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때문에 고민하던 부부

지역내일 2012-05-21

불임 때문에 고민하던 부부


결혼 3년차인 주부 조아라(33, 가명) 씨는 오늘도 임신테스트기의 줄이 생기기만 기도하면서 검사 결과를 보았다. 또 한 줄.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나오자 남편도 이미 표정을 알아차리고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결혼한 지 1년이 되었을 때만 해도, 신혼 생활을 오래 하는 것이 좋지, 라고 생각했는데, 한 해 한 해 갈수록 피임을 전혀 하지 않음에도 아무 소식이 없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조씨 부부와 같이 원인 불명의 불임은 전체 불임 부부 중 20%에 육박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면 그나마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원인을 모르니 더 답답한 노릇이다. 부부가 한의원을 찾은 것은 봄기운이 가득한 어느 날이었다. 시험관 아기나 인공 수정을 알아보다가 그래도 한 번 더 노력해보자고 한의원을 방문한 것이다. 

진료를 해보니 검사 상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조씨의 맥을 짚어보니 약간 가라앉아 있으며 약간의 체한 기미가 있었다. 생활 습관에 대해 문진하니 평소 불규칙한 생활로 인하여 식습관이 안정적이지 않으며 수면 시간도 매일 불규칙하다고 하였다. 또한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다리가 자주 붓고 시리다고 하였다. 

조씨의 경우 한의학적으로 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자궁에 기가 체한 것으로 진단되었다. 자궁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니 착상이 수월하지 않고 임신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혹여나 착상이 되더라도 계류유산이 될 확률이 높다. 임신을 하기 전 자궁의 건강을 체크하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조씨에게 자궁의 기 순환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는 탕약과 함께 임신을 도울 수 있는 보임환을 처방했다. 불임 치료는 지속적인 치료와 환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꾸준히 희망을 잃지 않고 치료 받을 것을 약속받았다. 

탕약을 먹기 시작한지 3개월 후, 조씨가 병원에 내원하여 밝아진 얼굴로 몸이 좋아진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보약을 먹은 것처럼 힘이 솟고, 뭔가 막힌 것 같았던 기분이 풀린 것 같다고 하였다. 당장 임신이 되지 않아도 건강이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하여 나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예감이 좋아졌다.

내원한 지 한 달 후, 재진료를 위해 내원한 조씨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띤 얼굴로 들어왔다. 알고 보니 임신 3주라고 하면서 너무 좋아서 아직 말도 못하고 있었다며 나에게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었다고 자랑하였다. 그들의 환한 미소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맑은 5월의 오후였다. 



경희보궁 한의원 박성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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