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교과서여행⑧

충절의 고장 진주를 가다

지역내일 2012-05-18 (수정 2012-05-18 오전 10:30:54)


진주 청동기문화박물관


‘진주’하면 ‘논개’, ‘논개’하면 ‘촉석루’. 진주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공식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과서여행의 이번 목적지는 의기(義妓) 논개의 고장 진주다.
이른 아침 휴게소는 온통 나들이객들로 북적거렸다. 꽃보다 아름다우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여행에 대한 기대로 들뜬 모습들이었다. 젊은 사람 못지않은 세련된 복장은 울긋불긋 꽃대궐. 날 좋은 5월에는 어디를 가나 상춘객 세상이다.


진주성 촉석루 전경


청동기문화박물관

진주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2009년에 개관한 청동기문화박물관. 청동은 구리에 주석과 납·아연 등을 합금한 것을 말한다. 청동기문화박물관은 우리나라 최대의 청동기시대 유적지인 대평리 옥방유적 위에 세워져있다. 수차례 발굴 결과 대평리에서만 400동이 넘는 집터와 6곳의 환호(취락을 감싸는 형태의 도랑이 만들어지는 시점은 청동기시대부터인데 이러한 취락을 환호취락(環濠聚落)이라고 부른다), 4천㎡가 넘는 밭이 발견됐다고 한다.
상설전시장에는 유적지에서 출토된 토기류 150여 점과 석기류 250여 점, 옥 50여 점 등 총 500여 점의 진품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은 청동기박물관인데 정작 청동기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나라 청동기문화의 특징이라는 설명이 없었으면 섭섭할 뻔했다.
박물관을 나와 바로 옆 대평마을 테마파크로 걸음을 옮겼다. 마을을 보호하는 나무울타리, 움집들, 곡식을 저장하는 다락창고, 야외아궁이 등이 조성되어 있고 움집 내부에는 발굴자료를 바탕으로 살림살이들이 복원되어 있었다. 박물관에서 설명을 듣는 것보다 체험에 열성을 보이는 아이들 중 한 명은 열심히 돌을 갈아 뾰족한 화살촉을 만들고야 마는 집념을 보여줬다. 박물관 바로 옆으로 유유자적 흘러가는 남강의 정취는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주는 보너스.


진주성 촉석루 앞 의암


진주성과 국립진주박물관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 3대 대첩은? 충무공 이순신이 학익진(鶴翼陣)을 펼쳐 왜군을 크게 무찌른 ‘한산도대첩’과 부녀자들이 치마를 잘라 돌을 날랐다는 ‘행주대첩’, 김시민 장군이 이끄는 3800명의 군사와 성민이 왜군 2만을 물리친 ‘진주대첩’이다.
그 중 진주성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삼국시대부터 쌓은 성으로 성곽 둘레는 1760m이고 높이는 5~8m에 이른다. 성 안에는 촉석루, 의기사(논개사당), 영남포정사, 북장대, 창렬사, 호국사, 서장대, 국립진주박물관 등이 있다.
촉석루는 전시에는 장졸을 지휘하는 지휘소로, 평상시에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때 중건했으나 6·25전쟁으로 다시 소실, 그 이후 시민의 성금으로 중건했다. 촉석루에 앉아 남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더없는 평화를 느낀다. 
의암의 원래 이름은 위험한 바위라는 뜻의 위암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으로 뛰어들어 순국한 후 의로운 바위라는 뜻의 의암으로 부르게 됐다. 의기사(논개사당)은 논개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 논개가 주 씨였다는 설을 바탕으로 논개 연배의 주 씨 성을 가진 여인들의 평균 얼굴을 조합해 초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상당히 예쁘고 단아한 모습에 일행 중 주 씨인 아이를 다시 보게 됐다나 뭐라나.


경상남도수목원


국립진주박물관은 현대건축의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의 설계로 우리나라 목탑을 형상화한 건물이다. 웅장하면서도 세련된 형상에 일행들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물관은 3D 입체영상실을 비롯해 역사문화실, 임진왜란실, 두암 김용두 선생이 기증한 문화재가 전시되어 있는 두암실, 감각체험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행이 찾은 날 두암실에서는 왕실의 보물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제껏 접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왕실의 보물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경상남도수목원


경상남도수목원

아이들이 가장 열렬히 호응한 곳은 마지막 코스인 경상남도수목원. 경상남도수목원은 다양한 수종, 알찬 전시관, 작은 동물원, 걷기 좋은 산책로 등을 자랑하는 경상남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싱그럽게 펼쳐져 있는 녹음, 풀밭에는 소풍 나온 가족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사이로 봄은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시원하게 쭉 뻗은 메타쉐콰이어 길을 따라 동물원으로 향했다. 수목원 동물원은 총 15,000㎡면적에 약 50여종 400여 마리의 다양한 야생동물을 사육하고 있다. 아이들은 “호랑이나 기린은 다 어디 갔어”라고 투덜거렸지만 작고 귀여운 동물들을 보며 꽤나 즐거워했다.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동물원 한 곳 없는 부산 시민인 것이 괜스레 서글퍼졌다. 시간이 빠듯한 관계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다시 부산으로 향했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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