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장한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가보니
농협·지자체 ''얼굴있는 농산물'' 승부수
완주군·용진농협 의기투합 … 친환경농산물 새벽에 수확, 당일 판매
지역내일
2012-05-03
24일 전북 완주군 용진면 구억리 목효마을 김현봉(58) 이장은 새벽부터 바삐 움직였다. 마을 앞 밭에서 실파를 캐고, 밭 둑을 따라 심은 두릅나무 순을 4㎏ 쯤 땄다. 노지 시금치를 재배하는 농가를 들른 뒤 마을 할머니들이 들판에서 뜯은 돌나물을 수거했다.
다음은 용진농협 포장센터로 향했다. 품목별로 300g~600g 소포장으로 나눠 담은 뒤 농업포털(www.affis.net) 시세를 기초로 가격을 책정했다. 땅두릅은 600g에 8000원, 산두릅은 300g에 5000원짜리 가격표를 붙였다. 시중보다 2000~3000원 싼 금액이다. 가격표엔 수확날짜와 함께 김씨의 이름과 연락처가 함께 인쇄 돼 있다.
김씨는 "로컬푸드 매장에 출하하려고 두릅밭에 황토를 60㎝ 이상 깔았다"면서 "이름 달고 나가는데 다른 상품보단 좋다는 평가를 받아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포장을 마친 상품을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보기좋게 배열한 뒤 매장 직원에게 눈인사를 보낸다. 이날 팔린 상품대금은 주말 쯤 김씨와 목효마을 주민들 통장에 입금될 예정이다. 이날 직매장엔 한창인 딸기와 쌈채소 등 채소류와 지역축산농이 기른 한우, 건채류 등이 매대를 채웠다. 120여 농가가 김씨처럼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과 완주 용진농협이 오는 27일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을 정식으로 연다. 로컬푸드 상설매장으론 국내에서 처음이다. 특히 규모화 된 소규모 작물 중심으로 경제사업을 펴던 농협이 지역실정에 맞게 소규모 농가를 조직해 직매장을 개설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용진농협 직매장은 지역 농민들이 당일 수확한 친환경농산물에 직접 품질등급과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상설매장이다. 유통과정을 줄여 신선도는 지키고 가격거품은 뺐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안팔린 상품은 농민들이 다시 가져간다. 채소 재고품이라도 신선도와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에 매장 영업이 끝나는 7시 쯤이면 인근 전주시내 대형음식점에서 70~80% 가격에 사간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해 8월 로컬푸드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완주군과 용진농협이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지역의 농산물을 농민들이 직접 판매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주자는데 뜻을 함께 하면서 시작됐다.
전주 북부권과 맞닿아 있는 용진지역은 연간 상추 판매금액만 150억원대에 이를 정도로 채소재배가 활발한 곳이다. 용진에서 생산한 상추가 광주광역시를 거쳐 다시 전주, 완주로 돌아오는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상적이다. 가격은 덩달아 오르고 유통시점도 하루 이상 소요된다. 직매장 사업은 지자체와 지역농협이 의기투합 해 ''얼굴있는 농산물''로 대형 유통사 중심의 농산물 시장을 뚫어보자는 승부수인 셈이다.
그러나 변화는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첫 직거래장터를 연 뒤 올 4월2일 직매장을 시범운영하기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용진농협 정완철 조합장은 "처음 직매장을 준비하면서 신청을 받았는데 3농가에 불과했다"면서 "참여농가 확대 뿐 아니라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도 쉽지 않는 과제"라고 말했다.
