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동 한성한진 아파트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은혜피아노 학원. 이곳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젊은 성악가가 서울에서 먼 길을 찾아온다. 자신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진정한 멘토가 되어주고 싶다는 조현호(28)씨. 춘천이라는 소도시에서 서울대학교와 한국종합예술대학에 모두 합격하는 명예를 얻기까지, 만만치 않는 길을 먼저 걸어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그를 만나봤다.
서울대학교 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인 박인수 교수와 함께 ‘박인수와 음악 친구들’로 수많은 공연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올해 오페라 ‘일트로바토레’에서 주역을 맡으며 성공적인 음악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신 어머니 아래서 어려서부터 남다른 성악 교육을 받았으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전공을 선택한 늦깍이 지망생.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예고로 전학을 갔고, 재수 시절도 거쳐야만 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가며 일주일에 두 번씩 서울로 레슨을 받으러 다니며 치열한 입시 현실을 몸으로 부딪쳤던 그는 “제가 겪어봤기 때문에 지방에서 음악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단계별로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라며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에서도 입시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도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안다면 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나머지는 연습과 노력으로 채울 수 있죠.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시작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 그리고 훌륭하신 선생님들과의 만남이었다는 그는 “저의 재능을 가장 먼저 발견해준 테너 오성룡 선생님과 지금까지도 함께 하는 서울대 박인수 명예교수님을 비롯해 제가 만난 스승님들은 저에게 성악만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음악과 삶을 가르쳐주셨죠. 이제 제가 받은 것을 후배들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문의 011-870-8762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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