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기를 직접 만드는 분이 춘천에 있다는 소식에 설레는 마음으로 찾은 ‘김진철현악기공방’. 일반 악기판매점의 화려함과는 달리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아우라가 물씬 풍겨나는 이곳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직접 만드는 김진철(42)씨를 만났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던 그는 30대 중반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이 일을 시작했다. “지어낸 이야기 같지만, 어릴 적에 정말 바이올린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인지 이 일을 만났을 때 아무 고민 없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저 만드는 일 자체가 행복했다는 그는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신만의 공간에서 작업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 1월, 이곳 효자동에 지금의 공방을 열었다. 악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춘천 지역에도 악기에 관심 있는 분들이 꽤 많지만, 전문적인 제작이나 수리하는 곳이 없어요. 특히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분들이 악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지요.”
그래서일까. 공방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늘고 있다. 수작업으로 제작된 나만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악기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전문적인 수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수리를 받고 온 바이올린이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망가졌다며 이곳을 찾은 한 전공생은 “고장 난 원인을 정확히 설명해주고, 어떻게 수리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알려주니 믿고 맡길 수 있다”며 수리비용 역시 저렴해 갖고 있는 악기들을 전반적으로 한번 점검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얼마 전 시작된 ‘악기제작 아카데미’는 기대되는 프로그램. 딸에게 직접 바이올린 하나 만들어주고 싶어 악기 제작을 배운다는 아버지처럼, 악기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연주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진철씨는 “연주자와 제작자가 악기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릅니다. 연주자는 지금 얼마나 좋은 소리가 나는지를 듣고 선택하지만, 제작자는 이 악기가 쓰면 쓸수록 중고가 될 악기인지 아니면 좋은 악기가 될 수 있는 악기인지를 판단한다”며 이곳이 제작자와 연주자가 교류하고 소통하며 악기에 관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문의 010-5882-0538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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