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하면 단연 ‘갈비’가 으뜸으로 떠오른다. 수원양념갈비의 맛에 반했으면서 그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전국을 넘어 이제는 세계에 그 맛을 알리고 있는 수원양념갈비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또한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수원양념갈비의 맥을 이어가는 유명 갈비집도 찾아봤다.
1. 수원양념갈비의 모든 것
수원양념갈비, 너 어디서 왔니?
예부터 지방에서 한양으로 들어가던 물건들이 모였던 수원. 전국 3대 우시장 중에서도 상(上)품만을 취급해 장날이면 각지에서 모여든 소장수와 농민들로 성시를 이루었다. 재료로 쓸 한우갈비나 다양한 양념을 구하기 쉬워 갈비 맛은 월등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수원갈비의 탄생은 1940년대 수원 영동시장 싸전거리에서 이귀성씨가 문을 연‘화춘옥’에서 비롯된다. 처음에는 해장국에 갈비를 넣어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50년대 말에 갈비에다 양념을 넣고 재워놓으면 맛있는 갈비의 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를 숯불에 구우니 그 맛이 일품이어서 인기를 끌게 됐다. 박정희 대통령도 화춘옥 갈비를 먹고 갈 정도여서 전국 각지에서 오는 손님으로 넘쳐났다. 아쉽게도 1979년쯤 화춘옥 자리에 백화점이 들어서고, 그의 역사는 마감된다. 하지만 독특한 맛을 전수시킨 ‘수원갈비’의 원조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85년에는 수원시 고유 향토음식으로도 지정됐고, 수원양념갈비축제도 열리고 있다. 수원시청 관계자는 “향토음식으로 지정된 수원양념갈비는 다른 지역과는 맛에서 차별된다. 갈비 맛과 질을 유지 향상시켜 수원의 대표브랜드로 계속 알려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수원양념갈비, 네 맛의 비밀을 말해줘!
수원양념갈비는 간장이 아닌 소금으로 밑간을 하는 것이 특징. 10cm이상으로 큼직한 갈비는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 식탁에 오르는 수원양념갈비의 탄생은 이렇다. 고기를 갈빗대 쪽에서 바깥쪽으로 칼을 넣어 저민 후 뒤집어서 저미는 작업을 2번 정도 반복해 끝까지 잘 편다. 반대쪽도 끝부분까지 얇게 편다. 잘 다듬어진 갈비에 양념을 해 2~3일 숙성시킨다. 은은한 숯불에 구워 먹으면 입 안 가득 수원양념갈비의 참맛이 제대로 전해진다.
타지방과 차별되는 수원양념갈비의 비법은 뭘까? 사실 간장양념이 맛을 내기 훨씬 쉽다는 것이 수원양념갈비집 주인장들의 공통된 의견. 재워두기만 해도 고기가 연해지고, 다른 양념과의 배합도 수월하단다. 그러나 고기가 질척거려지고 씹는 맛이 감해지는 단점이 있다. 또한 간장을 머금은 고기는 부피가 커졌다가 굽게 되면 줄어들게 된다. 반면 수원양념갈비는 소금간이라 고기 크기에 변화가 없다. 조미료는 전혀 넣지 않고, 소금과 갖은 천연양념만을 사용해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고기의 고유한 향과 식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이런 넘볼 수 없는 맛과 푸짐한 양을 가지고서도 서울 등 다른 지역 갈비보다 가격이 저렴하니 유명해진 것은 당연지사.
2. 수원양념갈비축제도 협의회 회장을 만나다
최고의 갈비를 향한 노력은 계속 된다-박영관(화청갈비) 회장
수원화성문화제가 있을 때면 수원양념갈비축제가 함께 열린다. 행사를 준비하는 수원양념갈비축제협의회 회장을 3년 동안 맡고 있는 박영관 회장을 만났다.
Q 수원갈비축제는 어떤 행사이며 어떻게 치러지나?
수원에서 양념갈비전통의 맥을 잇는 이름난 업소가 축제 동안 함께 참여해 수원시민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외국에서도 많은 손님들이 와 맛의 우수성을 느끼고 간다. 처음에는 각자 부스를 만들어 갈비를 홍보했으나 지금은 공동으로 행사를 운영한다. 규모가 커지면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힘은 들지만 향토음식인 수원양념갈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어 보람이 크다. 수익금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수여하고, 행사기간 동안 고용창출도 많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Q 수원양념갈비축제협의회의 역할이 클 것 같은데?
축제에 공동으로 참여하면서 협의회가 결성됐다. 정기적이지는 않지만 두 달에 한 번 정도 모임을 갖는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도 정보와 고민을 공유하며 수원양념갈비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사실 지역 고유의 브랜드 음식이 없는 도시도 많은데, 수원은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모든 회원업소가 수원갈비라는 하나의 얼굴이라 생각하고 정성을 다하고 있다.
Q 수원양념갈비와의 인연이 궁금하다.
부친이 옛날 화춘옥 옆에서 양복점을 하셨다.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놀러오면 그곳에서 갈비를 사주셨는데 모두 맛에 반하곤 했다.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원갈비를 맛보이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화춘옥이 문을 닫은 뒤라 제대로 된 갈비 맛을 보여줄 수 없었다. 아쉬워하던 차에 옛 화춘옥을 운영(1999년~2004년)하게 됐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원갈비 본연의 전통의 맛을 살려 낼 수 있었다. 지금은 화청갈비로 거듭나 보다 발전된 맛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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