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후 성적으로 아이를 혼내고 있지는 않나요?

지역내일 2012-05-14

[대구=한의사 김대억의 해아림학습클리닉]해림이는 반에서 성적이 중하위권 정도 되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이다. 이번 중간고사에서도 지금까지와 비슷한 점수가 나올 것 같아 본인스스로는 심적부담이 많은 상황이다. 분명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집중이 안되어서인가? 변하지 않는 성적을 보며, 한편으로는 한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짜증도 나고, 모든 것이 다 귀찮고 포기하고픈 마음뿐이라고 한다.

이처럼 학습무기력증을 가지게 된 원인으로는 아이 자신의 집중력이나 학습능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으며, 학업성취도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그에 따른 실망감의 표출등도 큰 원인이 된다.



해림이는 새학기가 시작하면서 기존에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엄마가 직접 영어와 수학을 가르쳤는데, 그 과정에서 잦은 다툼과 짜증으로 모녀사이에 그 전에 없던 새로운 스트레스만 더 쌓인 것 같다. 중간고사를 본 후 성적표가 나오기도 전에 점수를 두고 속상해하던 해림이에게 엄마는 해림이가 게을렀고, 성실하지 못하였으며, 열심히 집중해서 공부하지 않고, 틀린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는데도 또 비슷한 문제를 틀렸다고 다그치는 등, 해림이를 비난하고 혼을 냈다고 한다. 

엄마의 비난을 듣고 있던 해림이도 엄마가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했다는 둥, 시험문제가 어려웠다는 둥, 본인은 원래 머리가 나쁘다는 둥,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지지 않을 기세로 엄마에게 저항을 하며 두 모녀사이에 큰소리가 나고, 다툼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런 일에 해림이 아빠는 ‘늦게 배우는 아이들도 있다는데..’ 혹은 ‘나도 어릴 때 그랬어, 다들 그래.’하며 무심하게 넘기며 모녀를 달래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분명 뭔가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한다.

해림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으며 초등학교 들어가기 이전에만 해도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으나, 호등학교 3학년인 동생 아림이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너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성적으로 동생과 비교당하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생과 비교당하는 것이 너무 속상하기도 하고,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까지 와버렸다.

부모님이 이런 해림이의 상태에서 나름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 해림이는 공부에 질려서 공부를 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부모에게 불만이 하나둘씩 쌓이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대로 학년이 올라가서 중학생이 된다면, 점점 학교 공부를 따라가는 것이 힘들어지고, 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조차 모르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제일 먼저 해결되어야 할 부분은 부모와 아이사이의 갈등상황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가 부모로 인해 좌절했던 감정을 비롯한 심리적인 문제를 개선시켜주는 뉴로피드백 훈련을 통해서 그 당시 기억의 영향을 최소화시켜야한다. 또한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면, 학습인지검사와 뇌파검사등을 통해 점검을 받고, 본인에게 맞는 집중력뇌파훈련이나 통합감각훈련 등으로 적극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습무기력증에 빠졌던 기간의 부족한 학습량을 극복하기 위해 학습능력을 높여주는 뇌파훈련과 아이의 두뇌에 맞는 학습법의 고민으로,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예전의 성취도에 도달할 수 있게 도와주고 더욱 발전 가능성이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에 대해 부모가 아이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지켜보는 일 자체도 참으로 답답하고 어렵겠지만 늘 아이에게 무엇을 해 주어야하나 고민하고 무엇이든지 시도해보고자 하는 부모들이라면 아래 몇가지 사항은 충분히 실행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①교과목을 가르지지 말 것: 아이는 본인의 고민을 의논하고 앞날에 대해 상담할 건전한 부모상을 얻지 못하고 삼류교사만을 얻게 된다.
②자녀가 잘하는 것을 찾아낼 것: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재능을 보이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아이의 발전가능성과 성공가능성을 열어줌과 동시에 자신감을 얻게 해준다.
③학습장애, 주의력결핍, 난독증에 대해 이해하도록 한다: 자녀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지지할 수 있다.
④겸손한 탐정이 되자: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데 어려워하는지 찾도록 노력하여 아이의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한다.
⑤실수는 실패와 같은 말이 아님을 기억한다: 아이나 부모 모두 아이의 실수를 엄청난 실패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실수를 반복하여 아무것도 시도하려 하지 않는 아이가 되지 않도록, 또 아이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되, 아이 스스로 실수의 원인을 찾는데 도움을 주도록 한다.
글 김대억 원장(한의사, 대구해아림학습클리닉) 
사진 내일신문 전득렬 팀장 papercup@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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