 강동원(59·사진) 후보는 4선에 도전하던 민주당 이강래 의원을 6.6%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섬진강을 공유하는 인접 전남 순천·곡성 선거구에서 김선동(통합진보)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자주색 깃발을 올렸다.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당선자는 있었지만 진보정당 공천자 당선은 처음 일이다.
19대 총선 역시 전북은 민주당 독점세가 강하게 유지됐다. 11개 선거구 가운데 9석을 민주통합당이 차지했다. 강동원 당선자는 인근 김선동 의원과 함께 야권단일후보가 아닌 상황에서 민주당 일색의 독점 구도를 깼다는 점에서 주목을 산다.
강 당선자는 28세부터 정치권과 인연을 맺은 현장형 정치인이다. 국회 입법사무관, 전북도의회 의원을 거쳐 참여정부 당시 농수산유통공사 감사를 지냈다. 강 당선자는 "12년간 민주당에게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이 선거 승리로 이어졌다"면서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뜻을 받들어 지역패권주의를 청산하고 경쟁하는 당당한 정당정치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선거 초반 조직적 열세를 겪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과 ''반민주당 후보 연대''를 성사시켜 4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에 대한 피로감을 자극하며 전세를 만회했다. 민주당 공천과정이 잡음과 ''꼭 바꿔야 산다''는 강 당선자측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특히 농민회와 궤적을 함께 해 온 통합진보당 소속 지방의원과 농민조직의 강력한 지원을 기반으로 전세를 역전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담합 비료값 농민환급, 기름·사료의 반값실현 등 농민중심의 공약을 제시한 것도 표심을 얻는데 일조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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