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열풍 … 투자 점검포인트 5가지

지역내일 2012-05-09
ELS(주가연계증권)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주가지수가 횡보하면서 ELS의 원금손실 위험이 감소하고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 ELS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열기에 휩싸여 덜컥 ELS에 투자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또 증권사 등 판매사들의 과다경쟁으로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들의 세심한 검토와 판단이 요구된다.

ELS에 투자하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할 체크포인트를 살펴보자.

주가의 방향성 예측이 중요
 ELS투자의 성공은 투자시점부터 주가흐름을 잘 읽어내는 것에 달려있다. 향후 주가가 어떻게 변동될 것인지 방향성을 예측하고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종목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원금이 보장되지만 주가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 폭락하면 그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때문에 주가가 어떻게 변동될 것인지 방향성 예측이 중요하다.   현재 주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상승형을 선택하기보다 조기상환시기 또는 만기에 주가가 어떻게 될지를 염두에 두고 상품선택을 해야 한다. 단순수익률만 보지 말고 주가나 경제상황도 함께 고려해 투자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ELS의 열풍이 불면서 너도나도 ELS 투자에 나섰는데 미국신용등급하락과 유럽재정위기가 불거지던 8월 급락장에서 투자자들은 큰 낭패를 봤다. 주가급락으로 종목형 ELS들이 원금손실구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08년 리먼사태 당시 원금비보장형 ELS 중 녹인이 발생한 ELS가 90%에 달했던 것을 기억하자.

기초자산을 꼼꼼히 따지자
 ELS에 투자하기로 했다면 먼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초자산을 결정해야 한다.
 기초자산에는 코스피나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나 미국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등 해외지수, 개별주식 종목 등이 있다. 각 기초자산의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변동될지를 충분히 검토한 후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ELS 기초자산으로는 개별종목보다 지수를 많이 사용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발행된 ELS 총 금액의 82%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했다. 개별종목보다는 지수의 변동성이 낮아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목별 차별화 장세로 인해 종목형 보다는 지수형 ELS의 모집금액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개별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에는 주가변동성이 적은 대형우량주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수익률은 낮을 수 있으나 좀 더 안정적이다. 또 주가가 크게 내리지 않을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실제 지난 1분기 ELS 기초자산으로 대거 편입된 정유·화학주의 주가하락이 이어지면서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각 종목의 주가 흐름, 향후 전망에 대한 각별한 검토가 요구된다.

유행따라 투자? 안돼~ …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ELS 발행금액은 지난 1분기에 분기별 발행량 사상 최대로 13조원을 돌파했고 3월엔 5조2000억원이 넘어 월 기준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4월 발행금액 또한 지난달 못지않게 ELS가 발행됐을 것이라는 분석에 올해 누적 발행금액은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쏠림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의 ELS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나섰다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큰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자산현황도 고려해 투자금액이 만기까지 유지할 수 있는 자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ELS는 만기이전이라도 조기상환조건이 충족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조기상환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원금손실위험이 크고 만기 전에는 현금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중도 환매시에는 환매수수료와 함께 원금초과부분에 대한 세금도 내야해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원금보장형도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ELS는 수익률만 보고 선택하지 말고 자신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골라야 실패하지 않는다.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손실가능성 또한 그만큼 높아지는 법. 안정성과 수익률을 적절히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ELS를 원금보장수준별로 분류하면 원금보장형과 원금부분보장형, 원금조건부보장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보수적이거나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는 원금보장형을, 적극적인 투자자들은 원금 부분보장형을, 공격적인 투자자는 원금조건부보장형이 적합하다.
 원금보장형은 100% 원금보존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안전한 상품이다. 그러나 보장률이 높은 만큼 수익률은 낮아진다. 또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은행이자보다 못한 수익률이 될 수도 있고 원금만 돌려받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원금부분보장형의 경우 95%, 90%, 85% 보장 등 보장률에 따라 수익률이 바뀌는 구조로 되어있다. 원금조건부보장형은 기초자산에 일정조건을 걸고 조기상환 시기나 만기에 조건이 맞으면 원금이 보장되고 조건 충족이 되지 않으면 원금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각 상품별로 투자설명서에 최대손실가능금액과 같은 유형의 상품 중 최대손실사례를 보여주고 있으니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잡하고 다양한 상품구조를 이해하자 
 ELS는 기초자산, 수익률, 기준일, 조기상환시기, 만기 등에 따라 상품구조가 각기 다르게 설계된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고객의 요구에 따라 ELS의 상품구조는 점점 더 복잡하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다소 복잡하더라도 어떤 조건에서 수익이 발생하는지 구조를 잘 이해하면 안정적인 설계를 통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증시가 상승할 때는 녹아웃형 = 녹아웃(Knock-Out) ELS는 주가가 상당한 수준으로 하락해 상승 확률이 높은 시점에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증시가 상승할 때 또는 단기적인 악재로 폭락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에 유리하다. 녹아웃형은 보통 원금보장형에 많으며 지수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고정이율을 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주가흐름 안정적일 때는 스텝다운형 = 주식시장이 별다른 가격 등락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때는 녹아웃 ELS보다 스텝다운 ELS가 더 유리하다. 스텝다운 조기상환형은 원금비보장형 ELS에 가장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이 상품에는 녹인(Knock-in)조건이 있는데 이는 원금손실구간 진입을 뜻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만기까지 50%의 녹인이 있는 원금비보장형 ELS가 있다면 이 둘의 기초지수가 만기까지 5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일정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둘 중 하나가 50% 이하로 내려간다면 원금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에는 녹인이 없는 상품으로 노녹인(No Knock-in)형도 출시되고 있다. 이는 녹인형보다 원금손실 발생가능성이 조금 줄어든 상품으로 만기 전까지 가장 마지막 조기상환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상품을 선택할 때 기준을 보면 조기상환조건은 단순하고 빠를수록 좋다. 녹인은 낮을수록 좋다. 노녹인 상품의 경우 최종 만기시점의 평가조건이 낮을수록 좋다. 또 녹인 종가기준인지, 장중가 기준인지도 살펴봐야 하는데 투자자입장에서는 종가기준이 유리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구조의 ELS 상품은 많다. ELS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증권사들은 새로운 구조의 상품개발에 힘을 쏟아 최근에는 원금손실 가능성은 줄이고 수익성은 높인 똑똑한 ELS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상품구조를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라는 점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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