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선참패 반성없이 봉합 ‘급급’

지역내일 2012-04-16
패배 아니라고 우기는 '친노' … '20일짜리' 문성근체제 불안한 출발

민주통합당이 총선 패배 이후 당내 지도력 재건을 놓고 혼란을 거듭하다 문성근 대표대행체제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할 문 대행체제에 대한 역풍도 거세다. 특히 문 대행이 부산에 출마했다 낙선해 국민적으로 심판을 받은 데다 이번 총선을 사실상 지휘한 당내 친노그룹의 핵심인사여서 위기의 민주당을 재건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총선을 이끌었던 지도부의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던 손학규 전 대표와 박지원 최고위원, 당내 중진 상당수가 문 대행체제에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대표 측근들은 15일 긴급회동을 갖고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해 심각한 논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총선 패배는 한 대표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 공천과정부터 영향력을 행사해온 친노그룹 전체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그런데 또 다른 친노인사가 당을 한시적으로나마 이끈다고 하니 통합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 대표대행 등 친노 핵심인사들이 이번 선거를 참패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수도권과 강원충청을 놔두고 10석을 얻으려고 낙동강전투에 그렇게 전력을 다했느냐"고 비판했다. 부산지역 민주당 득표율이 40%를 넘어서기는 했지만 총선참패를 희석시킬 수 없다는 평가다.

문 고문과 문 대표대행은 총선 이후 "부산의 야권득표율이 40%가 넘어 희망을 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친노그룹이 주장하는 부산지역 득표율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비하면 오히려 후퇴한 것이어서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했던 김정길 후보는 44.6%의 득표율을 얻어 이번 낙동강전투에 출마했던 후보들의 득표율을 웃돌았다. 특히 김두관 경남지사는 당시 53.5%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민주당 한 비주류 인사는 "친노그룹이 부산지역 득표율을 근거로 12월 대선에서 영남지역에서 약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려고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대선에서는 영남의 박근혜 결집현상이 더 심화돼 이번에 얻은 득표율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15일 문성근 대표대행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다음달 4일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뽑은 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 전까지 문 대표대행이 당무를 총괄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또 비대위는 6월 9일로 예정된 임시전국대의원대회까지 지도부 선출 등 당무를 총괄하고,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와 지도부가 이후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을 이끌어 가기로 했다. 문성근 대표대행(20일)→비상대책위(35일)→대표체제로 이어지는 3단계를 거쳐 당의 지도력을 확립하는 것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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