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시험지 버리지 마세요!

지역내일 2012-05-14

“나를 잊지 말아요~나를 잊지 말아요.” 그 이름 물망초. 필자의 세대에 유행했던 가사는 아니지만, 종종 재미삼아 흥얼거리곤 한다.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개사를 하여 ‘나를 버리지 마세요. 나를 버리지 마세요~’라고 불러주고 싶기도 하다.


중간고사를 보고 난 직후인 지금. 학생들은 통상 시험에서 벗어난 해방감이라도 느낀 듯 시험지를 가방 속에 꼬깃꼬깃 구겨 넣거나 책꽂이의 어딘가에, 서랍의 어딘가에 짱박아 놓기 일쑤이다. 아님 찢어버리든가.
수능이라도 끝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고작(?) 중간고사 끝내놓고 이렇게 하는 것은 로또 당첨권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보물을 버리는 것이다.


나를 절대 버리지 마세요~ 저를 보물단지처럼 아껴주세요!
중간고사 시험지의 틀린 문제는 앞으로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보물이다. 문제집에서 무수히 많은 문제를 풀고 나서 또 풀고, 또 풀고, 많은 문제를 푸는데 사실 그 중에는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문제가 많다.
그런데도 맹목적으로 문제지만 풀다보면 헛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치르고 난 시험지는 엑기스중의 엑기스다. 자신이 틀린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아주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흔히 자신의 노출을 보여주기 싫어 이 시험지를 버리기 일쑤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 다시 처음부터 공부하곤 하는데 이는 매우 심각하게 잘못된 방법이다.
비록 시험은 끝났으나 중간고사 시험지의 틀린 문제를 정면 돌파하여 왜 틀렸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이것에 수반되는 문제를 다른 문제집에서 찾아봐야 한다.
틀린 문제 위주로 그것과 유사한 문제 찾아 삼만리를 하다보면, 자신이 취약한 문제를 아주 단기간에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오답노트까지 기록해둔다면 다음에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간고사 수학시험 25문제 중 4문제의 유형을 틀렸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 4문제를 학생 본인이 잘 틀리는 문제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4문제를 리서치하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겠다는 성실한(?) 마음 가짐으로, 중간고차 기출모음집 30회분을 풀었다고 하자. 그리고 일주일에 3회분을 푼다고 하면, 10주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그 750문항(25문항*30회분)이 틀린 4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높고, 또한 750문항 중에는 자신이 잘 풀 수 있는 다수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즉, 상당한 시간 낭비가 초래된다.
 4문제를 리서치 해보도록 하자. 30회분 중에서 각각 유사한 문제 4문제를 뽑으면 총 120문제를 뽑을 수 있다. 1회에 25문제 정도 푼다고 가정하면 5회 정도면 해결되며, 일주일에 3회를 푸니까 2주 이내에 120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즉, 10주의 시간을 쓰고도 자신이 잘 틀리는 부분을 체크하지 못할 수 있는 반면, 시험지를 리서치하면 2주 이내의 시간을 쓰고도 틀린 부분만 집중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저를 지금 공부해주세요, 나중에는 안돼요.
 시험문제 중 틀린 문항을 분석하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시험의 모든 과목이 다 끝난 직후가 가장 적절하다. 이때, 무엇이 궁금했는지 묘하게 틀린 문제, 아주 애매한 의미상의 차이 때문에 틀린 문제들을 바로 해결해야 한다. 시간이 이삼일만 지나도 이러한 궁금한 것들은 모두 증발해버려 왜 틀렸는지는 알겠지만 사소하게 넘어가버리게 되고, 긴박감도 사라지게 된다. 관심도 없어지게 되어 ‘나중에 제대로 공부하면 되겠지’하며 넘어간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똑같은 양상의 실수를 또 하게 된다. 시험문제는 ‘제발 저를 공부해주세요. 저만 공부하면 상위권이 됩니다’라고 줄기차게 외쳐대는데 그 세미한 음성을 외면한 체 실컷 놀고 나서 나중에 딴 공부만을 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쓸데없는 공부를 할 공산이 크다. 헛공부를 하기 십상이다.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공부의 본질적인 의미로 볼 때, 어떻게 공부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자신이 우등생이 되고자 한다면, 최상위를 향한 강력한 질주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번에 치른 중간고사 시험지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래서 나아가야 할 바를 바로 알고 그것을 향해 치밀하고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 할 것을 해야 하는 게 공부이다.


G172 고등부 수학전문학원
김성중 원장
916-5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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