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당초 야권우위로 점쳐졌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분 야풍(野風)이 이번에도 계속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했던 강원도는 이명박정부 들어 지역소외론과 정권심판론, 이광재바람이 겹치면서 야도(野道)로 바뀌었다. 선거 초반 강원도 전체 9석 가운데 민주당이 5석 이상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판세는 지난달 27일 강원지역 5개 언론사가 공동조사한 뒤 발표한 1차 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5개 지역(홍천·횡성, 태백·영월·평창·영월, 속초·고성·양양, 원주갑, 원주을)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섰다. 수도권과 맞닿아있고, 이광재 전 도지사의 입김이 작용하는 영서에서 야풍이 감지됐다. 통상 역대선거에서 야당의 ‘숨은 표’가 5% 남짓 된다고 볼 때 민주당 우위판세로 해석해도 무방한 대목이었다. 민주당이 7곳 이상 싹쓸이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막상 공식선거운동이 들어간 이후 민심은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강원도를 찾을 때마다 “지역구마다 수백표씩 돌아서는 게 눈에 보였다”(강원도 고위공직자)는 평가가 나왔다. 강원도는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유독 강하다. 반면 이광재바람은 갈수록 소멸되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 일부 공천이 특정인의 정치적 이해에 발목잡혀 ‘미래’보단 ‘과거’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 전 도지사 지역구였던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조차 민주당 후보가 고전하는 형국이다.
강원지역 5개 언론사가 지난 3일 발표한 2차 조사를 보면 이런 변화가 감지된다. 새누리당 우세지역이 7곳(춘천, 홍천·횡성, 태백·영월·평창·정선, 강릉, 동해·삼척, 철원·화천·양구·인제, 속초·고성·양양)으로 급증한 것. 반면 민주당 우세는 2곳(원주 갑, 을)으로 줄었다. 4(새누리) 대 5(민주) 판세가 7 대 2로 급변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3∼4곳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어 변화된 판세를 최종결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춘천과 홍천·횡성, 태백·영월·평창·정선, 속초·고성·양양 등 4곳은 여전히 치열한 선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우위를 점하는 당이 강원판에서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남진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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