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짧은 ‘설소대유착증’ 치과에서 치료

혀의 근육이 치아 위치 결정, 발음만으로 수술 결정은 금물

지역내일 2012-05-02

몇년전 서울 강남에서는 어린 아이의 영어 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혀 밑의 설소대를 잘라주는 수술이 유행해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얼마나 유창한 영어발음이 절실했으면 그런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과연 그런 수술이 영어 발음을 좋게 하는데 효과가 있긴 한걸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만 1세 무렵에 수술을 받고 우리말을 깨치는 것과 동시에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운다면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말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 한다. 그런 노력을 통해서라도 원어민 같은 영어발음을 아이가 갖길 원한다면 할말 없음이다.


<리빙웰 치과병원> 김현철 병원장은 “설소대 유착증에 대한 수술이 영어 발음의 개선만을 위해 오용된 사례가 있긴 하지만, 꼭 치료가 필요한 아이인데도 부모들이 알아차리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쳐 버릴 수도 있다.”고 한다.
설소대란 혀와 아래턱을 연결해 주는 인대를 말한다. 이 인대가 다른 사람보다 과다 성장 한 경우를 일컬어 설소대 유착증이라 부른다. 이런 증세는 선천적인 경미한 장애의 일종이다. 혀의 길이가 짧아 혀끝이 앞니를 넘어서지 못하는 외형적인 특징으로 설소대 유착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또 ‘랄라라, 할아버지, 라디오’ 같은 단어를 발음하는 것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에 이 증상을 알아차릴 수 있다.


말하기 전에 알아차리기 어려워
혀는 잘 발달된 근육기관이어서 주위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아주 크다. 설소대 유착증을 가지고 있어 혀가 아래, 위로 움직이는 데 어느 정도 제한이 있는 경우라도 아기가 젖을 빨거나 밥을 먹을 때 혹은 호흡을 할 때는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말을 하기 전까지는 설소대 유착증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혀 밑의 인대가 지나치게 발달하면 정상인보다 혀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해서 발음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아기들이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내는 혀짧배기 소리를 한참 성장한 후에도 내는 경우가 가장 알아보기 쉬운 경우이다. 그러나 발음상으로 아무런 문제점을 알아채기 어려우나 설소대 유착증으로 인해 치아 배열 상태가 변하고 부정 교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부정교합 치료도 병행되어야
혀의 근육 그리고 안면 근육은 치아의 배열 상태를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혀의 크기나 위치로 인해 치아의 배열이 나빠질 수도 있다. 혀의 위치가 정상보다 아래에 있는 경우에는 아래턱뼈가 옆으로 넓게 발육되는 경향이 있어 치아 배열은 물론이고 아래턱의 모양마저 넓게 변하게 된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설소대에 대한 수술과 더불어 부정교합에 대한 교정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설소대 유착증은 종전에는 전신마취 하에서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해야하므로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진정가스를 이용하거나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 방법으로 입원 없이 국소마취 하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레이저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5분에서 10분 정도 시간이 걸리므로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라 할 수 있겠다.


혀의 운동이 정상인지 알아보자
그러면 혀의 운동 정도가 정상인지 가정에서 알아볼 수는 없을까? 물론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말해 두어야겠다. 거울을 보고 서서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보자. 혀를 들어올리데  입 크기의 절반 정도까지 혀를 들어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혀를 입 천정에 붙인 채 떼지 말고 혀를 움직여 목젖까지 닿게 해야 한다. 그리고 혀를 입술 밖으로 내밀 때 인대가 붙어있는 가운데 부분이 당겨져서 혀끝이 안 쪽으로 말려들어가는 부분이 없는 경우를 정상 범주로 볼 수 있다.
오늘 나란히 아이들과 거울 앞에 서서 한 번 시험해 보시길…


도움말 : 치의학박사 김현철 병원장
양지연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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