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덕유산 칠연계곡에 오랜만에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다름 아니라 4월 30일까지의 산불조심기간이 풀리면서 안성탐방소에서부터 동엽령까지의 탐방로가 출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야생동물 먹이주기 활동이후 칠연계곡을 오랜만에 주천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찾았다. 칠연폭포까지 오르는 동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의 활동적인 모습만큼이나 칠연계곡도 점점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잔잔한 물가에 낳아 둔 개구리와 도롱뇽 알은 부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나무는 연녹색의 새로운 잎을 틔우고 있었다. 올해 초 공생에 대해 얘기하면서 벚나무의 밀샘(蜜腺)에 대해 소개했었다. 부모와 닮은 어린아이처럼 올해의 벚나무 잎도 작년의 잎과 닮아서 신기하게도 어김없이 밀샘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종지나물 혹은 미국제비꽃이라고도 불리는 귀화식물인 종지제비꽃과 고깔제비꽃, 남산제비꽃 등이 탐방로 양 옆으로 피고 있으며, 칠연계곡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생강나무는 노란 꽃잎을 다 떨어트리고 잎이 자라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화전을 만들어 주던 진달래가 지고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김없이 제 할 일을 하는 걸 보면 생명이란 참으로 신기한 것 같다. 신기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
연수원을 찾는 친구들이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활동 중 오리엔티어링이란 활동이 있다. 연수원에서 하는 오리엔티어링은 짧은 시간에 정해진 지점을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모둠이 함께 협동하고 공동학습을 하는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여러 번에 걸쳐 개인 활동을 하거나 다른 조를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조원들이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서로 도와주는 활동이라고 설명을 해주지만 아이들이 막상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 조원들은 내버려 두고 뛰기에 바쁘다. 또한 다른 조에 비해 조금 늦게 출발하는 조는 ‘우리 조가 왜 다른 조보다 늦게 출발하느냐?’, ‘언제 출발하느냐?’ 등을 묻기 바쁘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참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기본적인 특성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까지도 경쟁사회에 내몰려 남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의식 속에 배어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런 게 우리의 교육현실이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나보단 우리를, 물질보다는 정신을 먼저 생각하는 성인이 되어주길 바래도 되는 것일까?
모쪼록 우리 인간사회가 나보단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가 된다면 지금처럼 환경 파괴가 급속히 진행되진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을 종종해본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연수원을 찾는 아이들에게 만이라도 남들보다 앞서가는 것보다 함께 가는 것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다짐을 해본다.
전라북도자연환경연수원 정동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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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활동적인 모습만큼이나 칠연계곡도 점점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잔잔한 물가에 낳아 둔 개구리와 도롱뇽 알은 부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나무는 연녹색의 새로운 잎을 틔우고 있었다. 올해 초 공생에 대해 얘기하면서 벚나무의 밀샘(蜜腺)에 대해 소개했었다. 부모와 닮은 어린아이처럼 올해의 벚나무 잎도 작년의 잎과 닮아서 신기하게도 어김없이 밀샘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종지나물 혹은 미국제비꽃이라고도 불리는 귀화식물인 종지제비꽃과 고깔제비꽃, 남산제비꽃 등이 탐방로 양 옆으로 피고 있으며, 칠연계곡에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생강나무는 노란 꽃잎을 다 떨어트리고 잎이 자라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화전을 만들어 주던 진달래가 지고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김없이 제 할 일을 하는 걸 보면 생명이란 참으로 신기한 것 같다. 신기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
연수원을 찾는 친구들이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활동 중 오리엔티어링이란 활동이 있다. 연수원에서 하는 오리엔티어링은 짧은 시간에 정해진 지점을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모둠이 함께 협동하고 공동학습을 하는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여러 번에 걸쳐 개인 활동을 하거나 다른 조를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조원들이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서로 도와주는 활동이라고 설명을 해주지만 아이들이 막상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 조원들은 내버려 두고 뛰기에 바쁘다. 또한 다른 조에 비해 조금 늦게 출발하는 조는 ‘우리 조가 왜 다른 조보다 늦게 출발하느냐?’, ‘언제 출발하느냐?’ 등을 묻기 바쁘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참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기본적인 특성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까지도 경쟁사회에 내몰려 남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의식 속에 배어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런 게 우리의 교육현실이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나보단 우리를, 물질보다는 정신을 먼저 생각하는 성인이 되어주길 바래도 되는 것일까?
모쪼록 우리 인간사회가 나보단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가 된다면 지금처럼 환경 파괴가 급속히 진행되진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을 종종해본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연수원을 찾는 아이들에게 만이라도 남들보다 앞서가는 것보다 함께 가는 것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다짐을 해본다.
전라북도자연환경연수원 정동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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