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고 투명한 수채화 매력에 반해
흐드러지게 핀 황금색 해바라기와 아름드리 푸른 소나무에 마음까지 후련해지는 쪽빛 하늘 등 화폭에 담은 멋진 자연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목동 홈플러스 금요 수채화반 강의실. 비가 꽤 많이 오고 꽃샘추위로 야무지게 부는 바람에 우산하나도 버거운 날씨건만 제법 큰 캔버스와 그림 도구들을 들고 들어서는 회원들의 표정엔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아이들보내고 부지런을 떨었을 수강생들이지만 편안하고 즐거운 얼굴로 함께하는 이곳 수채화반은 비가 오는 날이라서 그런지 오늘은 15명의 회원들 중에서 8명이 참석했다. 매주 금요일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이곳 수채화반 수강생들은 마음 한켠에 담아두었던 자신의 꿈을 키워가며, 그 성취감까지 찾는 시간으로 어느 때보다 행복하단다. 수강생들의 행복을 키워주는데 누구보다 큰 격려와 지도를 아끼지 않는 수채화반의 지도 강사인 김미경씨는 수채화반을 4년째 지도하고 있다.
수채화반에서 김강사를 만난지 4년이 되었다는 금요 수채화반의 열혈 수강생 전영숙(52,화곡동)씨, 지난해 수채화반 반장을 맡아 회원들을 살뜰히 챙겼던 전회원은 수채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며 자존감을 키워나가고 있단다. 수채화의 밝고 투명한 매력에 풍덩 빠져 이곳 말고도 따로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매년 전시회도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영숙씨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그리다 보니 스케치 여행도 자주 다닌다. “주부들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세상이랑 단절되는데 수채화를 통해 공감을 나누고 또 그림을 그리며 성취감도 생기고 너무 행복해요”라는 그녀는 “특히 아이들이 모두 미술전공을 하기에 함께 소통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도 좋은 점”이라며 웃는다.
주부들이 대부분 생각은 있어도 막상 시작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홍승희(48,목동) 회원도 그랬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지 아직 1년이 안 되었지만 그림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때문인지, 승희씨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린다고 칭찬을 하는 전회원의 말처럼 승희씨의 그림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처음 몇 달간은 그림의 기초를 배웠다. 굵은 선등 선긋기와 기초 7단계를 마치고 처음 수채화를 그렸을 때의 기쁨을 전하는 홍회원, “수채화를 처음 그렸을 때 잘 그리진 못했지만 흐뭇했어요. 그리고 그림이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자 정말 뿌듯하고 행복하더라구요” 라고 전한다. 섬세하게 하나하나 잘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의 지도와 회원들의 격려 덕분에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홍회원도 풍경화를 즐겨 그린다. “제가 그린 그림을 액자로 선물할 때 기쁘고, 또 수채화반에서 친구도 사귀고 생활이 활기차졌답니다”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수채화 배우며 ‘꿈’ 키워
“이곳 수채화반에 다니면서 친구도 사귀었어요. 선생님도 좋고 언니들도 좋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다른 곳에 비해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라며 환하게 웃는 박신옥(48,목동)씨도 예전부터 그림을 좋아했다. 2004년에 유화를 배우기도 했던 박회원은 그림마다 다 특징이 있지만 수채화가 더 어려운 것 같다나. “수채화의 매력인 물맛을 내고 싶은데 표현이 잘 안 될 때 답답해요. 하지만 멋진 풍경을 그리는 멋있는 모습과 그 여유가 부러웠는데 저도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즐겁죠”라는 신옥씨는 이곳에서 수채화를 배우며 자랑거리가 생겼고 꿈이 생겼다. 그녀가 환갑이 될 때 개인 전시회를 여는 꿈 말이다.
하얀 도화지에 연필로 줄긋기 연습이 한창인 걸 보니 새내기 회원인가보다. 임신중인 엄혜경(36,화곡동) 회원은 태교를 위해 수채화를 시작했다. 기초 7단계를 마치려면 아직은 더 연습을 해야 수채화를 시작할 수 있지만 다른 회원들이 그리는 멋진 풍경화에 예쁜 꽃 등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태교에 도움이 된다는 엄회원, 출산 후에도 수채화를 계속 배워서 전시회도 열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수채화를 그리는 작은 어머니의 그림을 많이 보았던 김미숙(49,목동)씨도 오래 전부터 그림그리기를 동경했다. 그런 동경을 행동으로 옮겨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한지 4년째, 이곳 회원들 중에 고참 회원인 그녀가 처음 그린 그림은 인물화였다. 무엇이든지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미숙씨는 지금처럼 즐기면서 취미로 계속해서 할 계획이란다.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시작해보세요 결과물도 있고 시간 활용도 잘 되거든요”라고 조언했다.
하얀 종이에 물을 바르고 희석한 물감을 얹었을 때 순식간에 쫘악 번져가는 물과 물감의 만남… 그 수채화의 매력에 빠져 열심인 회원들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강의시간: 매주 금 10시~12시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mini interview_목동홈플러스문화센터 수채화반 김미영 강사
그림 그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꿈을 키워주는 시간
“그림은 소통과 치유의 힘이 있어요. 그림은 나와 또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언어요, 특히 수채화는 맑고 투명함으로 마음을 정화 시켜 심리치유에 큰 도움이 됩니다”라는 김강사는 한국수채화협회공모전 대상과 대한민국신미술대전 최우수상 등 공모전에서 다수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화가다.
맑고 투명한 특성과 수채화의 번짐과 부드러움이 좋다는 김강사는 수채화의 매력에 반해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초등시절부터 그림 실력이 뛰어났던 그녀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미대에 진학하지 못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던 김강사는 늦었지만, 꿈에 그리던 그림-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수강생들 중에도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늦게 시작한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수강자들의 니즈에 맞춰 더 열심히 지도하고 있습니다”라는 김강사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길이 되고 싶었고, 화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그 꿈을 열어가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강의를 시작했다.
“저의 수채화 수업은 강사와 수강생이 하나가 되는 것, 개개인의 그림을 지도하는 과정이 또 하나의 관계 맺기로서 상호간의 좋은 소통이 되어 수업 분위기도 좋아지고 수업에 참여하고 싶은 의욕을 갖게 됩니다”라는 김강사는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한다면 자신의 소질을 발견하게 되고, 또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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