용진농협은 참여농가를 늘리면서 친환경·우수농산물 인증 교육과 함께 직거래매장이 활발하게 운영중인 일본 연수를 다녀왔다. 소포장 센터에서 직접 포장법과 가격 책정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단골손님도 늘어 하루 평균 200여명이 매장을 찾아 300만~500만원의 매출고를 기록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전북본부도 용진농협의 사례를 평가한 뒤 권역별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완주군 임정엽 군수는 "농협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살리는 로컬푸드 운동에 관심을 갖고 동참한 것 자체가 환영할 일"이라며 "얼굴있는 농산물은 경제효과 뿐 아니라 도시와 농촌을 잇는 소통의 매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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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용진농협 포장센터로 향했다. 품목별로 300g~600g 소포장으로 나눠 담은 뒤 농업포털(www.affis.net) 시세를 기초로 가격을 책정했다. 땅두릅은 600g에 8000원, 산두릅은 300g에 5000원짜리 가격표를 붙였다. 시중보다 2000~3000원 싼 금액이다. 가격표엔 수확날짜와 함께 김씨의 이름과 연락처가 함께 인쇄 돼 있다.
김씨는 "로컬푸드 매장에 출하하려고 두릅밭에 황토를 60㎝ 이상 깔았다"면서 "이름 달고 나가는데 다른 상품보단 좋다는 평가를 받아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포장을 마친 상품을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보기좋게 배열한 뒤 매장 직원에게 눈인사를 보낸다. 이날 팔린 상품대금은 주말 쯤 김씨와 목효마을 주민들 통장에 입금될 예정이다. 이날 직매장엔 한창인 딸기와 쌈채소 등 채소류와 지역축산농이 기른 한우, 건채류 등이 매대를 채웠다. 120여 농가가 김씨처럼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과 완주 용진농협이 오는 27일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을 정식으로 연다. 로컬푸드 상설매장으론 국내에서 처음이다. 특히 규모화 된 소규모 작물 중심으로 경제사업을 펴던 농협이 지역실정에 맞게 소규모 농가를 조직해 직매장을 개설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용진농협 직매장은 지역 농민들이 당일 수확한 친환경농산물에 직접 품질등급과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상설매장이다. 유통과정을 줄여 신선도는 지키고 가격거품은 뺐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안팔린 상품은 농민들이 다시 가져간다. 채소 재고품이라도 신선도와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에 매장 영업이 끝나는 7시 쯤이면 인근 전주시내 대형음식점에서 70~80% 가격에 사간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해 8월 로컬푸드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완주군과 용진농협이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지역의 농산물을 농민들이 직접 판매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주자는데 뜻을 함께 하면서 시작됐다.
전주 북부권과 맞닿아 있는 용진지역은 연간 상추 판매금액만 150억원대에 이를 정도로 채소재배가 활발한 곳이다. 용진에서 생산한 상추가 광주광역시를 거쳐 다시 전주, 완주로 돌아오는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상적이다. 가격은 덩달아 오르고 유통시점도 하루 이상 소요된다. 직매장 사업은 지자체와 지역농협이 의기투합 해 ''얼굴있는 농산물''로 대형 유통사 중심의 농산물 시장을 뚫어보자는 승부수인 셈이다.
그러나 변화는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첫 직거래장터를 연 뒤 올 4월2일 직매장을 시범운영하기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용진농협 정완철 조합장은 "처음 직매장을 준비하면서 신청을 받았는데 3농가에 불과했다"면서 "참여농가 확대 뿐 아니라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도 쉽지 않는 과제"라고 말했다.
용진농협은 참여농가를 늘리면서 친환경·우수농산물 인증 교육과 함께 직거래매장이 활발하게 운영중인 일본 연수를 다녀왔다. 소포장 센터에서 직접 포장법과 가격 책정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단골손님도 늘어 하루 평균 200여명이 매장을 찾아 300만~500만원의 매출고를 기록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전북본부도 용진농협의 사례를 평가한 뒤 권역별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완주군 임정엽 군수는 "농협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살리는 로컬푸드 운동에 관심을 갖고 동참한 것 자체가 환영할 일"이라며 "얼굴있는 농산물은 경제효과 뿐 아니라 도시와 농촌을 잇는 소통의 매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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