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경쟁률 때문에 논술로 대학 가기 어렵다?

지역내일 2012-05-02

황재준 원장 
조동기 국어 논술학원 인천 연수 배움터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논술로 대학 가기 힘들다는 말의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경쟁률과 내신 등급 간 실제 점수차를 중심으로 오해를 풀어 보자. 많은 사람들이 논술 전형 경쟁률 발표를 보면 상당히 놀란다.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률을 보면서 논술로 대학 가기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실제 경쟁률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생각이다. 사정을 알 수도 있는 선생님들도 실제의 경쟁률을 알지 못해서인지 이런 생각에 편승하기도 한다. 높은 경쟁률은 선생님들의 말씀에 가장 확실한 근거이다. ‘네가 그 경쟁률 극복할 수 있어?’ 기부터 확실히 죽이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런 선생님들 말씀은 잘못된 것이다.
  실제로 경쟁률 상승 폭은 ‘쉬운 수능’이 예고됐던 2012학년도 대입 당시가 가장 컸다. 연세대 60.8대1, 고려대 53.7대1, 한양대 86.9대1 등 대부분 대학이 2011학년도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기학과의 경우에는 더 많은 지원자가 몰려 한양대 의예과 301.8대1, 고려대 의과대학 158.1대1 등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 17개 주요 대학의 2012학년도 수시 논술 전형에 지원한 인원(중복자 포함)은 모두 65만 521명이었다. 하지만 수능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의 모든 수험생[2011학년도 수능 응시생 66만 8991명들 가운데 언·수·외·탐 중 2개 영역 2등급을 충족한 수험생의 비율은 인문 계열 13.9%(5만 8170명), 자연 계열 12.6%(3만 349명]이 모두 다 6회씩 지원했다고 해도 그해 논술 전형에 응시한 숫자에 턱없이 못 미친다. 그만큼 지난해 수시 모집에선 중복 지원자 수가 상당했고, 수능 성적이 최저 학력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도 많았다.
  수능 이후 실시되는 수시 2차 논술 시험장에 가 보면 알게 되는 일이지만 결시율이 절반 이상이다. 실질 경쟁률을 따지게 되면 다른 것이다. 그 이유는 최저 학력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수능 때문이다. 대부분의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의 논술 전형은 ‘수능 우선 선발’을 실시한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보다 높은 수능 성적을 적용해 이에 해당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정원의 일정 비율을 먼저 선발하는 제도이다. 논술 전형의 경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수능 우선 선발권에 드는 경우는 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급감한다. 실제 2011학년도 한양대 논술 전형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59.6대 1이었으나 우선 선발 경쟁률은 3대 1 수준까지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일반 선발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2등급 2개 이상의 조건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특히 학생부 성적이 좋은 학생들 중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아 지원자들의 성적에 비해 합격선이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 표면상의 높은 경쟁률도 달라질 것이다. 올해는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돼 논술 전형 등 일반 전형 경쟁률은 상당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까지의 경쟁률은 무제한 지원 때문에 빚어진 현상을 반영하고 있지만 이제는 다르다. 당장 예상하더라도 경쟁률이 3분의 1이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대부분의 대학이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수능 최저 학력 조건을 고려하면 실질 경쟁률은 현저히 낮을 것이다. 여기에 합격이 쉬울 것이라는 예상의 근거로 상위권 학생들의 지나친 중복 지원과 복수 합격 독식 현상 해소를 들 수 있다. 전교 1등을 하는 학생이 서울대 지균 전형을 비롯해 20여 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통례였다. 이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합격하는 대학은 10여 개가 넘는다. 이런 독식 현상이 지원 횟수 제한에 의해 현저히 줄어들 것이기에 너도나도 지원하는 경쟁률의 천장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합격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내신 3등급 이하는 실제 합격하기 어려운가 하는 문제이다. 중상위권 대학들의 논술 전형 합격자의 내신 평균 등급은 실제 그렇게 높지 않다. 5등급에서 2등급까지 그 양상이 다양하다. 이는 내신 등급간 점수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내신 1~4등급의 점수차는 거의 없고 5등급 이하라도 실제 점수차는 5점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논술 점수 차이는 70여 점으로 얼마든지 뒤집기가 가능한 것이다. 주변에서 6, 7등급 학생들이 합격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일률적으로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논술의 합격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심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논술은 실제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논술 글쓰기는 문학적인 글쓰기가 아니다. 문학적인 글쓰기라면 천부적 소질도 필요할 수 있으나 논술 글쓰기는 그야말로 독해와 요약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최근 일부 학원들이 배경 지식이 중요하다고 과장하고 떠드는 강의만 하는데 이도 논술 시험의 경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배경 지식이 없어도 제시문 독해에 의해 충분히 답할 수 있는 것이 최근 논술 시험의 경향이다. 또 첨삭을 해 주지 않고 모범 답안만을 주며 읽어 보라고 하거나 심지어는 고3 학생들을 말로만 생각을 발표하게 하거나 답안을 타이핑하게 하는 터무니없는 학원들도 있다고 한다. 정말 웃지 않을 수 없는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다급한 학부모의 심리를 상업적으로만 이용하는 못된 짓이 아닐 수 없다. 처음 논술을 접하는 학생들도 2번 정도의 첨삭 지도를 통해서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논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황을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